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여정 신작 '결혼 피로연' 해외 리뷰
데드라인 리뷰입니다.
이안 감독의 오리지널 영화랑 꽤 다른 것 같네요. 오역 있을 수 있습니다.
https://deadline.com/2025/01/the-wedding-banquet-review-andrew-ahn-bowen-yang-kelly-marie-tran-lily-gladstone-remake-of-gay-classic-1236270255/
<결혼 피로연> 리뷰:
앤드류 안 감독의 착한 게이 클래식 리메이크에서 엄마 말은 항상 옳다.(선댄스 영화제)
각본가 제임스 샤무스와 이안 감독의 발자취를 따르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배짱이 필요하겠지만, 앤드류 안 감독은 그 두 사람의 1993년도 아트하우스 히트작 <결혼 피로연>을 착하게 재해석하여 꽤나 특별한 무언가를 성취했다.
인간이 가진 모든 매력들에 대한 거침없는 접근 방식이 주류 관객에게는 다소 과할 수 있지만, 앤드류 안 감독의 이 영화가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만큼 흥행하진 않더라도, 내년 이맘때 시상식 후보로 거론되더라도 놀랄 일은 아니다.
안 감독은 원작의 스토리(성정체성을 감춘 대만계 게이 남성이 보수적인 부모를 기쁘게 해주려고 여성과 가짜 결혼을 하는)를 가지고서, 동성 결혼이 허용된 요즘 시대에도 여전히 통할 수 있는 방법을 떠올리는 천재적인 감각을 발휘했다. 그의 해결책은 기발하고 아주 재밌으며, 가장 큰 변경점은 전통적으로 보수적이라는 아시아인에 대한 고정관념을 유쾌하게 뒤집은 것이다.
영화에 가장 먼저 나오는 메이첸(조안 첸)은 고향인 시애틀에서 열린 LGBTQ+ 행사에서 상(Ally Award)을 받는 모습으로 나온다. 메이첸은 레즈비언인 딸 안젤라(켈리 마리 트랜)와 그녀의 연인 리(릴리 글래드스톤)를 부끄러워하기는커녕, 딸이 어렸을 때 레즈비언 포르노를 보다가 들키자 미술 수업 동영상을 보는 것이었다고 어설프게 변명했던 과거를 들먹이며 유쾌하게 웃어재낀다.
메이첸은 또한 딸과 딸의 연인이 거만한 대만 출신 예일대 졸업생의 정자를 기증받아서 두 번째로 시도한 체외수정 임신에 대해서도 큰 소리로 떠든다(“그 녀석 정자는 아주 비쌌어.”). 안젤라와 리의 걱정대로 메이첸의 말이 씨가 돼서 그 임신은 실패하고, 안젤라가 체외수정 시술을 받을 기회는 한 번만 남게 된다.
안젤라는 리와 함께, 리의 죽은 아버지의 집에 살고 있는데, 그 아래층에는 크리스(보웬 양)와 민(한기찬)이라는 게이 커플이 살고 있다. 화목한 가정이지만, 어느 날 밤 예상치 못한 소동으로 평화와 고요가 깨진다. 민은 책임지는 것을 두려워하는 크리스에게 청혼하고, 크리스는 기겁한다. 하지만 크리스의 입장도 이해가 되는 게, 크리스는 민의 학생 비자가 곧 만료되고, 갑부인 민의 할머니(윤여정)가 민을 한국으로 다시 데려가서 가업을 잇게 하려 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그런데 민은 미국 영주권을 노리고 청혼한 게 아니다. “네가 승낙할 것 같아서 청혼한 거야.”라고 말한다.
크리스는 대학 때부터 알고 지내온 안젤라와 술 마시러 나갔다가, 민과 리가 계략을 꾸미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할머니의 간섭을 피해서 미국에 남기 위해, 민은 안젤라에게 자신과 가짜로 결혼해서 영주권을 얻게 해주면, 대신에 리의 마지막 체외수정 비용을 지불하겠다고 제안한다. 이상적이진 않지만 터무니없는 제안도 아니어서 4명의 친구들은 모두 계획에 동참하기로 결정한다.
하지만 한 가지 문제가 발생한다. 한국에 있던 민의 할머니가 미국으로 와서 민과 그의 ‘약혼녀’와 함께 지내겠다고 고집한 것이다. 각종 CD와 DVD들을 비롯해서 여성 전용 음악 축제 릴리스 페어의 포스터에 이르기까지(“이 집안의 모든 건 게이야!”라고 안젤라가 외친다) 대량으로 정리하는 소동이 벌어진다.
당연하게도, 메이첸은 딸 안젤라가 곧 결혼한다는 소식에 경악한다. “나는 오랫동안 동성 결혼을 위한 운동에 투신해왔는데, 그 결과가 이 모양이야. 내 딸이 남자와 결혼하다니!”
하지만 민의 할머니가 보이는 반응은 더욱 놀라운데, 이 대목에서 영화는 궤도에서 이탈해 진짜 자신의 모습을 드러낸다. 그리고 안 감독은 커플의 행복한 날에 등장하는 또 다른 폭탄 같은 반전을 교묘하게 숨겨놓았다.
아쉽게도 변경된 설정은 원작 영화의 세련된 희극성을 잘 살리지 못했고, 결말은 몇 가지 미해결된 부분들을 너무 깔끔하게 정리해 버리기 때문에, 오프닝에서 보여준 추진력을 유지하지 못한다. 하지만 이 특별한 결혼 피로연 2.0은 목적지보다는 여정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6명의 핵심 출연진이 앙상블을 이루는데, 그들 사이에서 불꽃처럼 튀는 코미디가 거의 시트콤처럼 펼쳐진다.
무엇보다도 이 영화는 여성 어른들이 핵심이다. 조안 첸은 언제나처럼 관객을 매료시키고, 정이삭 감독의 <미나리>에서 너무나 눈부셨던 윤여정(2009년 이재용 감독의 훌륭한 <여배우들>은 말할 것도 없고)은 다시금 이 매력적인 영화의 MVP다. 눈물 나올 정도로 웃진 않더라도, 울다가 웃을지도 모른다. 앤드류 안 감독이 애초부터 노렸던 게 바로 그것일지도 모른다.
gol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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