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마와의 토크쇼 - 불친절하고 디테일한 드라마(스포 유)
오컬트 장르는 역시 재밌습니다.
공포는 자고로 무서워야 한다! 하시는 분들에겐 이게 뭔 영화냐...싶을 수 있지만 나폴리탄 같은 설정놀음 좋아하시면 이 영화 재밌을겁니다.
더 큰 재미를 위해서는 해석이나 숨겨진 장면,설정들을 찾아봐야 하는데 잘 없더라고요... 그래서 그냥 제가 생각한 것들 몇자 적어봅니다.
제가 이쪽 장르를 잘 아는건 아니지만 지금까지의 경험으로 봤을때, 중요한건 두가지 입니다.
상징을 눈치채는것, 그리고 사실을 찾아내는 것.
영화는 할로윈 이라는 배경을 통해 악마의 상징들을 교묘히 숨깁니다.
활기차게 오프닝을 여는 악마뿔을 한 거스는 오프닝 이후 분장을 벗고 급격히 조용해지죠.
해골분장을 한 속에 누가있는지 모를 관객? 망자를 앞세운 눈속임일겁니다.
악마는 내세워진 인물인 릴리의 등장 이전에도 계속해서 쇼의 전반부에 걸쳐 등장해왔을 것입니다.
영화는 델로이의 과거사를 친절히 설명해주며, 아내와의 유대를 강조합니다.
그리고 악마는 이를 이용해 델로이를 현혹시키려 하죠.
악마가 내뱉는 말들은 모두 델로이와 아내의 관계를 부정하고 델로이를 사이비 바람둥이로 보이게 만드는 말들입니다.
당혹을 먹고 자란다는 말로 보아, 이는 본인의 힘을 키우기 위한 거짓으로 보입니다.
그렇기에 초반부 크리스투를 통한 미니의 등장은 경고를 위함이었음으로 봐야하겠죠.
그러면 크리스투의 죽음은 곡성에서의 황정민이 마을을 빠져나갈때 당했던 일들과 같이 악마의 경고였겠네요.
악마는 뜬끔없이 소환되어 화가나서 폭주한 것이 아닐 것이라 생각합니다.
오히려 완전한 현현을 위한 소환의 장으로서 이 토크쇼와 델로이를 계획적으로 이용했던 것으로 보이네요.
이를 막기위해 미니는 델로이의 근처에서 맴돌았지만 결국 최후의 수단으로 델로이의 손으로 악마가 담긴 그릇을 파괴시켰고요.
이 외에도 토크쇼 휴식시간마다 지나가듯 들리는 스탭들의 대사와 프레임 단위로 지나가던 노이즈 속에 숨겨진 장면들, 감독이 무슨 생각을 하고 넣었을지 궁금해지는 장면고 소품들까지.
보시는 시각에 따라 결말이 허무하고 공포가 없다 할수도 있겠지만 저는 빌드업 잘 된 오싹한 드라마로 재밌게 봤습니다.
마지막에 가서야 드러나는 회의론자의 실체, 고에너지 플라즈마형태의 악마 ㅋㅋ, 생각외로 수위 있었던 장면들까지.
토크쇼라는 형식을 빌려 시대적 분위기와 장르적 분위기까지 잘 잡아낸 영화였습니다.
최면을 풀려하는 델로이의 마지막 모습은 결말로 완벽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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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읽었습니다.

죽을 위기에 처하자 악마 앞에서 "바알세불"을 숭배하는 말을 외치죠... 안 먹히니까 백지 수표까지 꺼내들지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