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백 - 간단 후기

영화를 보고 꽤 시간이 지났음에도 무언가 정의하거나 글로 쓰기 어려운 영화를 만났습니다. 바로 <고백>입니다.
상대적으로 일본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치는 양익준 감독 겸 배우의 출연작입니다. 배우의 수가 극도로 적고 특히 두 사람이 조난당했다는 설정에서 저예산 영화의 냄새가 풍깁니다. 과연 어떤 영화였기에 저를 괴롭혔을지.
먼저 줄거리입니다.
16년 전 사고사한 친구 사유리의 위령 등산을 떠난 두 친구는 산행 도중 느닷없는 눈보라에 조난을 당한다. 다리를 다친 지용(양익준)은 죽음을 예감하고, 마지막으로 자신의 비밀을 아사이(이쿠타 토마)에게 털어놓는다. “내가 사유리를 죽였어” 하지만 죽을 줄 알았던 두 사람은 기적처럼 산장을 발견하고, 구조대를 기다리는 두 사람 사이에는 불편한 침묵이 흐르기 시작하는데… 그렇게 지옥이 시작됐다.
저런 줄거리입니다.
그런데 뜻밖에도 이 영화는 무려 장르가 공포였습니다. 전혀 사전 정보가 없이 영화를 접했던 입장에서 약간은 당황하고 실소도 터졌습니다. 뭐랄까, <클라이머즈 하이> 같은 산악 영화를 생각했다가 된통 뒤통수를 맞은 느낌이었다고 할까요. 특히 영화 관련한 정보에서 이 영화가 공포라는 어떤 인식점도 심어준 적이 없어서 더욱 그랬을지 모르겠습니다.
여하튼 공포!
과거 친구 사유리의 죽음으로 인해 16년이 지나도록 아사이와 지용은 추모 산행을 합니다. 시리도록 눈이 날리는 날에, 두 사람의 우정도 점점 쌓이겠지요.
그런데 하필이면, 눈보라가 치는 매서운 날에 지용이 다리 부상을 당하며 아사이와 함께 조난합니다. 아사이는 희망을 심어주려 하지만 여간만 지용의 상태는 좋지 않습니다. 결국 지용은 유언처럼 자신이 과거 사유리를 죽였노라 고백합니다.
이 화두를 던지고 얼마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아사이는 등반가를 위한 산장을 발견합니다. 여기서 영화의 온도가 확연히 변하고 맙니다.
지용의 입장에서, 아사이는 내 비밀을 지켜줄까?
아사이의 입장에서, 지용이 나를 죽이려 들지 않을까?
두 사람의 입장이 맞물리는 접점에서 영화는 색과 온도를 달리하며 잔혹한 호러 영화로 바뀌고 맙니다. 그러나 이러한 모든 두 사람의 잔혹한 모습은, 혹여 판타지는 아니었을지.
영화는 점점 극한일로로 치닫고 마는데요!!!
영화는 장단이 또렷이 나뉩니다.
장점이라면, 두 사람으로 보일 수 있는 극한의 호러와 대치 상황을 잘 만들었다는 점입니다. 중간중간 비명을 지르는 관객이 여럿 있었다는 점에서 이 부분은 나쁘지 않았습니다.
반면 단점도 또렷해서 잘 붙지 않는 플롯과 급작스러운 전개나 전환이 상당히 관객을 곤혹스럽게 만듭니다.
이를 종합하면, 비록 이야기적으로는 약간의 구멍이 있을지 몰라도 상당한 공포를 관객에게 선사한다, 라고 적을 수 있지 않을까.
눈 내리는 겨울에 보는 공포영화입니다. 그 나름대로 멋은 있지 않았나.
영화 흥하시기를 바랍니다. 저는 이렇게 "고백"을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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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박묵시록 카이지 작가 만화 원작이라 그런지 극적인 심리 묘사를 잘했나 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