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 파니 핑크 리뷰

29살(진)에 보는 29살 사랑이야기
파니 핑크는 29살이다.
요즘 29살은 노처녀는 개뿔 너무 한창인 나이지만, 영화 파니핑크의 세계관에서 29살은 곧 원자폭탄에 맞을 확률보다 낮은 확률로 결혼하게 될 나이이다.
영화 초반 파니핑크는 정말 부정적이고, 자신을 사랑하지 못하는, 자존감 낮은 모습을 보여준다.
결혼매칭? 같은 시스템을 한건지 본인을 어필하는 인터뷰 자리에서조차 자신감없는 모습을 보여주며 부정적인 말만 늘어놓는다.
난 처음에 파니핑크를 보고 정말 매력없게 생기고 많이 늙어보인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이 알수없는 부정적인 아우라에 숨이 막혀 영화를 잘못골랐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같은 29살인 나와 파니핑크는, 똑같이 사랑하는 사람이 없지만 우리 둘은 너무 달랐다.
나는 그래서 영화 중반까지 계속 고민을 했다.
왜 나는 사랑 한번 경험해보지 않았는데 행복하게 잘 살고 있고,
왜 파니핑크는 사랑 그거 잠깐 없다고 저런 깊은 수렁에 빠져사는걸까
내가 정상인지, 파니핑크가 정상인건지 알고싶었다.
아니 애초에 본인을 사랑하지 않으면서, 남이 나를 사랑해주길 바라는 태도가 참 이해가 가지 않았다.
하지만 영화를 잘못골랐나 하는 생각, 나와 파니핑크의 차이점이 무언인가에 대한 고민은 영화 중반부터 꽤 빠르게 해결이 됬다.
아파트 관리인이 겁에 못이겨 파니핑크의 집에 잘 때, 파니 핑크는 본인이 사랑을 하고 있다고 느끼게 된다.
다음날 파니핑크는 몰라보게 이뻐진다.
옷도 먼가 패셔너블해지고 얼굴은 화사해졌으며, 위트까지 생겨 공항검색대에 온 탑승객과 대화도 한다.
난 그제서야 파니핑크가 이쁜 사람이였구나 라는걸 처음 깨달았다.
하지만 사실 파니핑크가 느낀 사랑은 본인친구와의 바람을 통해 착각이라는 것을 알게된다.
그럼 과연 파니핑크가 그전까지 불행했던 이유는 사랑이였을까?
정말 파니핑크에게 필요했던건 사랑이였을까?
난 아니라고 생각한다.
분명 파니핑크가 영화 중 처음 이뻐졌을 때, 실제론 사랑을 받아보지 못했지만 그녀는 분명 변했다.
왜냐면 그녀는 사랑을 받았다는 착각을 통해 본인이 사랑받을 만한 가치가 있음을 확인받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그녀에게 필요했던건 사랑이 아니라, 자신감? 자기애? 인정?이 필요했었다라고 생각이 들었다.
사랑을 받지 못해 본인을 사랑하지 못한건지, 본인을 사랑하지 않아 사랑을 받지 못한 건지는 알 수 없었다.
하지만 확실한건 그녀는 본인이 자신을 사랑했었다면, 자기비하보단 본인과 세상을 좀더 가볍고 긍정적이게 봤었다면, 그녀의 29살은 그녀의 인생은 지금과는 많이 달랐을거라고 생각이 들었다.
영화가 후반에 가면 갈수록 그녀는 점점 이뻐진다.
오르페오와 침대에서 얘기할 때, 관짜기 동아리 남자와 파티에서 대화할 때 그녀는 너무 매력적인 사람이 되어있었다.
사실 오르페오가 사기꾼인지 아닌지는 1절 아무런 관심도, 의미도 없었다.
오르페오는 파니핑크에게 컵에 물을 반을 채워 반이 비어있는 것이 아닌, 반이 채워졌다고 생각하는 긍정적인 사고방식을 일깨워 줬으며,
시간 속에 사는 것이 아닌, 지금 속에 살라고 하며 현재에 충실할 수 있는 말을 해줬다.
나는 오르페오가 파니핑크의 삶에 개입하며 금 이상의 가치를 했다고 생각했다.
파니핑크는 사랑을 갈구하는 사람이 아닌 즐길 수 있는 사람이 되었고, 아무도 날 사랑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것이 아닌 적어도 나는 날 사랑하는 사람이 되었다고 생각했다.
20대 내내 29살 형들과 30대형들을 놀리며 살아왔는데,
내가 이제 29살이 된다니 믿기지가 않는다.
하지만 29살이 되기 전, 29살의 영화를 봤고, 정말 괜찮은 영화를 봤다고 생각한다.
만약 본인이 본인을 사랑하지 않는다면, 29살과 30살을 목전을 두고 있다면 파니핑크가 꽤나 좋은 영화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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