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금호러 No.48] 할리우드가 삼켜버린 인간성 - 오디션
오디션 - Starry Eyes (2014)
할리우드가 삼켜버린 인간성
<오디션>은 할리우드의 화려한 겉모습 뒤에 숨은 추잡한 세계를 다루는 이색적인 호러 영화입니다. 대체로 이런 주제의 영화들은 사실적인 업계의 모습들을 다루는 드라마 장르의 성격이 강한데, 이 영화는 극단적인 호러 장르의 스타일로 할리우드의 병폐를 다루고 있습니다.
웨이트리스로 일하며 스타를 꿈꾸는 사라는 유명 제작사의 호러 영화 오디션에 참여합니다. 1차 오디션에 합격한 그녀는 2차 오디션에서 옷을 벗으라는 제안을 받고 불편해하지만, 역할을 위해 받아들입니다. 그리고 최종 단계인 제작자와의 만남에서 사라는 성적인 요구를 받자, 수치심을 느끼며 그 자리를 뛰쳐나가죠. 하지만 시궁창 같은 현실을 벗어나고자, 그녀는 제작자를 다시 찾아가 제안을 받아들입니다. 이후 사라의 몸은 이상한 변화를 겪게 됩니다.
<오디션>는 스타의 화려한 삶을 꿈꾸는 사라의 이야기를 통해 할리우드 영화 업계에 대한 비판적 시선을 두 가지 측면에서 풀어냅니다. 첫째는 심리적 공포이며, 둘째는 데이빗 크로넨버그 감독의 바디 호러 스타일을 연상시키는 사라의 끔찍한 신체 변형입니다. 제작자의 요구를 받아들인 후, 사라의 몸은 급격히 변화합니다. 머리카락이 빠지고, 몸 곳곳에 상처가 생기며 역겨운 냄새를 풍기고, 심지어 입에서 구더기 떼들이 튀어나오죠. 이러한 충격적인 변화 과정들은 성공을 향한 맹목적 추구가 초래하는 자기 파괴를 상징하는 그로테스크한 표현입니다.
또한 사라의 극단적인 육체 변화는 그녀의 정신적 붕괴와 맞물려 진행됩니다. 원래 소극적이고 남에게 싫은 소리를 못하는 그녀의 성격은, 성공을 향한 강렬한 욕망이 광기로 옮겨가면서 극적으로 변화합니다. 점차 인간성을 상실해가는 사라는 깊은 소외감, 고독, 불안, 그리고 미래에 대한 공포에 사로잡히게 되죠. 이러한 심리적 변화는 그녀의 신체적 변형과 맞물려, 결국 사라를 괴물로 만들어버립니다. 이 과정은 할리우드 시스템이 한 개인을 어떻게 파괴시켜 가는지를 묘사하고 있죠.
<오디션>는 사라의 변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주연 배우의 연기가 영화의 성패를 좌우합니다. 사라 역을 맡은 알렉스 에소는 뛰어난 연기력으로 육체적, 정신적으로 고통 받으며 무너져가는 인물의 모습을 처절하게 그려냅니다. 그녀의 강렬한 연기만으로도 영화를 지탱하기에 충분합니다.
그러나 사라에게 모든 사건이 집중되다 보니 그녀를 둘러싼 주변 인물들의 캐릭터 발전이 다소 부족한 점은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주변 인물 캐릭터들을 더 풍부하게 묘사했다면, 후반부 사건의 충격파를 더욱 극대화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이들과 사라의 관계가 더 깊이 있게 그려졌다면, 사건의 비극성이 한층 더 강렬하게 다가왔을 것입니다.
<오디션>는 영화 산업의 화려한 외면 아래 숨겨진 어두운 현실을 독특한 호러 영화 스타일로 풀어낸 작품입니다. 다소 느린 전개와 일부 난해한 상황으로 인한 혼란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는 그로테스크한 시각적 표현을 통해 주인공 사라의 내적 갈등과 변화를 효과적으로 전달합니다. 특히 과감한 신체 변화의 묘사는 할리우드의 비인간성과 그 속에서 무너지는 개인, 그리고 자아 정체성의 상실이라는 주제를 강렬하게 전달하는 데 성공합니다. 이를 통해 영화 산업의 이면에 대한 불편한 진실을 직시하게 만듭니다.
다크맨
추천인 6
댓글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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끼릿끼릿 그 여배우분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때 식당창에 서계신거 지나쳤는데 큰키에 작은 매서운눈매.. 지나가면서 살짝 식겁했던 기억이.. 근데 말씀 음성은 순하고 착하신 느낌..^ ^
금요일마다 추천 공포 영화 소개해주셔서 늘 감사드립니다.
ㄷㄷㄷ
이네요~~오호라
사실 영화산업만 그런 건 아니죠. 부나방들이 넘치는 장르는 어디나... 영화판이 화려한 세계라 더 도드라지게 보일 뿐... 먼산..
쫄보는 그냥 해설만 읽으렵니다.. ㄷㄷ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