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더랜드>를 보고
<가족의 탄생>, <만추> 등 뛰어난 한국영화를 만들어 온 김태용 감독님의 신작 <원더랜드>를 보고 왔습니다. 초호화 캐스팅도 눈길을 무척 끌기도 하죠.
영화는 한 인물의 사연을 소개하는 동시에 영화의 주 소재인 ‘원더랜드’라는 서비스 그리고 그 관계자까지 단번에 설명하는 효율적인 도입방식을 지니고 있습니다.
<가족의 탄생>에서도 그랬듯 이번 영화도 에피소드가 교차하는 옴니버스 영화입니다. 각 에피소드마다 설정 자체가 주는 아릿함 때문에 후반은 물론이고 초반은 발랄한 톤에도 어딘가 애석한 무드가 느껴지네요. 다만 옴니버스의 흔한 오류처럼 톤 차이가 제법 느껴집니다. 제각각 필요한 에피소드지만 그 톤 밸런스에 이질감과 낙폭감이 상당하게 느껴져 당혹감이 드네요.
그럴 법한 SF적 상상력과 그럴 듯한 영화적 딜레마에도 영화가 상당히 붕 뜬 감이 있는데 탕웨이 배우가 극에 무게를 잡아줍니다. 수지, 박보검 등 배우를 위시한 호화스러운 출연진의 연기가 배우 그 자체가 아닌 영상화보처럼 담겨서 비주얼적인 측면 말고는 연기 디렉팅에도 의아함이 드는 부분입니다.
김태용 감독님 영화에는 매 영화마다 마법같은 장면을 보였지 않습니까. <가족의 탄생>도 그렇고 <만추>도 그렇고. 이번 영화에도 그런 장면이 있는데 거울 장면을 말할 수 있겠네요. 공유와 탕웨이, 두 배우가 춤추는 장면을 거울을 통해 담은 연출을 보면서 김태용 감독님의 우아한 손길이 느껴졌달까요.
영화는 제법 흥미로운 텍스트를 다루는데 어느 것 하나 깊게 다루지 못한 인상입니다. 기본적으로 이야기의 얼개 만큼이나 텍스트가 많습니다. 그 외에도 짧게 다뤄지는 과학윤리도 많고요. 그러한 텍스트들이 과학적 논리보다는 감정이 우선시 되어 스케치하듯 훑고 마는 것 같아 상당한 아쉬움이 드는 부분입니다. 멜로/드라마 성격이 굉장히 짙은데 선택과 집중이 탁월했다고는 생각되지 않네요.
이성보다 감정, 감성이 중요시되는 영화인데 김태용 감독님의 연출을 보는 것만으로 감상할 가치가 있겠지만 실망감도 감수해야 할 것입니다.
- 별점 : ★★★
추천인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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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리 에피소드가 영화의 드라마 중추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