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득. 어머님께서 고물상에 팔고 좋아하셨던 1톤 트럭 내용물이 떠올라서...
때는 바야흐로...
여튼 오래 되었습니다. 제가 남자들은 다 간다는 거기에 갔던 때인데. 어머님께서 창고에 처박힌(! 절대 처박힌, 은 아니었던) 책들을 1톤 트럭에 몽땅 팔고는 30만 원 받았다고 좋아하셨던 게 떠오릅니다. 1톤 트럭 가득 차고 위에 넘칠 정도였다고 하니, 뭐가 얼마나 있었는지는 정확히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그런데!
문득 생각해 보니... 그 안에는... 지금은....
일단 생각나는 대로 적어봅니다.
'70년대-'80년대 중반까지 모은 시네마 캘린더 카드.
아마 많이들 아실 거예요. 명함보다 좀 큰 크기에 포스터랑 뒷면에 달력 보통 6개월 정도.
그게 천여 장 있었어요. 제가 다 모은 건 절대 아니고. 저랑 제 아재, 그리고 아랫집 형과 누나랑 넷이서 모은 건데. 대학 가면서 다들 저에게 물려주신. 기억 나는 것만 해도 타워링이나 록키 등. 웬만한 거 다 있었으니...
그리고 영화 포스터. 아시려나요? 벽에 풀칠해서 붙이던 영화 포스터. 종이가 지금 같은 포스터 종이가 아니라 예전 달력 느낌 나던. 이거는 친구가 극장을 해서 포스터를 그냥 뭉텅이로 주더라고요. 사이즈가 B2보다 크던가, 뭐 그랬던. 최소 백여 장 이상은 되었던 듯합니다.
잡지 우뢰매 창간호에서 마지막호까지. 별책부록과 선물까지 전부 다 있었던.
이것도 참 아까워요. 하나하나 다 모아두었던 건데.
아이큐 점프. 마찬가지 창간호부터 한 번 폐간 될 때까지 모았던 거 전부. 전설의 작품들 많았죠. 망치나 아마게돈도 연재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 외에.
학교앞 문방구에서만 팔던 건담 해적판 만화책, 고질라 관련 책자들. 이거 아시는 분들 계시겠죠, <고질라>, <라돈> 하나로 "백과" 붙여서 팔던. **건담 백과, 아시려나요. ㅎ
한국의 해적판 만화를 장식했던 드래곤볼, 슬램덩크, 그리고 이때에 나왔던 거의 모든 해적판 만화... 외인구단을 비롯한 모든 이현세 만화, 독고탁으로 유명했던 이상무 작가님 만화 등. 아 문득 생각이 나는 게, 첫 번째 까치가 주인공으로 나오는 만화책(3권짜리인가)거기에서는 까치가 특유의 까치머리가 아니었어요.
희한하게 문방구에서만 팔던 것 중에 영화 관련 서적이 있었어요. <킹콩2> 영화가 나올 때 이걸 소설도 아니고 그렇다고 화보도 아닌데 영화 내용이랑 짜깁기 해서 소설처럼 만들었던 책자들. 이게 하나 둘이 아니었던 걸로 기억해요.
007시리즈 책.
홈즈 학원출판공사 시리즈 책.
그리고!!! 제가 지금까지 너무나 아쉽게 생각하는 책 한 권은 바로.
슈퍼맨 만화책입니다.
이건 제가 중고 서점 어디를 다녀도 단 한 번도 본 적 없습니다. 슈퍼맨이 야구장에 비행기를 안착시키는 내용이었는데. 정말 한국에서는 제가 가진 것 말고는 실물로 본 적 없었어요. '60년대 출판물로 기억합니다. 제가 가장 아쉽게 생각하는 책입니다.
저렇게 많이 모았던 게 지금 돌이켜 보면 왜 그랬나 싶기는 해요. 그런데 동생들이랑 놀 수 있는 게 이런 거랑 비디오 보는 정도? 그렇다고 유복했던 것은 아니고 신문배달 하며 용돈 모아 사고 했더랍니다.
첫 휴가 나오고 다 팔았다는 말씀에, 어머니 잘했어요, 했지만 그 아쉬움은 이루 말로 다...ㅎ
물론 살다 보니 저보다 더한 분도 만났습니다. 우리나라에서 허영만 선생님 각시탈 초판본 가지고 계신 과거 새소년 잡지 기자 출신 선생님. 비디오 2만 개 이상. 책 4만 권 이상. 이 샘 댁에서 저는 한달 넘게 파묻혀서 산 적도 있었습니다. 그야말로 보물창고. 81년인가 나온 주사위로 노는 말판까지도 가지고 계시던...
다시는 책을 모으지 않으리라 했건만...
극히 일부만 보이시겠지만 제 사무실은 이 모양 이꼴입니다. 저런 책꽂이 12개에 앞뒤로 빼곡히. 그리고 못 끼워 넣은 책은 발치에 둔...
사무실에 놀러 오시는 분들은 다 도서관에 온 것 같다고...ㅎ
눈이 와서 그런가. 문득 어머님 생각이 떠올라 적어 봤네요. (나이가 차서 제 관련 일하며 이현세 샘과는 한다리 걸쳐서, 그리고 이상세 샘과도 일해 보고. 여러 작가님들과 일했던 건 영광이네요. 정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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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렉션의 가치를 모르는 사람에게는 그저 공간을 차지하는 쓰레기에 불과하죠.
이 모양 이 꽃이네요😅
컬렉션은 가치를 아는 사람들끼리... 그게 정말 맞습니다.
도로가 얼어가네요. 조심해서 다니시구요!!!
날이 차고 길이 얼어요. 부디 조심히 다니시구요. 오늘도 행복하세요.
대백과 시리즈 그건 일본의 케이분샤에서 출간한 걸 거의 베낀건데 일본 아마존이나 라쿠텐 등에서 원전을 구입하시면 됩니다 ㅎ 단 그중 몆가지는 경쟁이 심해서.. 야후 경매를 통해 구입을 시도한적도 있는데 한권에 20만원까지 올라갔다 경쟁자에게 양보.. 한 것도 있어요
원전 구입은... 지금 제 분야 구입만으로도 벅차서. ㅠㅠ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군대 가시기 전에 익무님께서 아끼시는 물건 or 희소성? 있는 물건 따로 정리해서 어머님께 미리 말씀드렸다면 어땠을까하는 생각이 드네요...
전 어려서 저런 굿즈(박물관에 있을 법한..)들을 잘 모르지만, 이전 세대에겐 가치 있는 추억의 물건'이라는 건 알 것 같아요...ㅜㅜ
추억의 물건, 도 맞겠지만 지금도 아마, 큰 금액으로 거래되고 있을 겁니다.
날이 차요, 감기 조심하시고요. 어비스22 님도 행복한 날 되십시오.
아 심정 극공감합니다
대학교이후부턴 제 방 물건 하나도 손못대게 해서 이후엔 버려진적은 없어도..
현재 희귀를 떠나 초중고때 봤던 보물섬 소년중앙 초창기 해적판 500원짜리 만화책 영챔프 영점프 대원이나 서울꺼 드래곤볼 슬램덩크 초판본 다 버려졌습니다 ㅠㅠ
지금 가장 아쉬운건 길창덕 신문수 화백꺼 단행본들이네요
리스트중엔 로봇찌빠만 생각나지만요
심지어 껌 사면 안에 들었던 껌 크기 만화 기억하시겠어요. 그것도 백여 개 이상 있었어요. ㅎ
풍선껌 만화 ㅋㅋㅋㅋ
기억에서 묻혀있었던 😂
빨리 넘기면 만화가 움직이는 듯한 파노라마 그림을 좋아했어요
명칭도 기억안나는군요 ㅠㅠ
크게 2번정도 버려진 뒤 트라우마인지 보상심리로 지금까지 만화 모으다보니 7~8천권은 넘었네요
아이 생긴뒤론 사기만 하고 뜯지도 않은게 대부분이라 리스트 정리도 안되서 몇권인지도 모르는 상황
가장 애정하는 책이 정발이 아닌 해적판 삼희출판사 책이라는 쿨럭😅
그래도 해적판은 해적판 나름대로의 낭만과 추억이 있었던 듯해요.
저도 지금 모인 책 중에서 제일 애정하는 게 80년대에 나온 불법 번역판(정확히는 미승인 번역이라고 해야 할지) 책들이네요. 희한하게도 그리 되는...
세월이 지났지만 추억마저 지났다고 말할 수는 없는 것 같습니다.
추억은 추억대로 자주 발굴되었으면 하게 됩니다.
사무실이 정리가 잘 되어 있어서
보기 좋아요~!
사무실은 다... 책... ㅎㅎㅎㅎㅎ
차가운 날씨에 건강 유의하시고요. 좋은 날 되십시오.
일본에 책으로 하숙집이 무너졌다던 일화가 떠오르네요.
열심히 일해야 하나 봅니다.
오늘도 좋은 날 되십시오.
홈즈나 루팡 추리 소설들에 만화책, 게임 잡지들 생각나는데 나중에 따로 구한 아마게돈 단행본 외엔 남은게 없네요.
을지문고판 은하영웅전설 같은 건 가끔 보고싶은데 다시 볼 수가 없어서 아쉽습니다.
각종 백과 시리즈는 아마 다이나믹 콩콩 코믹스였던 거 같네요.
아하 역시 익무는!!! 다이나믹 콩콩 코믹스~~~
콩콩 코믹스라는 이름이 낯설지 않은 거 보니 맞는가 봅니다!!! ㅎㅎㅎㅎㅎ
은하영웅전설은 저 지금 살심 뒤지면 있을지도 몰라요. 어리고 어렵던 시절을 함께한 아이템들!!!
좋은 저녁 되십시오!!!
그래도 그 때 추억만큼은 오래 오래 빛 바래지 않고 마음 한 켠 속에 간직하시길 바랍니다!!
오늘 날 춥고 길이 꽁꽁 얼었는데 미끄러지지 않게 조심히 다니세요
벌써 길이 얼어서 운전하는데 위험하더라고요. 눈앞에서 어느 청년은 다이빙을… ㅠㅠ 아팠을 텐데 머쓱한지…
조심히 다니시고 행복한 일 가득하세요!
그래도 생생하게 기억하시니 머릿속에라도 쟁여두고 있다고 생각하심이 ㅎ
여러 그림들이, 추억이라는 이름으로 올곧게 아로새겨져 점점 밀어내도 밀려가지 않고 자리를 잡네요. 문득 어머님이 보고 싶어졌나 봅니다.
오늘도 행복하십시오.
아쉽지만 그것도 삶의 일부분이니.
오늘도 좋은 날 되십시오. 많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