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스포)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영화속 결말들
히트(1995년작)
"만약 내가 너를 잡게 된다면, 난 별로 내키지 않을 것 같아."
최고의 호적수이면서 절대 타협할 수 없는 아치에너미였으나 한편으로는 서로를 가장 잘 이해할 수 있었을지도 모르는 친근감마저 들었던 두 남자의 관계
어쩌면 여기가 아니라 다른 곳에서 만났다면 정말 친한 친구가 되었을지도 모른다는 씁쓸한 표정을 짓는 빈센트와 닐을 연기한 두 배우에게 박수를 보낼 수밖에 없었던 장면
석양의 무법자(1966년작)
"세상엔 두 가지 사람이 있지. 한 명은 장전된 총을 가진 자, 그리고 땅을 파는 자."
정말로 끝까지 뭐가 어떻게 될지 몰라 흥미진진했던 서부극 걸작
최종 총격전에서 한번 통수를, 그리고 마지막에 정말로 그렇게 끝나나? 하면서 두번째 통수를 ㅋㅋㅋㅋ
나쁜 놈(The bad)는 정말 나쁜 놈
추한 놈(The ugly)는 꼴이 추한 놈
좋은 놈(The Good)은 머리 좋은 놈 ㅋㅋㅋ
엘리펀트(2003년작)
"누굴 먼저 쏠까요~ 알아맞춰 보세요~"
정말 지루한 영화였지만 후반부가 주는 건조한 강렬함은 아마 다른 영화 통틀어서 전무후무할 것 같다 생각이 든 영화
일상물처럼 느껴졌던 영화가 갑작스럽게 악몽같은 트라우마를 만들었지만
어떻게 보면 그 당시의 그날도 다른 날과 다름없는 일상이었을 것이다
오래전에 봤던 후지코 후지오의 단편 <어느날...>이 떠올랐다
일반인에게 대참사의 복선따위 없다는 걸...
8마일(2002년작)
"일 하러 가야 돼."
가장 시궁창스럽지만, 가장 현실적이면서, 가장 희망차다는 세가지 느낌을 동시에 받았던 결말
에미넴이 본업에 충실하다보니(?) 이 이후 연기활동을 안 했다는 것이 안타까울뿐
한편으로는 작품 중반에 일을 더 해야 야근수당을 받을 수 있어서 야근시켜달라는 요청을 거절당하는 장면에서 묘한 느낌을 받았다
나는 왜 야근수당을 못 받는가...
텍사스 전기톱 학살(1974년작)
"하하하하하! 아하하하하!"
마치 춤을 추는 것과 같은 포효
슬래셔 영화에서 할 수 있는 최고의 티배깅을 선사하는 여주인공
영화는 결국 그렇게 끝났지만 결국 해결된 건 아무것도 없이 주인공들은 그저 도망치기에 급급했을 뿐이고 텍사스의 그곳 어딘가에선 여전히 소이여 가족이 있을 것이라는 느낌은 공포영화로서 줄 수 있는 최고의 공포 요소가 아니었나 싶다
근데 후속작 시리즈에선 레더페이스가 여장도 한다고요?
이런 세상에 신이시여! 이것도 만만찮은 공포인데?
도쿄 소나타(2003년작)
"잘하네..."
그저 우연히 TV를 돌리다가 보게 된 영화인데 처음 본지 10년이 지난 지금 와서도 이 결말이 주는 건조한 행복감은 미친 것 같다
영화 내내 그런 일을 당하고 그런 일을 겪었으면서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마치 다른 가족처럼 누구보다 화목해보이는 한 가족
내용적으로 보자면 아무 말도 없이 걸어가는 저 가족이 뭘까 하고 보는 것이겠지만
마치 저렇게 화목한 가족이 부럽다는 시선처럼도 느껴졌던 결말
드라이브(2011년작)
College&Electric Youth - Real Hero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어디까지 할 수 있냐는 질문에 대한 가장 서글픈 분위기의 답변을 들은 것 같은 영화
그 장면 이후로 대사 한 줄 안 나오지만 굳이 말은 필요 없었던 결말
라이언 고슬링 연기력의 정점은 아마 <블레이드러너2049>와 이 영화로 정점을 찍은게 아닌가 싶다
네 무덤에 침을 뱉어라(2010년작)
"나도 그랬어."
가장 직관적이고 노골적인 복수극 영화이기에 나올 수 있는 가장 잔인하면서 어떤 면으로 보자면 통쾌하고, 어떤 면으로 보자면 찝찝하기도 한 결말(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통쾌함을 더 느끼지 않았을까 싶다)
데일 듯이 화끈한 방식으로 복수하는 시리듯이 차가운 복수귀를 연기한 세라 버틀러의 연기력이 인상적이었으나 그 이후 별다른 굵직한 작품이 없어서 안타깝다
블레이드러너 2049
"왜지? 내가 너에게 뭐길래?"
최고로 좋아하는 SF영화
진짜 인간이냐 아니냐는 질문은 잘못된 질문이었다
진짜 올바른 질문은 바로 이것
"인간다운가, 비인간적인가?"
원작소설 <안드로이드는 전기양의 꿈을 꾸는가>의 결말의 데커드도 똑같이 생각하지 않았을까?
프랑켄슈타인의 군대(2013년작)
"모두가 소비에트 영웅 메달을 받을 수 있도록 제가 증언할게요."
황당한 B급 컬트영화이지만 크리쳐들의 디자인도 그렇고 내용도 그렇고 너무나 재밌었던 영화
한편으론 사람을 죽음으로 몰아넣으면서 국가가 줄 수 있는 최고의 명예를 주겠다고 말하는게 얼마나 웃기는 코미디인지 말해주는 결말이 아닌가 싶다
근데 정말 궁금한건데 나치의 뇌 반쪽이랑 소련의 뇌 반쪽을 넣은 "그것"은 어떤 괴물이 되었을까
로우(2019년작)
"넌 해답을 얻을 거야."
별달리 볼 게 없어서 방황하다가 만났던 보석과도 같았던 영화
동시에 곱씹어보면 작품 내내 붕 떠있는 것만 같았던 아버지가 얼마나 살신성인(?)으로 찐사랑이셨는지 알 수 있는 결말이었다
쥐스틴이 수의학과에 들어가서 망정이지
공부 더 잘해서 의대 들어갔으면 어쩔뻔했어
스누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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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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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켄슈타인의 군대는 못봤네요. 나중에 챙겨보겠습니다.^^
히트 결말 저도 좋았습니다.
쇼생크 엔딩 생각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