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크모드
  • 목록
  • 아래로
  • 위로
  • 댓글 4
  • 쓰기
  • 검색

<블론드>, 세상은 어떤 마릴린 먼로를 원하는가

여누리 여누리
2029 7 4

"스크린 밖에서는 한 번도 행복한 적이 없었다"

마릴린 먼로의 생전 마지막 인터뷰 중에서, 매거진 <라이프>

 

2013112515009962335_1.jpg

 

인물사진의 대가 필립 할스만은 마릴린 먼로의 미공개 사진을 50년만에 세상밖으로 내놓으며 이렇게 말했다. '마릴린 먼로는 렌즈를 단순한 유리가 아닌, 수천만 남성의 눈이라 생각하며 렌즈를 향해 추파를 던지는 탁월한 능력'을 가졌다.

 

참조: <끝끝내 불행했던 그녀, 마릴린 먼로>

https://www.wikitree.co.kr/articles/159205

 

샤넬 넘버5 향수를 손가락에 묻혀 가슴 주변에 슬쩍 바르며 두눈을 감고 관능적인 미소를 짓는 마릴린 먼로의 사진을 보면, 그녀가 얼마나 카메라 앞에서 영리한 배우였는지 잘 알 수 있다. 자신의 이미지가 지닌 영향력을 최대한 활용할 줄 알던 배우. 누군가는 이를 두고 성상품화라고 했을 것이며, 누군가는 또 이를 두고 헤프다며 비난했을 것이다. 그런데 마릴린 먼로에게 그러한 섹슈얼리티 이미지는 생존을 위한 방어막이자 수단이었다.

 

고아원과 입양 생활, 그리고 입양 가정에서 7살때 겪은 성폭행, 양부모의 강요에 의해 마지못해 했던 첫 결혼, 무능한 첫 남편 대신 생계를 위해 군수공장에서 페인트칠을 비롯해 각종 군수 제품 수리 등 공장 노동자로 근무했던 마릴린 먼로. 그녀는 어느날 운명처럼 카메라 앞에 서게 된다. 카메라 앞에서 더없이 행복해 하는 마릴린 먼로의 모습을 본 사진작가의 소개로 모델 에이전시에 들어가게 되고 전설적인 핀업걸(달력 사진 모델)이 된 그녀.

 

마릴린 먼로의 사진을 보면 꽤나 놀랍다. 그 어떤 여배우보다 가장 포토제닉하며 눈과 입술과 표정으로 마치 말을 거는 듯한 표정을 짓는 모습에서 그 타고난 재능을 엿볼 수 있다.

 

하지만 헐리우드는 그녀에게 만만한 세상이 아니었다. 생전 마지막 인터뷰에서, 당대 톱 여배우였음에도 불구하고 마릴린 먼로는 이렇게 말했다. 

 

"헐리웃은 여배우의 영혼에 단돈 5센트의 가치조차 인정해주지 않는데, 그 속에서도 자신은 늘 이방인이었다"

 

당대 톱 여배우이자 최고의 티켓 파워를 가졌던 여배우 마릴린 먼로가 정상의 자리에 있을 때 했던 말이라는 점에서 더욱 소름끼친다. 그녀는 절대 행복하지 않았던 것이다. 그런데 지금 수많은 언론과 시청자들은 넷플릭스의 <블론드>가 마릴린 먼로의 불행만 부각시킨다며 비난한다. 

 

스스로 스크린 밖에선 행복한 적 없었다고 밝힌 마릴린 먼로를 소재로 한 영화에서 시청자들과 언론과 비평계는 '행복'을 찾으려  했다고 하니 실소를 금할 수 없다. 그들이 원했던 건 어쩌면 마릴린 먼로의 내면이 아닌, 그저 화려한 이미지의 나열 아닐까?

 

1252D54F4FFF840201.jpeg

 

50년대 당시 사람들이 바라보던 마릴린 먼로의 그 이미지를 여전히 요즘의 시청자들과 언론과 비평계도 원했던 것일까? 저렇게 카메라를 바라보며 관능적 포즈와 미소를 머금은 마릴린 먼로만 보여달라고 외치는 것 같다.

 

영화 <블론드>는 마릴린 먼로의 삶을 일대기적으로 구성했지만, 사건 나열에 그치지 않고 마릴린 먼로와 노마 진(마릴린 먼로의 본명)의 내면을 그 끝이 어딘지 알 수 없을 정도로 파고드는 작품이다. 카메라 렌즈 앞에서만 행복했다던 마릴린 먼로의 내면에 카메라를 들이밀어 노마 진의 표정을 담아내려던 의도가 돋보인다.

 

역대 가장 높은 수위라는 보도에 수많은 사람들은 노출에만 관심을 가졌다가 실망했다고 한다. 사실 넷플릭스가 수위 조절이 필요하다며 우려를 표했던 장면은 신체 노출 수위가 아닌, 미국인이 여전히 존경한다는 케네디 대통령과 마릴린 먼로의 은밀한 장면과 성폭행 장면이었을 듯하다. 해당 장면이 그대로 공개될 경우 케네디 대통령은 물론이고 미국 영화계의 레전드이자 더 나아가 여전히 미국 대중문화의 아이콘인 마릴린 먼로에 대한 모욕이라는 비판 여론을 아마 공개 전부터 우려했기에, 편집에 전혀 관여하지 않던 넷플릭스마저 공개를 1년이나 연기하며 수위 조절을 감독에게 요청했던 것으로 보인다.

 

두 장면 모두 수십년 동안 루머로만 떠돌던 내용이었기에 과연 그 장면이 꼭 필요했냐고 반문할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사실 확인이 가능한 내용도 아니다. 어쩌면 영원한 비밀일지도 모른다. 앤드류 도미닉 감독은 팩트냐 아니냐는 중요하지 않다고 답했다. 해당 장면을 통해 표현하고자 했던 의도가 무엇이냐가 중요하다는 답변인 듯하다. 동의한다.

 

20220506000526_0.jpg

<사진은 케네디 대통령과 마릴린 먼로>

 

사람들은 어떤 마릴린 먼로를 원할까?

-우리의 마릴린 먼로는 착취 당한 적 없으며 불행하지 않았고 배우로서의 삶을 즐겼으며 정재계 및 헐리웃 권력자로부터 희롱 당하거나 성폭행 당한 적 없다. 우리는 화려한 마릴린 먼로를 원한다. 달력 속 핀업걸로서의 마릴린 먼로

 

설마 이런 마릴린 먼로만 기억하려고 했던 건 아닐까? 영화 <블론드>가 불편하다는 사람들에게 묻고 싶다.

신고공유스크랩

추천인 7

  • 로버트카파
    로버트카파
  • NeoSun
    NeoSun

  • oriental
  • 록산
    록산
  • 카란
    카란
  • golgo
    golgo

  • 엄마손

댓글 4

댓글 쓰기
추천+댓글을 달면 포인트가 더 올라갑니다
정치,종교 관련 언급 절대 금지입니다
상대방의 의견에 반박, 비아냥, 조롱 금지입니다
영화는 개인의 취향이니, 상대방의 취향을 존중하세요
자세한 익무 규칙은 여길 클릭하세요
profile image 1등
시간내서 봐야겠습니다. 후기 잘 봤습니다.
21:57
22.10.02.
profile image 2등
좋은 후기 잘 읽었습니다!
볼까말까 좀 망설였는데 봐야겠어요.
23:45
22.10.02.
profile image 3등
후기 잘 쓰셨네요. 전 제가 생각했던 똑똑하고 도발적인 모습이 아니라서 조금 지루하게 느꼈어요.
혹시나 나와줄까 했던 한국 미군기지 공연 얘기도 없고... 뭐, 소설원작이니 소설을 잘 따라갔겠지만요.
01:44
22.10.03.
profile image

영화 보는 중입니다. 시간없어 중간정도 봤고 마저 봐야 하네요. 글 잘 봤고 전적으로 동감합니다.
불편하다는 시각들 얘기듣고 화난다기보다 너무 말의 깊이가 얕아서 헛웃음만 났습니다.
아니 그럼 저들은 실존인물 소재 영화는 모두 행복하고 긍정적이고 해피엔딩만을 원한다는 건가요?
날카롭고 분석력있는 비평 근처에도 못가기에 그냥 무시할만 합니다. 그런 시선들은.

불편하다는 이들에게 말하고 싶네요.
행복하고 화려하고 뭔가 교훈적이고 볼거리있는 실존인물 영화를 원합니까?
그냥 마릴린 몬로 스커트 올라가는 상징적인 샷만 백번 보고 있으시라고.
아님 서점가서 아동용 전기 만화나 동화책을 읽으시라고요.
마저 봐야겠지만, 아나의 연기는 그녀의 커리어 정점에 오른듯 합니다. 그건 확실해 보입니다.

09:58
22.10.03.
권한이 없습니다. 로그인
에디터 모드

신고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신고하시겠습니까?

댓글 삭제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삭제하시겠습니까?

공유

퍼머링크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10월 이전 회원 가입자 폰인증 방법 안내 6 익스트림무비 익스트림무비 22.11.08.11:03 13661
HOT 조선 16대 임금 인조에게 8년사이 무슨일이.. 1 피프 피프 1시간 전19:49 534
HOT [RRR] 인도 본국 이벤트 1 카란 카란 1시간 전19:40 190
HOT 넷플릭스 2023년 신작들 정리 2 NeoSun NeoSun 1시간 전19:28 771
HOT 넷플릭스 신작 [트롤의 습격] 로튼지수 2 kimyoung12 1시간 전19:07 645
HOT 제임스 카메론 "오직 나만이 [아바타] 시리즈를 감독할수 있다. 내... 2 kimyoung12 2시간 전18:54 717
HOT CGV 용산 경품 현황입니다. (18:40경) 6 라플란드 라플란드 2시간 전18:46 479
HOT 메가박스 코엑스 경품 현황 (18:40) 1 영화보는코초송이 2시간 전18:43 313
HOT <트랜스포머: 비스트의 서막> 티저 포스터, 티저 예고편 공개 6 넷플마니아 넷플마니아 2시간 전18:08 1217
HOT '앤트맨과 와스프: 퀀텀매니아' 스페셜 룩 예고편 (우리말 정식) 1 golgo golgo 2시간 전18:04 691
HOT 디즈니+ 12월 첫째 주 신작들 소개 1 golgo golgo 2시간 전18:02 593
HOT 인디와이어가 뽑은 2022 Best Movie Top 25 1 kimyoung12 3시간 전17:19 814
HOT [성스러운 거미] 국내 개봉 포스터 2 시작 시작 4시간 전16:50 1427
HOT < 아바타: 물의 길 > SCREEN X 메인 포스터 공개 4 카마도탄지로 카마도탄지로 4시간 전16:18 2189
HOT <아바타: 물의 길> 4DX 포스터 공개 5 넷플마니아 넷플마니아 4시간 전16:04 2257
HOT 팀 버튼의 '웬즈데이', 공개 첫 주 넷플릭스 83개국 1위…영어... 1 시작 시작 5시간 전15:53 880
HOT 美엔터테인먼트 위클리 선정 오스카 감독상 후보 3 왕정문 왕정문 5시간 전15:08 1214
HOT 씨네큐 굿즈 현황 (& 올빼미) 2 피프 피프 5시간 전15:00 627
HOT ‘더 마블즈’ 공식 프로모아트 3 NeoSun NeoSun 5시간 전15:00 1404
1058176
image
샌드맨33 44분 전20:12 186
1058175
image
피프 피프 1시간 전19:49 534
1058174
image
NeoSun NeoSun 1시간 전19:40 390
1058173
image
카란 카란 1시간 전19:40 190
1058172
image
NeoSun NeoSun 1시간 전19:28 771
1058171
normal
navirana 1시간 전19:24 189
1058170
image
e260 e260 1시간 전19:16 151
1058169
image
e260 e260 1시간 전19:16 182
1058168
normal
N 1시간 전19:11 299
1058167
image
NeoSun NeoSun 1시간 전19:11 197
1058166
image
kimyoung12 1시간 전19:07 645
1058165
image
NeoSun NeoSun 1시간 전19:05 182
1058164
image
NeoSun NeoSun 1시간 전19:04 193
1058163
image
NeoSun NeoSun 1시간 전18:57 131
1058162
image
NeoSun NeoSun 2시간 전18:56 343
1058161
image
kimyoung12 2시간 전18:54 717
1058160
image
라플란드 라플란드 2시간 전18:46 479
1058159
image
NeoSun NeoSun 2시간 전18:44 551
1058158
image
영화보는코초송이 2시간 전18:43 313
1058157
image
호러블맨 호러블맨 2시간 전18:39 127
1058156
image
호러블맨 호러블맨 2시간 전18:38 143
1058155
normal
허니 허니 2시간 전18:27 1206
1058154
image
넷플마니아 넷플마니아 2시간 전18:08 1217
1058153
normal
golgo golgo 2시간 전18:04 691
1058152
image
golgo golgo 2시간 전18:02 593
1058151
image
카란 카란 3시간 전17:27 537
1058150
image
kimyoung12 3시간 전17:19 814
1058149
normal
넷플마니아 넷플마니아 3시간 전17:12 334
1058148
image
시작 시작 4시간 전16:50 1427
1058147
image
카마도탄지로 카마도탄지로 4시간 전16:18 2189
1058146
normal
넷플마니아 넷플마니아 4시간 전16:10 284
1058145
image
카마도탄지로 카마도탄지로 4시간 전16:04 839
1058144
image
넷플마니아 넷플마니아 4시간 전16:04 2257
1058143
image
시작 시작 5시간 전15:53 880
1058142
image
꾼꾼 5시간 전15:42 16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