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메이커' 일본 매체에서 극찬
일본 영화 사이트 '피아'의 <킹메이커> 리뷰입니다.
일본서는 8월 12일 개봉이네요.
아래는 타카마츠 케이지의 일러스트
https://lp.p.pia.jp/article/news/240696/index.html
김대중 전 대통령의 그림자였던 터무니없는 존재!
충격적인 정치 서스펜스다. 한국의 15대 대통령 김대중과 그 선거 참모 엄창록의 실화가 바탕이 됐다고 한다. 김대중 씨(역주: 일본에선 해외 대통령도 ‘씨’라고 호칭)라고 하면, 민주화 운동가로 일본에 왔을 때 한국의 중앙정보부에게 납치, 유괴된 것이 생생한 기억으로 남아 있다. 믿기 힘든 사건이었는데, 이 영화를 보면 그 배경에 이해가 간다. (극 중) 이름은 바뀌었지만 리버럴한 김(전)대통령의, 이른바 숨겨진 역사라고 할 수 있는 놀라운 내용이다.
이 영화의 매력은, 선거 참모 서창대라는 인물이 터무니없을 만큼의 ‘악인’이고 선거에 이기기 위해서라면 수단을 가리지 않는 마키아벨리스트라는 설정에 있다. 이른바 피카레스크(악당)물의 재미로 가득하다.
이북 출신이라는 약점을 가진 서창대의 무기는 두뇌가 비상하고 달변가라는 점이다. 그는 약방 주인이었는데, 독재 정치에 반대하는 신민당의 지도자 김운범의 정치 신조에 공감하고, 그의 편에 서기로 결심한다. 그리고 언젠가 자신도 정치가로서 세상을 바꾸겠다고 생각한다. 먼저 김운범에게 “한 표를 얻기보다 상대의 10표를 줄이는 전략을 세워야 한다.”라는 기발한 발언을 하는 것으로 그의 작전이 시작된다. 네거티브 캠페인도 불사하는 전략은, 극약처럼 효과적이었고, 서창대는 이상주의를 내건 정의로운 지도자 김운범 진영 가운데 ‘어둠’의 존재로서 출세해나간다. 1960년대 한국에서 횡횡했던 매표 선거전 등, 여러 야비한 전술과 그 수완은, 분명 영화를 보는 많은 이들에게 놀라움과 섬뜩함을 줄 것으로 생각한다.
그렇게 지독한 서창대의 방식은, 아군 진영에서도 달갑게 여기지 않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보스인 김운범은 그의 능력을 인정한다. 게다가 또 한 사람, 반대편 여당인 공화당의 선거 참모가 서창대의 실력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 전문가가 전문가를 알아보듯이, 적들이 돈다발을 들고 그를 스카우트하려는 에피소드는 대단히 리얼해서 압도적이다. 이 여당 참모는 나중에 중요한 역할도 맡는다. 정부 측, 야당 내 다른 계파, 아군 진영... 정계에서 벌어지는 기만전 속에서 여러 인간관계가 교차하는데, 거기서 정치의 ‘이상’과 ‘현실’의 괴리가 분명하게 드러난다.
감독, 각본은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이라는 하드보일드 액션으로 주목받은 변성현. 촬영, 조명, 미술, 음악, 의상 등 그 작품에 참여했던 제작 스태프를 다시 결집시켜 만들었다. 빈티지 렌즈와 시대에 맞춘 필터링된 촬영, 그림자의 존재감을 강조한 조명, 시대를 재현하는 소품 등, 감독의 의지에 부응한 스태프들의 노고가 빛나고 있다.
출연진으로 한국의 명배우들이 즐비하다. 김운범 역은 <불한당...>에 이어 설경구가, 서창대 역은 <기생충>에서 IT 기업 사장을 연기했던 이선균, 한국의 주요 영화상 중 하나인 백상예술대상에서 변성현 감독은 감독상을 받았고, 남우주연상 부문에는 설경구와 이선균이 동시에 노미네이트되어 설경구가 수상했다. 또한 정부 측에서 암약하는 허무주의자 선거 참모를 연기한 조우진이 남우조연상을 받았다.
최근의 한국산 정치 서스펜스는 믿고 볼 수 있는데, 정계에 감춰진 이면을 과감하게 거침없이 고발하는 통쾌함도 그 요인 중 하나다. 또한 감독, 배우들의 층이 두껍고 수준이 높은 것도 그것을 가능케 하고 있다. 바로 그런 점(한국 영화의 장점)을 실감케 하는 작품이다.
전문가 한줄평
나츠메 미유키(영화 전문 방송인)
“...한국 현대사 공부도 된다. 실제 사실과는 조금 다르게 표현한 엔딩도 애달프다.”
우에쿠사 노부카즈(전 키네마준보 편집장)
“...배우도 좋고 감독도 좋고, 한국은 유능한 영화인의 보고(寶庫) 같아서 부럽기도 하다...”
golgo
추천인 34
댓글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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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객수가 너무 아쉬움.
진짜 잘만든 영화인데 의외로 사람들이 잘모름
일본 영해에서 김대중 납치 암살시도 한 것땜에 한국과 틀어질뻔한 적이 있어서
김대중 이야기라면 흥미를 가질 일본 관객들이 많을 듯.
좋은 각본과 믿고보는 배우들의 열연, 매력적인 연출과 담백한 엔딩까지.. 간만에 좋게 봤던 한국 정치 영화라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아요!! :)
관객수가 100만도 안돼서 넘 안타까웠어요. 해외에서라도 잘 되었음 좋겠습니다.
저는 신기해하면서도 일본은 이렇게 객관적인 시선으로 보는데 제가 너무 주관적으로 색안경끼고 본 건가 찔릴라 했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