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랜드] 파키스탄 가부장 사회에 대한 섬세한 스케치

자아, 욕망에 대한 사회적 억압이 가져 온 개인적 비극, <조이랜드>는 결코 웃을 수 없는 코미디다.
형 내외와 함께 아버지를 모시고 사는 하이다르와 뭄타즈 부부. 아직 직업을 가지지 못한 하이다르는 메이크 업 일을 하는 아내 뭄타즈 대신 집안 일을 돌보고 있다. 트랜스젠더 가수 비바에게 강력한 끌림을 느낀 하이다르가 가족들을 속이고 비바의 백댄서 일을 하게 되면서 파키스탄의 '평범한' 이들 가족에게 예기치 못 한 균열이 생겨난다.
메이크업 전문가로서 이제 막 사회적 성취에 어려운 첫 발을 내뎠던 뭄타즈는 남편 하이다르의 구직으로 일을 그만 두게 되면서 커다란 실의에 빠지지만, 하이다르를 포함한 가족 누구도 그녀의 우울증에 관심을 두지 않는다. 비바에게 끌려 동성애적 성 정체성이 발현된 하이다르는 여성의 정체성을 가진 비바에게 남성성을 요구하는 터무니 없는 실수로 실연을 한다. 거동이 편치 않은 아버지는 오래 전부터 이웃의 미망인과 정신적 교감을 나누어 왔지만, 어느 날의 사건 이후 그녀와의 관계를 부정해 버린다.
각자의 욕망은 사회적(그리고 종교적) 관습이 강제하는 터부에 막힌다. 혹은 자신의 욕망을 어떻게 풀어나가야 하는지 자체에 대한 적절한 해법을 찾지 못하고 지리멸렬한다.
<조이랜드>는 하이다르의 가족 서사를 통해 가부장적인 파키스탄 사회의 현실을 입체적으로 스케치한다. 현실에 대한 정확한 포착은 그 자체로 목소리만 큰, 공허한 주의, 주장보다 더 큰 이해와 울림을 준다.
영화 말미 쿠키처럼 제시되는 하이다르와 뭄타즈의 결혼 전 에피 플래시백은 두 사람의 비극을 더욱 아프게 아로새긴다.
다솜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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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가 코미디인가요?
정말이지 21세기에도 여전한 전근대 사회의 비극이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