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판 스파이더맨(1978년) 과 파워레인저 시리즈 (전대물)

인크레더블 헐크 TV시리즈 관련글을 냅다 질렀는데, 호응이 좋더군요. 그런 의미에서 고전 TV 시리즈 들에 대한 글을 써보려 합니다.
다음에 어떤 작품을 다루어볼까, 생각했보았는데요. 일단 마블 관련 드라마들은 사전 정리하는 것이 순서일 듯 하고.
그럴 바에는 대놓고 매니악 취향의 작품을 가장 먼저 언급하는 것이 순서일 듯하더군요..
그래서 선택된 것이 바로 이것입니다.
1970년대에만 스파이더맨 실사버전이 3종이 등장했습니다.
이중에는 일본의 유명제작사 東映 (Toei)에서 정식으로 마블과 협력 관계를 체결해 만든 바로 이 스파이더맨이 존재합니다.
(미국 작품은 후일 별도의 글로 정리하겠습니다.)
새로운 소재를 찾던 '토에이'와 일본 진출을 노리던 '마블'의 이익관계가 일치되어 제작된 이 작품은
영어가 아닌 작품 중, 현재로서는 유일하게 정식으로 판권을 구매하여 실사로 제작된 슈퍼히어로 드라마입니다.
1978~1979. 드라마 에피소드 총 41화와 1편의 영화로 구성된 이 시리즈는
그러나 스파이더맨을 접한 모든 분들에게 가장 이질적인 형태를 지니고 있습니다.
이 작품의 기본적인 배경 스토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오토바이 레이서인 '야마시로 타쿠야'는 눈앞에서
아버지의 연구를 악용하려 한 외계인 '몬스터 교수'에게 아버지를 살해당하고 동굴로 추락한다.
한편, 400년 전 자신의 고향을 파괴한 몬스터 교수와 '철십자단'을 쫒아 지구까지 왔던 스파이더 성인 가리아는
오랜 세월 지하에 갇혀 있다가 결국 힘이 다하게 되자 타쿠야에게 스파이더 맨이 될 수 있는 힘을 넘기고 사망한다.
타쿠야는 아버지와 가리아의 복수를 위해 몬스터 교수와 그의 조직 철십자단과 전투를 시작한다...
1. 주적은 외계인 몬스터 교수와 그의 조직은 철십자단(鉄十字団)이며
2. 거대 변신 로봇 'レオパルドン 레오팔돈'이 등장하고
3. 손목에는 변신기를 착용 중입니다.
변신과 액션, 로봇소환 등의 장면입니다.
현 시점에서 이 작품은 상당히 이질적입니다.
그러나 미국에서도 당시의 미국 드라마보다 오히려 거미 특유의 액션이 살아있다며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이들도 존재하고
오히려 일본에서는 스파이더맨 영화개봉당시 로봇 '레오팔돈'이 등장하지 않는다는 점을 비판한 팬들도 상당했다고 하죠. (^^;)
초창기 특촬물이기도 한지라, 기술 부족으로 오리려 로봇 '레오팔돈'은 실상 일격필살인데다가, 높은 인기로 인하여.
최근 진행된 스파이더맨 중심의 세계관 통합이벤트 '스파이더버스'에서도 출몰했습니다.
보시다보면 뭔가 익숙하게 느끼시지도.....
그런데 만약 이 작품이 그 원조 중 하나라면...
일본판 스파이더맨은 바로 여러분이 아시는 파워레인저 시리즈의 진정한 기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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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는 특촬물이란 장르가 존재합니다. 특촬물은 특수 촬영물의 약자로, 사실 인간이 가면을 쓰고 촬영하는 모든 장르물이 특촬물입니다.
일본 기준으로는 모든 슈퍼히어로물이 특촬물에 해당합니다.
이러한 장르 중 전대물이란 것이 존재합니다...
우리나라 일부 언론에서는 '전대물'이란 명칭을 일반 명사처럼 사용하며. 특촬물을 지목하는 잘못 사용하곤 하는데요...
전대물은 장르명칭이 아니라, TOEI 사에서 제작하는 특정 시리즈를 지칭하는 '고유명사'입니다.
더 정확히는 현재는 '수퍼전대시리즈'라고 주로 불리는 시리즈로
1979년 '배틀피버 J'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매년 1년 기획으로 신 시리즈를 꾸준히 방영중인 초 장기 아동드라마 시리즈입니다.
즉, 특별한 사건 사고나 방송시간 변경등이 아닌 한, 매주 같은 시간 신작 에피소드를 방영중으로,
현재는 매주 일요일 오전 7시 30분에 '수리검전대 닌닌쟈'를 방영중이죠.
우리나라 한정으로 '전대물 = 파워레인저'으로 인식하시는 것이 가장 현명한 해석이 될 것입니다.
우리나라에서 작년에 방영되어 장난감 품절 사태로 문제를 일으킨
'파워레인저 다이노포스'는 바로 일본의 獣電戦隊キョウリュウジャー의 우리나라 버전입니다.
그럼 파워레인저 시리즈란...
일본의 전대를 매력적으로 본 미국의 한 아동드라마 제작사 (SABAN)은 정식으로 일본판과 계약한 뒤
미국 번안제작하기 시작합니다.
첫 시작은 1992년작 '恐竜戦隊ジュウレンジャー'를 1993년 'Mighty Morphin Power Rangers'로 번안한 것을 시작으로
일부 장면을 미국배우들로 교체하여 꾸준히 일본판을 번안 중입니다.
현재 영화로 예정된 작품 역시 바로 이 'Mighty Morphin Power Rangers'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왜 용어가 혼동되는가?
처음 우리나라는 일본판을 수입하고 있었습니다.
어느 정도 연배가 되시는 분들이 기억하실 '후레쉬맨', '바이오맨', '라이브맨' 같은 작품들은 사실 이 일본전대가 수입된 것입니다.
그러나 미국 버전이 제작되자 미국 버전 수입으로 방향으로 바뀌었으며.
당연히 제목은 미국 버전을 따라 파워레인저가 되었죠. '무적 파워레인저', '메가레인저' 이런 식으로 말이죠.
그러나 일본문화가 개방되자 이번에 다시 일본판을 수입하기 시작합니다.
그런데 다소 황당하게도, 국내 제목을 '파워레인저 ~'로 붙이기 시작한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나라 한정으로 '전대물 = 파워레인저'으로 인식하시는 것이 가장 현명하고 간결한 해석이 됩니다.
참고로 현재 미국에서는 獣電戦隊キョウリュウジャー를 Power Rangers Dino Charge로 번안하여 제작중입니다.
그 오프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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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왜 일본판 스파이더맨이 전대물의 시조인가?
바로 이것 때문입니다.
1970년대 후반경. 일본의 특촬물이 조기종영에 늪에 빠지게 됩니다.
이때. 토에이사는 상당히 엽기적인 기획을 세우는데... 모든 노하우를 집결시킨 신 시리즈를 제작하는 것이었습니다.
그 결과 제작된 것이 최초로 변신기 + 등신대 인간의 액션 + 변신 로봇 액션이 모조리 조합된 작품이었는데,
그것이 바로 일본판 스파이더맨입니다.
이 작품의 흥행은 후속기획인 '배틀 피버 J'로 이어지죠.
마블측의 제안으로 시작된 이 작품은 이번에는 스파이더맨에 등장한 모든 컨셉에 집단 히어로란 성격을 집어넣어 제작합니다.
이젠, 일본어를 아시는 분들은 붉은 단락의 글씨를 읽어보시길
'스파이더맨'과 '배틀 피버 J'는 '마블 코믹스 그룹 관련'으로 묶여있습니다...
그렇다면 '배틀 피버 J / バトルフィーバーJ '란 뭘까요?
먼저 그 1화...
스파이더맨의 후속작으로 마블측의 제안으로 협력 기획 제작된 이 작품은
사실 바로 이것입니다.
정확히는 캡틴 아메리카를 중심으로 한 다국적 히어로팀을 컨셉으로 한 것입니다.
단, 배경이 일본이었던지라, 주인공이 캡틴 '아메리카 - 미국'이면 안된다는 현실적 이유로 변화발전된 것입니다.
즉, 배우는 당연히 일본인이나, 설정상 배틀재팬을 제외한 나머지는 모두 외국인입니다.
이런 연유로 '배틀 피버 J'는 마블 측 평행 세계 중 하나로 비정됩니다...
어벤져스는 이미 오래 전에 일본에서 드라마로 만들어진 바 있다는 다소 엽기적인 진실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작품이 현재의 파워레인저 시리즈로 이어진 것이죠.
게다가, 실상 등신대히어로의 변신액션과 변신로봇이란 요소가 하나의 시리즈로 조합된 최초의 작품은 일본판 스파이더맨인 것이고요...
재미있는 역사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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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그렇지도 않습니다. 일단 토에이는 현재는 이전 2개의 시리즈를 합류시켜 같이 해석하는 것이 사실이긴 합니다.
다만, 그렇게 볼 경우, 이전의 2작품과는 판이하게 달라 (이들 작품은 로봇은 커녕 변신기란 개념조차 없으니까요.)
그런 연유로 일본에서는 이들 2개의 포함시키면
그 사이에 방영된 다른 전대풍의 작품도 포함시켜야 한다는 주장도 여전히 존재하며,
심지어는 진정한 전대물의 역사는
현재 4번째로 규정된 "'전자전대 덴지맨' - 배틀 피버 J 의 후속작"부터라고 주장하는 이들도 있습니다.
실제 20세기 특집을 보면 전대물은 '배틀 피버 J'부터 시작된 것을 규정되어 있기도 하고요...
대표적인 예가 고속전대 터보레인져 1화...
물론 시간이 지나면 이러한 이들이 사라지겠지만요...
일본 내에서도 아직까지 정리되지 않은 상황인가보네요. 하긴, 너무 애매하긴 합니다. 어떤 것이 전대물만의 특징인가에 대한 기준부터 제대로 세우기는 애매하긴 하겠네요. '조인전대 제트맨'의 경우를 생각해보면 어디까지나 요소만으로 어떤 컨텐츠를 성공시키기엔 힘들고, 이들을 기반으로 좋은 캐릭터와 좋은 스토리등의 여라가지 환경이 맞아야 한다는 것을 알 수 있으니 말이죠.
터보레인저 제작 당시만 해도 배틀피버J에게 주던 푸시를 35주년 기념작이라는 해적전대 고카이져때에 와서는 없었던 일인양 아카렌쟈에게 싸그리 몰아주다니..
음. 어느것이 시작이냐는 문제는 그렇다 치더라도, 저런 문화를 39년간 유지할 수 있다는 사실 자체가 너무 부럽습니다. 하아..

이런 흥미진진한 글을 보게되다니...우리 애들한데 알려주면서 아는 척 해야겠네요...ㅋㅋㅋ
전대물에 약해서 다른건 잘 모르겠지만,
일본판 스파이더맨은 정말 재밌네요. 닭살 돋았어요..ㅎㅎㅎ
아 이거 정말 재밌네요 ㅎㅎㅎ
일본판 스파이더맨이 슈퍼전대 시리즈의 시조가 된다고 보기에는 조금 무리가 있을 듯 싶은데요.
사실상 배틀피버J의 전작인 '비밀전대 고레인저'와 그 후속작 '잭커 전격대'-일본에서도 이 두 작품을 슈퍼전대 시리즈에 추가여부에 대한 논란이 있긴 했습니다만, 결과적으로는 추가하는 쪽으로 결정했습니다. #1-에서 슈퍼전대 시리즈의 특징이라 할 수있는 5인의 멤버나 각 멤버에 따른 색상 분류, 5인 합체 필살 공격 등의 기틀이 완성되어 있었으니까요.-물론 이들의 모티브는 다시 '과학닌자대 갓챠맨'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물론, 배틀피버J의 전작인 잭커 전격대가 쫄딱 망했다는건 틀림없는 사실인데다 스파이더맨에서 호평받았던 요소인 '거대 로봇'과 '거대 전함'을 추가시켜 꽤나 흥행한 작품이 된 것도 사실이긴 하지만, 상기된 요소들이 선대 시리즈 두편이 확립해놓았던 기반을 바꿔 새로운 시리즈로 안착한게 아닌 아닌 일종의 '추가요소'적 개념으로 들어갔기에 배틀피버J를 슈퍼전대 시리즈의 시작으로 언급하신것 역시 조금 무리가 있지 않나 싶구요.-물론, 배틀피버J는 엄청난 성공을 거둡니다.-
스파이더맨의 '거대 유닛' 기믹과 어벤저스의-더 정확히는 'All Winners Squad'- 캐릭터성은 슈퍼전대 시리즈의 시작이 되었다고 보기 보다는 슈퍼전대 시리즈가 시작된지 이래 30년이 넘는 현재까지도 자리잡을 수 있게 해준 요소들로 보는 것이 더 타당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따지고 보면 거대 유닛 기믹이라던가 5인 특공대 기믹은 전대물 이전에서 일본 문화에서 많이 볼 수 있는 요소들이었으니까요.
#1. 비밀전대 고레인저와 잭커 전격대의 원안가는 가면라이더로 유명한 '이시노모리 쇼타로' 였습니다만, 배틀피버J를 기점으로 '야츠데 사부로'로 원안가가 바뀌게 됩니다. 덕분에 일본 내에서도 고레인저와 배틀피버J 사이에서 어느 작품이 슈퍼전대의 시작인가?라는 의견차이가 발생했으나, 이후 토에이측에서 초기 두작품도 슈퍼전대 시리즈의 일부로 인정하면서 슈퍼전대의 시작점이 어디냐는 의문은 사실상 사라지게 되었습니다.
이후 작품들에서도 역사를 언급할때면 배틀피버J보다는 고레인저가 전면에 드러나는 경우가 많았지요. 물론, 일본 문화의 한축을 담당하는 시리즈의 최초 캐릭터가 미국의 마블코믹스와 콜라보했던 이력이 있다면 그들의 자부심에 흠집이 난다고 느껴서 그런 결정을 했을지도 모르겠지만 말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