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을 보고 (쿠키O)
0.
영화 예매 일정 착오로 이전 <킴스 비디오>의 후반 10분 가량 겹치는 스케줄로 예매하는 등 개인적 이슈가 있어 <30일>의 초반 10분 가량은 보지 못했음을 밝힙니다.
아울러 남대중 감독의 전작 <기방도령>과 <위대한 소원>은 보지 못한 상태에서 큰 기대감 없이 관람했습니다.
1.
영화는 중간에 인물의 대사에서 노골적으로 나오듯 ‘클리셰’를 변주하는 데서 오는 재미에 기반한 코미디(코믹 로맨스)영화입니다.
멀게는 <간첩>의 후반부 야구 장면, 가깝게는 <시라노 ; 연애조작단>, <남자사용설명서>같은 작법인 셈이죠.
2.
굉장히 코믹한 에피소드 모음집과도 같아서 타율 높고 양 많은 코미디로 119분의 러닝타임 동안 루즈한 감이 없다는 것만으로 코미디 영화로서는 일정 부분 성공했다고 봐도 될 겁니다.
그도 그럴 것이 초반 30분 간은 아예 합의 이혼 조정실에 집중하면서 이혼 사유 에피소드를 나열합니다. <내 아내의 모든 것>의 초반부를 과장한 것처럼요. 공감대가 높고 현실적이면서도 코믹하게 잘 묘사하는 유머 감각이 좋습니다.
<결혼이야기>의 코미디 버전같달까요.
3.
초반 30분이 지나고나서야 사고가 나면서 본격적으로 사건이 발생하고 3막 구조 아래에서 영화가 전개됩니다.
러닝타임의 50분 째부터 디데이를 활용되는데 10분 가량 단위로 일수가 전환됩니다. 매 시퀀스 별로 빼곡하게 타율 높은 코미디가 심어져있어 유머가 부지런히 작동합니다.
4.
영화는 로맨틱 코미디의 클리셰의 정해진 수순을 밟으면서도 부분 부분 클리셰를 비트는 방식에서 오는 유머를 취합니다.
두 남녀 주인공의 만남에도 전형성을 비틀면서도 동거하는 상황적 조건이라는 클리셰를 취하는 것처럼요. 러닝타임의 90분이 되는 지점에서 각본의 위기에 도달하는 등 충실하게 로맨틱 코미디의 문법을 따르고 있으면서도 살짝 그 클리셰 비틀기에서 오는 재미로 씬과 씬, 시퀀스와 시퀀스를 연결해냅니다.
5.
후반부가 될수록 클리셰 비틀기가 노골적으로 들어나게 됩니다. 인물의 대사로 지금이 클라이맥스 지점임을 알리거나 단서의 힌트를 대놓고 전달하는 식으로요.
유머의 디테일도 좋은데 일례로 남자캐릭터 하나가 화장실에서 소변을 누면서 대화를 할 때 바바리 코트로 몸을 가리는 등이 그렇습니다.
6.
사실 클리셰 비틀기가 빼곡하게 심어졌지만 깨알 같아서 영화 전체는 클리셰의 정해진 수순에서 벗어나지 못합니다. 그러니까 장르 문법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기 보다는 군데 군데 필요한 부분에서 이점을 취하는 식이랄까요.
좀 더 과감했던 <남자사용설명서>를 떠올리면 그런 점에서 아쉬움이 남긴 합니다.
+ 엔딩 직후 2개의 쿠키 영상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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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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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보다 낫네요 ㅋㅋ 저는 30분이나 놓쳐서
예고편으로 겨우겨우 대체했었는데 ㅜㅜ
가볍~게 좋은 코미디 영화라 생각하는데,
추석에 개봉하면 더 좋았을 아쉬움과
웃음타율이 유치하지 않아서 괜찮게 봤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