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야자키 감독 지브리 신작 스토리 정보 공개
<그대들, 어떻게 살 것인가>의 제목 등에 영향을 준 책의 작가의.. 손자가 쓴 글입니다.
https://book.asahi.com/article/14953353
<그대들, 어떻게 살 것인가>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이 신작 영화에 대해 말한 것. 그리고 요시노 겐자부로에 대해서.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10년 만의 장편 애니메이션 영화 <그대들, 어떻게 살 것인가>가 7월 14일부터 개봉한다. 요시노 겐자부로의 동명 저서와는 전혀 다른 스토리가 펼쳐진다는 것 외에는 자세한 내용은 베일에 싸여 있다. 모종의 인연으로 미야자키 감독과 만난 필자가, 감독이 신작에 대해서 했던 말과 작품을 감상하며 느낀 점 등을 되짚어 보았다. (글: 요시노 타이치로)
[주의] 이 기사에선 영화 <그대들, 어떻게 살 것인가>의 내용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저 역시도 이해가 안 갑니다.”
“아마도 이해가 안 갔을 겁니다. 저 역시도 이해가 안 가는 부분이 있었어요.”
2023년 2월 말, 도쿄의 한 스튜디오에서 상영된 <그대들, 어떻게 살 것인가> 최초 시사회. 요네즈 켄시가 노래한 피아노 발라드곡이 흐르고 스탭롤이 끝난 순간, 조명이 켜지고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코멘트가 흘러나왔다.
객석에서 가벼운 웃음소리가 흘러나왔다. 나도 그 중 하나였다. 너무 빠른 전개와 최대한도로 꽉 들어찬 정보를 다 소화하지 못해서, 멍하니 앉아 있다가 그 말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
이것은 ‘미야자키 애니메이션’의 집대성인가, 요시노 겐자부로의 저서 <그대들, 어떻게 살 것인가>를 재해석한 것인가. 아무튼 한 번 본 것만으로는 도저히 전모를 파악할 수 없었다.
“내 일을 할 수밖에 없다.”
이번 작품은 개봉 전 홍보도, 매체 관계자를 대상으로 한 시사회도 전혀 없이 개봉일을 맞이했다. 이례적인 분위기 속에서 내용은 물론, 본 것조차 입 밖에 낼 수 없는 출연진과 스태프 대상 시사회에, 나와 부모님이 초대된 이유는 아버지가 <그대들, 어떻게 살 것인가>의 저자 요시노 겐자부로의 장남이고, 내가 손자였기 때문이다.
그보다 5년 정도 전인 2017년 11월, 아버지와 나는 도쿄 코가네이의 스튜디오 지브리에 초대받아 미야자키 감독과 대면했다. 더 거슬러 올라가면 15일쯤 전, 어느 행사에서 미야자키 감독이 갑자기 다음 작품의 제목이 <그대들, 어떻게 살 것인가>라고 밝혀서 뉴스 등에서 화제가 된 적이 있다. (작가의) 친족으로서 너무나 뜻밖이라서 꽤나 놀랐지만, 미야자키 감독은 “무심코 (미리) 말해버렸습니다.”라고 사과한 뒤 작품에 대해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초등학교 때 교과서에 실린 <그대들, 어떻게 살 것인가>의 첫 부분에 강한 인상을 받았다는 미야자키 감독은, 오래된 책을 스튜디오에 가지고 다녔다. 젊은 제작 스태프들에게도 읽어보라고 권유했더니 “이 책은 아직 살아있네요.”라며 호평 받았다고 하고, 작품의 제목을 정하는 단계에서 누군가가 “‘그대들, 어떻게 살 것인가’가 좋네요.”라고 제안했다고 한다. 당시 제작이 막 시작됐을 뿐이지만, 영화의 초반과 마지막 장면에 이 책이 등장하는 것도 미야자키 감독이 이미 결정해놨다고 한다.
미야자키 감독에 따르면, 은퇴 선언을 철회하고 임한 이번 작품에선 “그동안 내가 피했던 것, 내 일을 할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었다고 한다. “쾌활하고 명랑하고 긍정적인 소년상(의 작품)을 몇 편 만들었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았던 것 아닐까. 나 자신이 정말로 우물쭈물하던 인간이었기 때문에, 소년이라는 것은 좀 더 음침하고 여러 가지로 혼란스러운 존재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계속 들었다.”
“우리는 갈등 속에서 살아간다는 것, 그것을 다 까발리는 거죠. 달리기도 느리고, 남에게 말 못할 부끄러운 일도 내면에 가득 품고 있는, 그런 주인공을 만들어 보자고 생각했어요. 온몸으로 힘껏 극복해 나갈 때, 비로소 그런 문제를 받아들이는 자신이 되지 않을까 말이죠.”
감독의 자서전인가, <그대들...>의 재해석인가
그런 이야기를 들은 뒤 영화를 보니, 이번 작품의 주인공 ‘마키 마히토’ 소년은 미야자키 감독의 소년 시절을 모델로 삼았다는 것이 이해된다.
때는 태평양 전쟁 중인 1944년, 도쿄를 덮친 공습으로 입원 중인 어머니를 잃고 아버지가 운영하는 전투기 공장과 함께 가족은 교외로 피신한다. 그들을 맞이한 건, 아버지의 재혼 상대가 된 어머니의 여동생. 뱃속에 새 생명을 품고 있는 새 어머니를 마히토는 받아들이지 못하고, 전학 간 학교에서도 고립된다. 그러던 어느 날, 마히토는 피난 온 저택에서 우연히 한 권의 책을 발견한다.
저택의 정원 숲에는 버려진 서양식 저택이 새워져 있다. 마히토의 ‘큰아버지’인 전설적인 인물이 세웠다고 한다. 이윽고 마히토 앞에 “어머니가 당신을 기다린다. (어머니는) 죽지 않았어.”라고 사람의 말을 하는 파란 백로가 나타나고, 마히토는 그것을 따라서 저택 안으로 들어간다...
여기서부터는 '미야자키 애니메이션의 집대성'과 같은 신기한 세계의 모험이 그려지는데, 소년의 성장이라는 주제가 공통된 탓인지, 미야자키 감독이 할아버지의 작품 <그대들, 어떻게 살 것인가>를 재해석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게 하는 장면도 나온다.
소설 <그대들, 어떻게 살 것인가>에서는 별명이 코페르인 주인공 소년 혼다 준이치가 아버지를 잃고, 부모를 대신하는 ‘외삼촌’과의 대화와 교환 노트를 통해 성장해 나간다. 영화 속에서 마히토와 큰아버지의 대화는 코페르와 외삼촌의 대화를 떠올리게 한다. 큰아버지가 마히토에게 전하는 “네 손으로 싸움이 없는 세상을 만들어라.”라고 하는 말은 전쟁 중 태어난 미야자키 감독이 다음 세대에게 전하는 직설적인 메시지일 것이다.
그러고 보니 중반부에 등장하는 '와라와라'라는 캐릭터는, 미야자키 감독이 초등학교 시절 읽은 <그대들...>의 초반부에서, 코페르가 긴자 백화점 옥상에서 내려다보는 군중과도 닮았다. 그리고 그 장면은, 이 장면은.... 하고 잇달아 등장하는 수수께끼 같은 설정에, 도저히 해석이 따라가지 않은 상태로 2시간 4분이 순식간에 지나간다.
할아버지 요시노 겐자부로와 나
시사회를 마치고 돌아가는 길에 문득 생각했다. 마히토 소년이 세대 차이가 크게 나는 큰아버지와 대화한 것처럼, 나도 지금 할아버지와 직접 대화를 나눌 수 있다면 어떤 말을 주고받을까.
내가 초등학교에 입학하기 전, 할아버지는 두 집 건너 다른 집에 살고 계셨는데, 놀러 가면 그림책을 읽어주시고, 내 얼굴을 그려주시는 등 손자인 나를 귀여워해 주셨다. 이미 80에 가까운 고령으로 약 세 번 중 한 번은 누워 계시면서 "오늘은 몸이 안 좋아서 미안하다"라며 돌려보내셨고, 어느덧 입원과 퇴원을 반복하다가 가까이 다가가지도 못하게 되었다. 폐와 목 질환이 악화되어 말년에는 말도 할 수 없게 된 할아버지는 내가 초등학교 2학년 때 82세의 나이로 돌아가셨다.
할아버지는 전쟁 전, 육군에서 제대한 후 치안유지법 위반 혐의로 투옥되어 군법회의에 회부되었으나 구사일생으로 살아나셨다. 석방 후 작가 야마모토 유조의 어린이 대상 책들의 편집을 돕던 중, 집필한 책이 <그대들, 어떻게 살 것인가>였다. 전후에는 이와나미 서점(출판사)의 잡지 ‘세카이’의 초대 편집장 등을 역임하며 아버지에게는 “반골 정신을 늘 가져라.‘ ’겸손하고 당당하게‘ 등 언론인의 마음가짐을 수시로 설파했다고 하는데, 물론 나는 할아버지로부터 당신의 장렬한 생애를 듣거나 가르침을 받은 적이 없다.
할아버지가 돌아가신 뒤에도 <그대들...>은 이와나미 문고에 수록되어 많은 사람들이 읽게 됐다. 자랑스러우면서도 '위대한 할아버지를 두었다'는 말을 듣는 것이 다소 부담스럽기도 해서 적극적으로 밝히지는 않았지만, 신문기자와 웹 편집자가 된 뒤로, 이따금 할아버지가 남긴 다른 저작들을 다시 읽게 되었다. <직업으로서의 편집자>에 수록된 전후 혼란을 거쳐 ‘세카이’를 창간한 회고록 등에선 친족이 나오기도 해서 남의 일로 읽히지 않고, 시대가 바뀌어도 지켜야 할 가치와 교훈이 있다는 것을 가르쳐준다. 저작을 읽는다는 한정된 형태이긴 하지만, 할아버지와 나누는 일종의 대화일지도 모른다.
<그대들...>은 2017년에 만화로 만들어져 21세기다운 형태로 다시 등장했다. 그리고 약 6년의 제작 기간을 거쳐, 다른 작품이긴 하지만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동명 영화가 개봉됐다. 이러한 일들은 ‘다정한 할아버지’로만 기억해온 손자에게 할아버지가 뜻밖의 선물을 전해준 것 같기도 하다. 어딘가에서 손자인 나를 계속 지켜보고 있는 것은 아닐까. 그리고 무언가를 계속 묻고 있는 것은 아닐까. 마히토를 지켜보는 '큰아버지'처럼. 미래의 자식에게 책 한 권을 맡긴 마히토의 어머니처럼.
그 물음에 어떻게 대답할 것인가. 즉 나는 어떻게 살 것인가. 어쨌든 한 번만 보고는 회수하지 못한 복선을 찾아 다시 한 번 극장으로 발걸음을 옮길 것이다. 할아버지와의 새로운 '대화'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추가로 <잃어버린 것들의 책>이라는 아일랜드 작가의 책이 스토리에 영향을 줬다는데... 줄거리가 확실히 비슷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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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세월 병마에 시달리다 세상을 떠난 엄마, 그리고 연이은 아빠의 재혼과 곧이어 태어난 이복동생, 이 모든 현실이 열두 살 소년 데이빗으로서는 받아들이기 힘들다. 결국 외롭고 화가 난 그는 현실에서는 눈을 돌린 채 다락방 침실에서 동화책을 읽으며 엄마를 그리워한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어둠속에서 책들이 소곤거리기 시작한다. 죽은 어머니가 사랑했던 신화와 동화 속에 빠져들면서 데이빗의 현실 세계와 상상의 세계가 뒤섞이기 시작한다. 온몸이 뒤틀린 꼬부라진 남자가 찾아와 조롱의 미소를 지으면서 “모두 기다리고 있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국왕 폐하! 새로운 국왕 만세!”라는 수수께끼 같은 말을 남긴다.
당시는 유럽 전역에 전쟁의 광기가 몰아치고 있었다. 전쟁의 포화는 데이빗이 살던 곳도 덮치고 말았다. 폭격이 심하던 어느 날, 정원에 나가 있던 데이빗은 폭격기를 피해 나무 둥치의 구멍에 숨었다가 낯선 세상 속으로 발을 내딛게 된다. 그곳은 바로 데이빗이 상상하던 세계이자 섬뜩하리만치 현실적인 세계, 신화와 동화가 절묘하게 어우러진 이상한 세계, 늑대들과 늑대보다 더 악랄한 짐승들이 살고, 이상한 책 속에 자기만의 비밀을 간직한 채 죽어가는 왕이 다스리는 세계였다.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왕이 갖고 있다는 모든 비밀을 간직한 책인 『잃어버린 것들의 책』을 봐야 한다는 숲 사람의 조언에 따라 데이빗은 왕을 만나기 위한 여행을 떠난다. 그리고 그 여정에서 백설 공주를 독살하다 실패한 그녀에게 착취당하는 일곱 난쟁이, 어린아이를 사냥하는 사냥꾼, 가시로 뒤덮인 궁전을 지키는 사악한 마녀 등 많은 사람을 만나게 된다. 이들은 모두 데이빗이 읽었던 동화 속 주인공들로, 데이빗이 가진 두려움이 현실화된 존재들이다. 그리고 데이빗의 이들에게 도움을 받기도 하고 때로는 위험에 처해 죽을 고비를 넘기기도 하며 조금씩 성장하게 된다. 어렵게 도착한 왕의 궁전, 그러나 그 여행의 끝에는 끔찍할 정도로 잔인한 현실이 그를 기다리고 있다.
gol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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