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영화제] 나의 어머니, 우리 어머니들: 원제목보다 한 번 더 불러보는 ‘나의 어머니’ (약스포)
이 영화의 원제는 [Nuestras Madres], 영어로는 Our Mothers 그러니까 ‘우리 어머니들’입니다
(포스터부터가 정말이지 최고네요....!!)
그런데 한국어 제목에는 그 앞에 ‘나의 어머니’를 먼저 부르는데, 이는 진정 신의 한수이며
78분이라는 짧은 러닝타임에서 엄청난 울림을 갖고 있습니다.
레바논 침공을 다룬 [1982]와 [어떤 승리]가 짝을 이루듯이, [나의 어머니, 우리 어머니들]은 [우는 여인]과 함께 과테말라 내전을 다루고 있고요
(여러 모로 [우는 여인]을 놓친 게 후회스럽습니다ㅠㅜㅠㅜ 호러 요소 있다고 해서 일찌감치 도망쳤죠;;)
전 국민의 절반이 사라졌다고 묘사되는 장기간의 내전에서, 여러 모로 호감인 주인공 에르네스토는
영화 첫 장면에서부터 내전 사망자의 유해를 발굴하고, 정리하고, 이를 유족에게 전달하며
유족에게 힘이 되어주고 위로가 되어주는 굉장히 건실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저는 그러한 에르네스토와 동료 일행을 보며, 아 그래도 저들은 내전의 피해가 좀 덜한 사람들인가 보다 했는데
아니었어요, 2018년도 기준으로 청년 연배의 과테말라 사람들에겐 아버지가 없다 해도 과언이 아니었습니다...
내전 당시 서로 게릴라를, 정부군을 색출한다는 명분하에 마을을 습격하여, 여성들이 보는 앞에서 남성들을 잔혹하게 살해했으니까요...
그렇게 ‘아버지’들의 유해를 찾아가는 이야기에서, 왜 제목은 ‘어머니’를 부르는 것일까...
그 이유를 알게 되었을 때, 정말 우리의 어머니들을 위해 눈물을 흘리면서
원제보다 한 번 더 ‘나의 어머니’를 불러준 프로그래머 분의 선택에 (작년 부국제에서 최초 한국 상영으로 알고 있습니다)
무한하게 감사드릴 수 밖에 없었습니다.....ㅠㅜㅠ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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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종] 엔딩 크레딧은 적막한 풀벌레 소리가 쓸쓸히 들려오는데, 이 작품은 엔딩 크레딧에서 숲속의 새 소리가 들려옵니다...
영화제 마지막 상영답게 만석에 가까웠는데, 맑디 맑은 새 소리와 관객 분들의 박수 소리가 어떤 의미에서 위안이 되었어요...ㅠㅜ
짧은 러닝타임에도 길게 느껴졌어요... 지루했다는 의미가 결코 아니고, 기나긴 세월이 응축된 그런 느낌이요....
다들 민요 이야기 많이 하시더라고요, 한국의 한이라는 정서와 어딘지 맞닿아 있는 느낌... 저 지금 댓글 쓰면서 울고 있어요ㅠㅜㅠ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