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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얼페인>을 보고 (스포O)

폴아트레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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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G_9945.jpeg.jpg

제시 아이젠버그가 각본과 연출을 맡고 엠마 스톤이 제작에 참여한 <리얼 페인>을 보고 왔습니다.

 

오프닝에서부터 녹턴을 위시해서 에튀드, 화려한 대왈츠 등 쇼팽의 곡들이 전반적으로 흘러나옵니다. 극 중 배경이 폴란드인지라 폴란드 출생으로 추측되는 쇼팽의 서정적인 곡들이 사용된 것 같습니다.

 

제시 아이젠버그가 연기한 데이비드란 인물은 정작 자신의 발임에도 사느라 바빠 한 번도 유심히 본 적 없는 예쁜 발을 가지고 있는데 할머니의 그것을 닮았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우리는 유전적으로 윗세대를 닮게 되는 건데 유사점을 잊고 살던 데이비드가 이번 여행을 통해 캐치함을 은유적으로 잘 묘사해낸 셈입니다. 후반부에 데이비드가 제 발을 살펴보기도 하니까요. 

 

여행은 할머니의 고향 탐방이라는 사적인 여행과 유대인에 대한 역사 투어와 함께 진행됩니다. 그리고 본격적인 역사 투어에 앞서 가이드가 경고의 말씀을 하게 되죠. 이것은 아픔에 관한 여행이라는 겁니다. 동시에 한 민족을 기념하는 여행이라고요. 그런 즉 이 영화는 아픔에 관한 영화이며, 그 아픔은 개인의 아픔인 동시에 한 민족의 아픔을 어루만지는 영화인 겁니다.

 

영화는 내내 키에런 컬린이 연기한 벤지라는 인물을 통해 통념적이라는 이유로 아무렇지 않게 행해지는 것들에 대해 불편하다며 목소리를 냅니다. 홀로코스트 여행이면서 일등석을 탄다던가 유적지에 대한 설명이 통계적이고 사실적이라 과하다던가. 불편할지언정 그렇게 현실을 꼬집으면서 떠나간 이들을 ‘기억‘하는 이 영화만의 방법인 겁니다. 

 

그렇다고해서 마냥 불편하거나 심각하지 않게 도로 일등석에 앉게 되는 소동의 형태로 재치를 보여준다거나 장소를 햇살로 포근하게 담아 영화를 따뜻하게 만들어줍니다.  강제수용소에서 데이비드가 벤지의 어깨에 손을 올릴 때 순간 강제수용소에서 몰입한 벤지의 놀란 감정을 영화 자체의 호흡을 잠시 멎음으로써 인물과 내러티브의 충격 요법을 동일시하는 영화적 화법이 매우 인상적이기도 하고요. 

 

영화는 그렇게 역사를 경유해 배운 ’기억하는 법‘을 현실에 돌아와 일상에서도 적용합니다. 그리고  데이비드가 여행을 통해 성찰한 바를 관객에게도 전달되어 관객의 일상에도 적용되길 바라면서요. 동시에 영화 전체에는 죽음의 그림자가 드리워져있는데요. 지나칠 정도로 정반대지만 사실 과거에는 퍽 닮았던 것으로 유추되는 두 인물(벤지의 대사를 통해 유추 가능하듯 데이비드 역시 감성적이었으나 현실에 치여 이성적이 됐다는 점), 끝내 알 수 없는 이유로 자살시도를 했다는 벤지, 자기 집 앞에 추모를 의미하는 행동을 하는 데이비드, 과거와 죽음과 관련된 폴란드 여행 그리고 결말까지 보노라면 어쩌면 벤지는 바쁘게 살아가느라 데이비드가 잊은, 데이비드가 두고 과거에 두고 온, 죽은 자아일지도 모르겠다는 해석의 여지도 있습니다. 벤지는 그렇게 유령이 되어 데이비드를 기다린다는 해석으로요. 모쪼록 폴란드 여행은 치유의 여정이 되어 오롯이는 아니더라도 ’기억‘할 수 있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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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file image 1등
제목도 그렇고 은유적인 요소가 많은 작품이네요.
리뷰 감사합니다.
08:39
1일 전
profile image 3등
시간이 안 맞아서 못 보고 있었는데 이젠 거의 다 내려간 거 같네요ㅠㅠ
항상 멋진 리뷰 감사히 잘 읽고 있습니다 👍
12:43
20시간 전
카란
좋은 작품들에 대한 수요가 더 늘어나면 공급이 커질텐데 항상 아쉬워요 ㅠㅠ
저도 카란님 글 항상 챙겨 읽고 있습니다👍
12:55
20시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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