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에 쓰는 시 - 초간단 후기
음...
일단 한줄평을 먼저 말씀드리면!!!
어디에나 있지만, 어디에도 있는 줄 몰랐던 한국의 조경을 정영선 조경가를 통해 엿보다, 블록버스터를 본 듯 가슴이 웅장해지는 한국의 사계!
어린 시절, 아마도 강점기 교육의 잔재이겠지만 분재나 일본의 정원을 칭찬하는 선생님, 역사학자, 신문 칼럼 들이 더러 있었습니다. 분재는 일본식 정원의 한 장치로 활용되었고, 최근 영화로 보자면, 일본식 정원은 하나의 완전한 작품으로 미니어처 같은 모습을 통해 <킬빌>에서 이시이와 나중에서야 이름이 나오던 베아트릭스의 결투에서 특출한 배경으로, 또 아이언맨2에서 최종 결투를 벌이는 장소로 특징적이며 상징적인 각인을 주었습니다.
다만!
이러한 일본식 정원은 모든 것을 통제해 특정한 양식에 따라 만들어진다는 점에서 여러 비판도 함께였던 것은 사실입니다.
서양식 정원 하면, 작품처럼 다듬어진 녹색 식물이 담을 이루는 모습이 여러 영화에 등장했습니다. 보통 미노타우로스의 미궁으로도 불리는, 특정한 곳을 헤매고 가두도록 설계된 다이달로스 식 미궁은 <샤이닝>이나 <닥터 슬립>에서 상징적으로 구현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땅에 쓰는 시>에 등장하는 조경가("사"와 "가"에 대한 작명은 여전한가 보네요.) 정영선 님을 통한 한국식 정원에는 많은 이들이, "한국에 정원이 있어?" 또는 "한국식 정원", "조경가" 등의 단어에 적잖은 생경함을 느낄 듯합니다.
살짝 비겁하게, 이 질문에 대한 답을 드리자면, <땅에 쓰는 시> 영화를 통해 꼭!!! 확인하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한국식 정원은 이런 것이구나!!! 그냥 멋졌습니다.
아마 이곳에서도 여러 번 언급했던 이야기인 것 같은데요, 이제 영화를 찍는 기술적인 부분, 제작적인 부분이 어느 정도 매뉴얼화되며 1년이 넘게 촬영 기간을 할애하는 작품은 드물어져 한국의 사계를 배경으로 하는 영화는 실질적으로 사라졌다고 해도 무방합니다. 예를 들어 <봄여름가을 그리고 봄> 같은 작품이나, 제가 한국영화에서 사계를 가장 아름답게 담아낸 작품으로 꼽는 <취화선> 같은 영화는 (분명한 의도를 갖지 않는 한)이제 찍지 않거나, 못한다고 보는 게 타당합니다. 그러나 다큐멘터리 분야로 오면 약간 이야기가 달라지기는 하겠습니다.
<땅에 쓰는 시>는 한국 1세대 조경가 정영선을 통해 한국식 정원과 그가 창작한 정원을 통해 한국의 사계를 엿보게끔 합니다. 그러한 까닭에 한국의 자연, 색감, 미학, 철학, 그리고 인물에 이르기까지 두루 살펴볼 수 있는 특장점을 가졌습니다. 눈에 가득 차오르는 자연과 자연이 그린 색감, 색감이 만든 미학, 미학이 영글은 철학과 이 철학을 실천하는 인물에 다다르면!!!
이 다큐멘터리는 블록버스터에 못지않다, 라는 결론에 다다릅니다.
정말 멋졌습니다. 시쳇말로 자연을 보여주는데 국뽕 차오르는 차오르는 신비한 경험을 했다면 믿으시려나요! 영화 좋았습니다. 물론 목적과 의도성을 가지고 만들어진 다큐라, 그 정도만 감안하신다면 마음이 푸근해지고 가슴이 웅장해지는 경험을 하실 겁니다.
땅에 쓰는 시, 대한민국 전체가 시였어라!
추천인 6
댓글 6
댓글 쓰기정치,종교 관련 언급 절대 금지입니다
상대방의 의견에 반박, 비아냥, 조롱 금지입니다
영화는 개인의 취향이니, 상대방의 취향을 존중하세요
자세한 익무 규칙은 여길 클릭하세요
좋았습니다.
저도 분재 10억짜리, 뭐 이런 이야기 들었던 기억도 스치네요. 그들만의 세계 같아요.
오늘도 좋은 날 되십시오.
한국 전통의 정원은 어떨지 궁금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