뉴비의 첫 글! <아메리칸 뷰티>에 대하여...
"정상인이 하나도 없는 영화"
<1917>과 <레볼루셔너리 로드>로 저명한 감독 샘 맨데스의 데뷔작이자 데뷔만에 아카데미상 작품상 수상을 한 천재성을 엿볼 수 있던 영화였습니다. 샘 멘데스도 타란티노처럼 어린시절부터 영화광으로 지내왔다고 알고 있는데, 그래서인지 영화를 보면 굉장히 정교하게 잘 짜여진 하나의 '교과서'같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그런 잠재력을 비틀어 장르적 쾌감을 선사한 것이 <1917>이라고 봅니다. 그해 아카데미에서 스페이시가 남우주연상까지 일궈내어 당대 최고의 블랙코미디 반전(??)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식스센스도 있었지만요.
이 영화가 스토리를 풀어내는 방식이 전 굉장히 훌륭했는데, 일종의 액자식 구성과 같은 세밀한 플롯을 지향한다는 겁니다. 당시 미국의 자본주의 절정기를 한껏 대입시켜 자유론과 권의의식(권의론)이 대립하는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더욱이 훌륭한 것은 피상적이지 않고 인물에 성격과 면모에 아주 적절하게 은유적으로 부여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케빈 스페이시가 맡은 '레스터'는 상당히 자유주의적인 인물로 보여지는데, 기본적인 사회적 틀에서 거부하길 원하고 심지어는 가족이라는 운명적 체계에서 나름의 불만이 많아보이죠. 이 점이 자유론에 근접하죠. 그러나 또 인물의 면모 자체는 자기 딸의 친구에게 성적인 감정을 느껴 그녀가 "너희 아빠는 운동하면 섹시하겠다"는듯이 딸에게 말하는 걸 엿듣고는 벤츠프레스를 조지는 굉장히 충동적임과 이성 사이의 갈피를 못 잡는 80년대의 "히피족"같이도 느껴지네요.
권위주의는 크리스 쿠퍼가 연기한 피츠 대령입니다. 인종적 다양성과 인격존중은 개나 줘버린 집 안에서도 강력한 위계질서를 가진 군대식 권위주위를 표방하는 인물입니다. 자기 아들에게 학대를 일 삼으며 많은 부분이 권위의식에 찌든 공산주의국가에 대한 사상을 주입하는 비인간적인 인물이죠. 어쩌면 이런 가정이라는 사회 속에서 자란 아들이 대마를 한다는 점에서 블랙 코미디의 뉘앙스를 한껏 뽐내는 것 같더라구요. 레스터가 자유론을 표방하지만 내적으로는 발정난 중년을 보여주는 것처럼 말이죠. 이렇게 기본적인 캐릭터성에 역설적인 뒷배경을 제시해내며 블랙코미디의 진수를 뽑는 감독의 연출에 감탄했습니다.
위의 두 인물이 결과적으로 제인과 리키, 래스터와 리키 만나게 되면서 이를 접점 삼아 영화의 후반부에 엄청난 일들이 펼쳐지는데, 이 부분에서 샘 멘데스는 래스터를 죽는 것으로 만드는데, 이 부분에서 미국의 실체에 태클을 거는 듯한 선언같았습니다. 미국은 역사적으로 남북전쟁과 더불어 여러 민족이 모여사는 '이념'차이에 가장 최전선에 있는 나라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만큼 민족적 통합을 위해 미국 영화에서도 <스파이더맨>과 같은 미국을 대표하는 히어로들과 <라이언 일병 구하기>와 같은 영웅적인 서사를 그리는 영화들이 그 시대에서도 많이 나와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는데, 이런 사회적인 분위기 사이에서 샘 멘데스의 <아메리칸 뷰티>은 엄청난 선전포고라고도 느껴집니다. 마치 미국에게 "자유주의 인척 하지마!"라고도 느껴졌습니다. 극을 이끌어나가면서 많은 사람들이 래스터의 자유함에 이입해 보던 와중에 마지막에 그의 죽음은 감독이 관객에게 "권위주의가 사회주의를 격파"한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보여주는 기폭제 느낌이 들더군요. 아 물론, 샘 맨데스 감독이 작정하고 이 영화를 미국 야마돌게 하려고 만든 영화는 아니겠지만요;;^^ 그런 만큼 이 영화가 가지는 시사점이 상당히 많다고 느껴집니다.
영화의 포스터 태그라인을 보면 "가까이 보세요"라는 문구를 던져냐는데, 이 점을 통해 영화는 "세상에는 아름다움이 많이 실재한다"와 같은 심오한 주제도 던져냅니다. 앞서 말한 두 인물의 대립각 이외에도 사실 이야기 자체는 한 중년 남성이 딸의 친구와 미묘한 관계에 대해 짚어내는 플롯을 끌어내는데, 이야기 속에서 '아름다움'은 무엇인가에 대해서도 철학적 고찰을 끊임없이 하게 만듭니다.
여기서의 아름다움이 인간의 실존주의적인 아름다움을 뜻한다고 생각합니다. 극 중 마지막에 딸 친구인 안젤라가 결과적으로 하세나 부리는 처녀였다는 것을 래스터가 알게되는데, 이 지점에서 래스터는 그간 안젤라에 대한 성적욕구을 놔버리고는 그녀를 위로합니다. 여기서 저는 감독이 외모적이고 성적인 매력으로부터의 실질적인 아름다움이 아니라 인간 자체의 실존주의적 아름다움이 중요하며, 래스터가 안젤라에게 성관계를 요구하는 과정까지 긴 시간이 걸린 것은 이 영화가 앞세워 말하는 "자세히 보아라"라는 문구처럼 끝까지 자세히 보아야 그 사람의 아름다움이 무엇인지 "진실"이 무엇인지 알 수 있다라고 알려주는 것 같더라구요.
이 영화는 제가 참 좋아해서 영화학개론에도 자주 등장하는 영화라, 영화 공부하시는 분들은 참 보셨으면 하는 영화입니다 ㅎㅎ
뉴비로서 첫 글인데 끄적여봤는데,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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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잘 읽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