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유> 물비늘

임승현 감독이 연출한 <물비늘>은 손녀를 사고 잃은 한 여성이 숨겨진 비밀을 찾는 여정을 담고 있는 작품입니다.
장의사로 일하고 있는 예분(김자영)은 오늘도 손녀 수정이 죽은 강가에서 금속탐지기로 뭔가를 찾고 있습니다. 손녀 죽음에 대한 의문이 너무 많아 그 비밀에 대한 단서가 될 만한 증거를 찾기 위해 그녀는 매일 같이 강으로 나옵니다. 한편 절친이자 같은 일을 하는 동료인 옥임(정애화)은 암선고로 인해 살 날이 얼마 남지 않아 손녀인 지윤을 예분에게 부탁합니다.
사실 지윤은 수정과 절친이었는데 수정이 죽었던 날 의문스러운 점이 지윤에게 있는 것 같은데 지윤은 이야기를 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죠. 얼마 지나지 않아 옥임이 세상을 떠나게 되지만 지윤의 아버지는 옥임의 장례를 위해 나타나지 않고 지윤은 잠시 동안 예분의 집이자 직장인 장례식장에서 지내게 됩니다. 며칠 간 함께 하면서 지윤은 불편한 마음이 생기고 수정과의 비밀을 말하려고 합니다.
<홈리스>를 연출했던 임승현 감독의 신작인 <물비늘>은 상실에 대한 남은 자들의 관한 이야기입니다. 끈끈했던 관계가 누군가의 죽음으로 인해 금이 생기고 그 금이 다시 붙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이야기하는 이 작품은 생각보다 불편한 점이 있는 작품입니다. 특히 주인공 예분이 자책하는 모습이 가학적이면서 가슴이 아픕니다. 게다가 딸이자 수정의 엄마와의 관계가 틀어지는 것도 안타깝고요.
결국 누군가의 용기와 함께 그 용기에 대한 용서가 함께 해야 떠나는 자를 편하게 보내주는 마음이 생기게 된다는 것이 이 작품이 하고 싶은 아닌가 싶습니다. 전작 <홈리스>가 가난한 청년들의 결핍에 대한 이야기라면 <물비늘>은 두 세대가 돌아올 수 없는 관계를 어떻게 회복하는지 보여주는 작품입니다.
다양한 매체에서 다양한 엄마 역할을 맡아온 김자영 배우의 캐릭터와 연기가 인상적인 작품입니다. 상실에 대한 책임과 그 책임을 다하기 위한 일종의 집착을 배우의 얼굴로 고스란히 담아내고 있습니다.
세월호 사건을 어쩌면 떠오르게 하는 이 작품은 감독의 인터뷰에선 이 부분을 억지로 생각하지 않았다고 하지만 많은 관객들이 생각할 수 밖에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다양한 방식과 소재로 잊지 않고 기억한다는 것 또한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 작품이기도 했습니다.
깊이있는 좋은 작품 같습니다. 리뷰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