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레틱 - 간단 후기

몰입도 좋고 유니크한 공포물이네요.
미스터 리드, 반스, 팩스턴 세 명으로 이렇게 훌륭하고 몰입도 높은 영화를 만들어 낸 건 그대로 잘했다고 해야겠네요. 두 번 정도, 영화가 전환하는 지점에서 호나 불호가 갈릴 것으로 예상이 되는군요.
'단 세 명의 배우가 만들어내는 문학적 공포'라면 어울릴까요!
몰몬교도인 반스와 팩스턴, 신실하기 그지없는 두 자매를 통해 종교의 약점, 그리고 그들이 믿는 범 기독교적 사상에 대해(이렇게 표현하는 게 맞겠죠? 단순한 기독교만 건드는 게 아니라 거의 대부분, 기독교나 이단으로 정하는 종교 등 대부분 두루뭉술하게 다루는 터라) 미스터 리드는 사정 없이 반스와 팩스턴이 지금껏 믿어왔던 '종교적 진실'을 까부시기에 이릅니다.
이러한 상황에 내몰린 반스와 팩스턴이 미스터 리드를 논리적으로 부수거나, 아니라면 정말 미스터 리드가 신적인 존재이어서 자신들이 믿어왔던 종교에 대해 부정해야 하는 상황에 다다르고 마는데요.
이를 관객들은 플롯과 감정선에 적극적으로 동화하거나 아니면 반대로 이산하게 될까요?
초반 정확한 궤도에 오르기까지, 이야기가 확연히 다른 전환에 다다르기까지, 다다른 이야기의 양상이 전혀 다른 결론에 다다르기까지, 보통은 궤도에 오른 이후 내달릴 텐데 이러한 급격한 이야기의 변환을 관객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정말 궁금한 영화네요. 중반의 몰입도는 굉장한 편입니다. 후반에 이르러 확연히 바뀐 결말에 다다를 때 상당한 감정적 또는 영화적 이탈이 일어날 것 같아요.
보통은 리뷰하지 않을 경우 영화의 내용에 대해 확 까고 쓰는 편이 아닌 고로, 이번 영화만큼은 확 까고 싶은 내용이었습니다만. 이 정도로 마무리!
유니크한 분위기와 쉬운 해설로 종교에 관심이 없어도 볼 수 있는 범 기독교적 비판을 담은 영화가 아닐까. 특히 OTT로 풀릴 경우 오히려 많은 분들이 집에서 으스스하게 보며 더 좋은 평가를 내릴 듯한 영화였습니다.
*영화에 대한 tip? 어느 정도 깔고만 봐도 크게 영화에 도움이 될 듯해서 몇 자 붙입니다.
제 지식 정도로만 쓰면. 이 영화에서는 몰몬교가 주요 소재로 다루어집니다. 몰몬교도는 아메리카에도 선지자가 있었고, 이를 기록한 것이라는 설이죠. 영화에서 선지자의 존재가 중요하게 등장합니다. 기독교에서 선지자라 하면 예수의 강림, 하나님의 뜻을 대신해 말하는 예언자 정도겠죠. 몰몬교가 그들 스스로 교리를 만들고 구축한 데 가장 큰 역할을 한 것이 바로 선지자이니까요.
몰몬교도는 의외로 구식 카톨릭 또는 남부 기독교에 기반했다고 할, 비교적 엄격한 교리를 간직하고 있는 데 반해 이들에게서 파생했다고 할지 모를 아메리카 대륙의 이단은 상당해서, 흑인 예수, 여성 예수, 예수의 재림을 아메리카 땅에서 보고 만들어졌다는 이단까지 존재합니다.
또한 길가메시 서사시 정도로 대표할 인류 기원에 관한 이야기는 대홍수나 신의 아들, 재림 등이 적어도 기독교 출현 1천 년 이전부터 전 세계 곳곳에 존재했다는 '설'이 나타난다고 합니다. 우리만 해도 '치수', 즉 물의 흐름을 기록해 홍수를 막는 치우천황에 관한 설화나 이미 단군이 신의 아들이기도 하죠. 성경에서도 네피림이라는 신의 아들들이 등장하는데 이들은 결과만 놓고 보면 신의 뜻과 달라 진노를 사고 멸족하는 것으로 나타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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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스 파크 제작진이 만든 <북 오브 몰몬>이란 뮤지컬이 상당히 재밌나 보더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