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동백작 재밌네요.

영화는 아닌데, EBS드라마입니다.

육이오 직후 명동을 무대로 하는 

역사드라마인데, 시인과 소설가 화가 등이 주인공들입니다. 

메인 주인공은 박인환과 김수영이구요.

가난했던 시절 낭만을 추구했던 박인환과,

그와 어울렸던 댄디보이였지만 전쟁통에 고난을 겪고 대인기피증에 시달렸다가

참여시인으로 변신한 김수영이 메인입니다.

그 외에 

평생 자유인으로 살다가 간 오상순.

돈 안되는 연극계에서 연극 발전을 추구하지만

동시에 연극단 식구들을 먹여살려야 한다는 현실적 문제도 해결해야 했던 이해랑.

가족을 그리워하며 돈을 벌고 싶어했지만 동시에 

자기 예술철학을 꺾는 일은 철저히 거부했던 이중섭. 

뜨거운 여자 전혜린 등. 

예술가들을 좋아하고 그들을 위해 자기 사재를 털어가면서까지 

명동을 예술의 중심지로 만들려고 노력하던 명동파 두목 이화룡.

예술가들을 위해서 술을 외상으로 주고 외상값이 쌓여도 계속 술을 주다가 결국 파산한 

다방 마담들 술집 주인들. 

가난한 예술가들을 존경하고, 예술가들이 상처 받지 않고 

자기 길을 갈 수 있도록 배려해 준 서민들. 

드라마가 마지막으로 가면서 이들이 하나 하나 사라지는 것이 참 슬프네요.

역사책에서만 보았던 인물들이 살아나와서 자기 이야기들을 펼쳐 보입니다. 

그들이나 우리나 사람 사는 것은 다르지 않네요.

1950년대 명동은 마치 20세기 초 파리 몽마르트르언덕처럼 

낭만주의의 극치였던 것 같습니다. 저때 자기 목소리를 내던 사람들 하나 하나가 

우리나라 예술사에 이름을 남긴 대가들이었다니.....

참 추천하고 싶은 작품입니다. 사실 한 시대의 예술사를 이렇게 폭넓게 조망한 영화나 드라마가 우리나라에 

없는 것 같습니다. 참 아쉽습니다. 

유튜브에 올라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