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스포][리뷰] 30일 - '로맨틱코미디가 아니라 코믹로맨스'라는 강 배우 설명이 딱인 영화

[30일]은 시놉시스에 나온 그대로의 내용이고
거기서 예상할 수 있는 바로 그 이야기가 전개됩니다.
그런데 지루하거나 식상하지가 않아요.
간단히 한줄 감상을 쓰자면, 그냥 재밌습니다.
서양 로코물을 한때 열심히 찾아보던 시절이 있었는데
2천년 앞뒤 시기에 히트했던 워킹타이틀 영화와 그 아류 스타일의 이야기예요
독특한 상황에 빠진 주인공 남녀, 둘의 절친들,
그리고 주연들 보다 더 괴팍하고 사랑스런 주변인들.
하지만 이런 뼈대를 가져와서 영화는 현재/한국의 상황을
제대로 덧입히고 그거로 부족해서 타율 높은 개그로 가득 채웁니다.
일단 대사들이 전 좋았습니다.
장진 감독의 [기막힌 사내들]이나 이병헌 감독의 [스물]을 보았을 때 느낌이었어요.
신선하고 타이밍과 센스가 좋고, 불편함이 적은 희극 말이죠.
정소민과 강하늘 두 배우들은 좋은 각본을 그만큼 훌륭하게 풀어냅니다.
아무리 좋은 책이라도 글만으로는 한계가 있잖아요.
그걸 아주 적절한 연기로 백분 끌어내서 사람을 웃겨요.
강하늘이야 전작들을 통해 희극 연기의 재능을 알고 있었지만
출연작을 거의 본 적이 없는 저로선 정소민이 이런 연기가 되는 사람이구나 감탄했습니다.
(쓰고 보니 '스물'에 두 배우가 같이 나왔었네요... 역시 싹수부터 달랐어....)
양쪽 캐릭터 모두 조금만 삐끗하면 웃기기 전에 비호감이 부각되거나
아니면 어색한 연기에 보는 이가 부끄러워질 요소들이 있는데
그런 함정들을 요리조리 전부 피해갔어요.
조연들은 베스트와 워스트가 분명하게 갈리는 느낌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 베스트는 여주 엄마로 나온 조민수 배우와
남주의 친한 형님으로 나온 윤경호 배우였어요
정소민의 친구로 나온 엄지윤 배우도 좋았지만...
이 분은 이런 작품에서라면 살짝 치트키 같은 거니까요. (아마 게임에 프로리그 선수 나온 격이랄까)
이야기의 전체적인 구조가 전형적 로코 서사라고 앞서 언급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맥을 짚어가는 부분에선 확실하게 변주를 주는 이야기도 장점입니다.
초반에 남주 강하늘이 장모님이 될 조민수를 만나는 식당 장면이라거나
마지막 공항에서 두 주인공이 만나는 장면들 같은 거요.
비틀거나 한끝 다르게 쓰는 것이 말처럼 쉽지가 않은데 매우 성공적. 로맨틱합니다.
재작년 [연애 빠진 로맨스]나 얼마전 [달짝지근해:7510]이 떠오르는
추천하고픈 한국 로맨스 코미디 영화였습니다.
추천인 8
댓글 7
댓글 쓰기정치,종교 관련 언급 절대 금지입니다
상대방의 의견에 반박, 비아냥, 조롱 금지입니다
영화는 개인의 취향이니, 상대방의 취향을 존중하세요
자세한 익무 규칙은 여길 클릭하세요



로코가 취향은 아니지만 궁금해지는군요.

설마 이 작품 이병헌 감독이 참여했다면 대반전 ㅋㅋㅋㅋ
그러나 거미집의 블랙코미디에는 살짝 못미쳤네요 ㅋㅋ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