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크모드
  • 목록
  • 아래로
  • 위로
  • 댓글 3
  • 쓰기
  • 검색

한스 짐머, <인터스텔라> 음악은 "영상 없이" 작곡

카란 카란
2084 5 3

MixCollage-19-Mar-2025-03-54-PM-1933.webp.jpg

 

영화와 음악의 관계는 때때로 예상 밖이다. 촬영된 영상을 바탕으로 음악이 만들어지기도 하지만, 음악이 먼저 완성되는 경우도 있다.

 

<다크 나이트> 3부작을 포함해 총 7편의 작품에서 함께 작업한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과의 관계를 두고, 음악가 한스 짐머는 최근 Deadline과의 인터뷰에서 “생과 사의 문제 같았다”며 “우리 사이엔 늘 그런 긴장이 있었다”고 회상했다.

 

처음 함께한 작품은 <배트맨 비긴즈>(2005)였다. 슈퍼히어로 영화 음악은 하고 싶지 않다며 여러 번 거절했던 짐머에게, 놀란 감독은 “고담시를 내려다보는 마천루 위에 선 배트맨 장면에 음악을 붙여달라”고 요청했다. 짐머가 “영상을 보여달라”고 하자, 놀란은 “불가능하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인터스텔라>(2014)에는 우주로 떠난 주인공 쿠퍼에게 지구에 남은 자녀들이 영상 편지를 보내는 장면이 나온다. 이 장면은 매튜 맥커너히의 연기와 짐머의 음악이 더해져, 영화의 대표적인 명장면 중 하나로 꼽힌다.

 

하지만 이 장면조차도 짐머는 영상을 보지 못한 상태에서 작곡했다. 짐머는 “이렇게는 곡을 쓸 수 없다, 난 자유롭게 만드는 스타일이 아니고 영상이 필요하다고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놀란은 “우린 타이밍 감각이 같다고 생각하니 일단 해봐 달라. 만약 안 맞으면 그때 영상을 주겠다”고 설득했다.

 

놀란의 예상은 정확했다. 짐머의 곡은 놀랍도록 장면과 잘 맞아떨어졌고, 이는 놀란이 짐머를 얼마나 신뢰하고 있었는지를 보여주는 일화가 됐다.

 

<인터스텔라>의 메인 테마가 만들어진 과정도 인상적이다. 어느 날 파티 자리에서 영화를 주제로 대화를 나누던 중, 놀란은 짐머에게 짧은 이야기 하나를 써주겠다며 어떤 음악이든 자유롭게 붙여달라고 부탁했다. 곧 도착한 편지는 두꺼운 종이에 타자기로 쳐진 글이었고, 내용은 아버지가 아이를 처음 가졌을 때 느끼는 감정에 관한 우화였다. 짐머는 “그 편지를 읽고, 아… 놀란이 나와 내 아들의 관계를 정말 잘 이해하고 있구나 느꼈다. 편지에는 자식을 처음 갖게 된 부모가 겪는 감정이 담겨 있었다. ‘이제 더 이상 자신의 눈으로 자신을 바라볼 수 없고, 늘 아이의 시선을 통해 자신을 보게 된다’는 내용이었다”라고 회상했다.

 

작곡을 마친 짐머는 놀란의 아내이자 프로듀서인 엠마 토머스에게 전화를 걸어 곡을 보낸다고 알렸다. 그러자 토머스는 “놀란이 왠지 불안해 보인다”며 곧바로 짐머의 집으로 향하게 했다. 짐머는 “그 자리에서 아들에게 보내는 덧없고 애틋한 러브레터 같은 곡을 연주했고, 놀란은 ‘지금 당장 이걸로 영화를 찍어야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당시 놀란은 아직 <인터스텔라>의 각본을 완성하지 않은 상태였지만, 짐머의 음악을 듣고 영화의 중심을 이해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게 탄생한 이 곡은 <인터스텔라>의 메인 테마가 되었고, 짐머 커리어를 대표하는 음악 중 하나로 남았다.

 

<배트맨 비긴즈> 당시에도, 놀란은 짐머에게 영상 없이 배트맨의 메인샷을 위한 곡을 작곡해 달라고 요청했다. 짐머는 이를 “감독이 음악에서 영감을 얻고자 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즉, 놀란은 항상 자신이 원하는 음악의 방향성과 목적을 명확히 갖고 있었던 셈이다.

 

이후 짐머는 <테넷>(2020)을 고사하고 <듄>(2021)을 선택하면서, 놀란과의 협업은 잠시 중단되었다. 하지만 현재도 두 사람은 “좋은 친구 사이”이며, 언제든 다시 함께 작업할 가능성은 열려 있다고 한다.

신고공유스크랩

추천인 5

  • Kaz
    Kaz
  • 옵티머스프라임
    옵티머스프라임

  • 이상건
  • 도삐
    도삐
  • 노튼
    노튼

댓글 3

댓글 쓰기
추천+댓글을 달면 포인트가 더 올라갑니다
정치,종교 관련 언급 절대 금지입니다
상대방의 의견에 반박, 비아냥, 조롱 금지입니다
영화는 개인의 취향이니, 상대방의 취향을 존중하세요
자세한 익무 규칙은 여길 클릭하세요
권한이 없습니다. 로그인
에디터 모드

신고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신고하시겠습니까?

댓글 삭제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삭제하시겠습니까?

공유

퍼머링크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HOT 스트로베리 문 (남은 인생 10년 각본가 신작) 2 GI 17분 전20:05 80
HOT 오스카 수상 픽사 애니메이터 피트 닥터 THR 인터뷰 전문 - ... 1 NeoSun NeoSun 2시간 전18:03 402
HOT [소년의 시간] 영국 시청률 신기록 수립 3 시작 시작 2시간 전17:58 787
HOT 디즈니의 굴욕…실사판 [백설공주] 처참한 흥행 성적 3 시작 시작 3시간 전16:25 1031
HOT 디즈니+ '하이퍼나이프' 아시아권에서 인기 4 golgo golgo 3시간 전16:33 897
HOT 넷플릭스, HDR10+ 도입 공식 발표 5 NeoSun NeoSun 5시간 전15:21 1866
HOT 하정우가 하정우 한 '로비' 시사회 후기 10 코막혀요 4시간 전16:11 3038
HOT 스포O) 플로우 용산CGV에서 보고 온 장문리뷰입니다. 5 갓두조 갓두조 4시간 전16:00 595
HOT '백설공주'가 폭망하게 된 과정 소개 20 golgo golgo 7시간 전12:31 3697
HOT (*영화 내용 언급) 시라이시 코지 감독 인터뷰 – 영화 〈사... 3 카란 카란 7시간 전12:47 508
HOT 알 파치노 The Ritual 포스터와 스틸샷 2 호러블맨 호러블맨 5시간 전15:04 785
HOT <콘클라베> 20만 관객 돌파 4 넷플마니아 넷플마니아 6시간 전13:35 623
HOT 배리 레빈슨 '알토 나이츠' 박스오피스 참패, 오... 3 NeoSun NeoSun 5시간 전14:32 582
HOT [백설공주] IMDB 점수 1.9/10 2 시작 시작 6시간 전13:23 816
HOT 레오스 카락스 감독 <잇츠 낫 미> 일본 GV 2 카란 카란 9시간 전11:05 737
HOT 오스카 수상 감독, 피 흘리며 이스라엘군에 납치…생사불명 6 시작 시작 7시간 전13:21 1556
HOT 트럼프 “조지 클루니는 2류 배우”..클루니 “정부는 언론 자... 3 카란 카란 9시간 전10:52 1672
HOT '라스트 오브 어스' 시즌 2 프리미어 풍경 - 페드... 3 NeoSun NeoSun 7시간 전13:22 660
HOT 오늘의 쿠폰 소식입니다~ ^-^ 4 평점기계(eico) 평점기계(eico) 11시간 전08:49 1154
HOT '라스트 오브 어스' 시즌2 캐릭터 포스터들 전체 1 NeoSun NeoSun 8시간 전11:44 910
1170813
normal
GI 17분 전20:05 80
1170812
image
e260 e260 55분 전19:27 138
1170811
image
e260 e260 55분 전19:27 157
1170810
image
e260 e260 56분 전19:26 137
1170809
normal
일주일에한편 2시간 전18:09 342
1170808
image
NeoSun NeoSun 2시간 전18:03 402
1170807
image
NeoSun NeoSun 2시간 전18:02 366
1170806
image
NeoSun NeoSun 2시간 전18:02 425
1170805
image
NeoSun NeoSun 2시간 전18:02 337
1170804
image
시작 시작 2시간 전17:58 787
1170803
normal
golgo golgo 3시간 전17:15 348
1170802
image
NeoSun NeoSun 3시간 전17:09 616
1170801
image
NeoSun NeoSun 3시간 전16:33 393
1170800
image
golgo golgo 3시간 전16:33 897
1170799
image
시작 시작 3시간 전16:25 1031
1170798
normal
코막혀요 4시간 전16:11 3038
1170797
image
NeoSun NeoSun 4시간 전16:03 379
1170796
image
갓두조 갓두조 4시간 전16:00 595
1170795
normal
moonriver moonriver 4시간 전15:59 473
1170794
image
NeoSun NeoSun 5시간 전15:21 1866
1170793
image
호러블맨 호러블맨 5시간 전15:04 785
1170792
image
호러블맨 호러블맨 5시간 전15:00 360
1170791
image
NeoSun NeoSun 5시간 전14:52 386
1170790
image
NeoSun NeoSun 5시간 전14:38 744
1170789
image
NeoSun NeoSun 5시간 전14:32 582
1170788
image
NeoSun NeoSun 6시간 전14:01 395
1170787
image
선우 선우 6시간 전13:48 1092
1170786
image
넷플마니아 넷플마니아 6시간 전13:35 623
1170785
image
NeoSun NeoSun 6시간 전13:31 483
1170784
image
NeoSun NeoSun 6시간 전13:29 562
1170783
normal
선우 선우 6시간 전13:28 1109
1170782
image
시작 시작 6시간 전13:23 816
1170781
image
NeoSun NeoSun 7시간 전13:22 660
1170780
image
시작 시작 7시간 전13:21 1556
1170779
image
NeoSun NeoSun 7시간 전13:04 5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