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유) <퍼스트 러브> 간단평
스포일러가 포함된 리뷰입니다.
츠츠미 유키히코 감독이 연출한 <퍼스트 러브>는 친아버지를 살해한 딸과 그녀를 변호해주는 심리상담가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작품입니다.
회사 면접을 보고 돌아오는 길에 아버지를 살해한 칸나는 언론과 경찰에게 '살인 동기를 직접 찾아라' 라는 말을 남기고 체포됩니다. 그 뉴스를 접한 심리상담가 유키는 그녀에 대한 묘한 궁금증이 일어나고 시동생인 변호사 카쇼와 함께 그녀의 변호를 맡게 됩니다.
철벽을 치고 있는 칸나의 과거를 하나씩 알아내기 위해 노력하는 유키는 그녀의 과거가 자신의 과거와 흡사하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칸나는 아주 어릴 때부터 미대 교수인 아버지의 수업에 모델이 됩니다. 남자들로만 구성된 제자들은 소녀를 모델로 데생을 하는데 소녀 옆에 두 명의 남자가 나체로 서 있습니다. 이런 트라우마를 안고 사는 칸나는 계부에게서 큰 충격을 안고 커갔고 친모는 여러 가지 이유로 이런 사실을 알면서도 모른 체하며 살아왔습니다.
한편 유키는 칸나와는 비슷한 듯 다른 청소년기를 보냈고 대학에서 지금의 남편을 만나기 전 카쇼와의 짧은 만남에서 연인으로 발전하지 못 한 이유가 청소년기의 삶에서 기인하고 있습니다.
충격적인 콘셉트의 작품입니다. 섹슈얼한 코드가 있어 충격적이기도 하지만 그런 상황에서 다수의 성인 남성 앞에 있는 한 소녀가 감당해야 하는 심리적인 공포가 이 작품의 중요한 요소가 됩니다. 유키도 이러한 사정을 한 후 자신의 과거와 동일시하면서 칸나를 이해하게 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소재가 영화적 재미와 연결되긴 힘든 것 같습니다. 그것은 소재 자체의 무거움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연출에서의 아쉬움이 있기 때문입니다. 칸나와 유키의 관계에서 오는 좀 더 내밀하고 디테일한 연출이 부족했고 오히려 유키와 카쇼 그리고 유키의 남편과의 관계가 서브플롯임에도 불구하고 좀 더 주목되는 역전 현상이 만들어져 주객전도가 되는 느낌이었습니다. 이런 부분이 좀 더 보완되었다면 꽤 괜찮은 심리물이 되었을 것 같은데 그 점이 조금 아쉬운 작품이었습니다.
후기 잘 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