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브스턴스 속 기이하고 공허한 집 구조
감베로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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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회차 때는 내용이 워낙 충격적이라 볼 틈이 없었지만
2회차 되니까 얼마나 집이 기이한지 보이더라고요
엘리자베스의 집은 호화롭지만 너무 텅 비어있습니다
아무리 미니멀리스트라도 침실에는 침대 하나
부엌은 사람 하나 겨우 지나갈 공간만 있고 식탁이라고는 1인용 테이블 하나
거실은 넓기만 하지 tv 한 대 뿐입니다. 첨단기기는 물론 컴퓨터도 없습니다.
무엇보다 주요배경인 욕실로 가는 통로가 압권입니다. 밤에 화장실갈 때 귀신나오겠어요. 옷방에도 침실에도 없는(외출준비를 한 후에도 화장실거울을 씁니다) 유일하게 거울이라는 게 있는 공간입니다.
이렇게 넓기만 하고 텅빈 엘리자베스의 공간에서는 다소 고전적인 가구인 tv와 거울만이 그 역할을 다합니다. 가구 뿐만 아니라 영화는 고의적으로 에어로빅 쇼, 하비의 시청률 언급 등을 지속적으로 고전적 면모를 강조하며 영화가 비판하는 현상이 오래되었음을 지적하는 듯 합니다.
tv와 거울은 미디어에 의해 여성과 연예인이 소비되고 비추어지며 결국 자기검열까지 만드는 도구라는 점에서 엘리자베스를 파멸시키기 위해 만들어진 공간이라고밖에 볼 수 없겠네요. 감독이 잔인합니다.
오스카상까지 받았던 왕년의 인기 미녀 스타였는데, 집이 좀 검소하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게다가 단독 호화주택도 아니고 아파트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