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터널스 원자폭탄 이슈
솔직히 이건 이슈라고 하기에도 얼굴이 화끈거리는 부끄러운 상황입니다만
개인적으로는
기자가 시사회 보고 반일감정에 기대 어그로 끌 거리 참 잘 찾았다고 생각합니다.
이터널스가 원자폭탄 투하를 다루는 태도는
딱 여기서 끝입니다.
핵실험에 참여했거나 기술 조언을 했던 일부 과학자들은 좌절했습니다.
원자폭탄 개발 및 투하 과정에서
세상을 발전시킬 줄 알았던 원자력 기술이
대량 살상 무기, 말 그대로 순식간에 수많은 사람을 증발시킬 수 있는
공포 그 자체로 위치가 바뀌었기 때문입니다.
클로이 자오 감독을 비롯해서
그 과학자들이 핵맞은 일본인들이 죄가 없다고 생각하는 것이 아닙니다.
자신들이 평생 매진했고 인류를 발전시킬 거라 믿었던 과학 기술이
인간의 목숨을 증발시켰다는 것에 대한 죄책감이었습니다.
원자폭탄이 인류의 머리 위에 또 떨어지는 일이 없을 거라 보장할 수 없는 불안감이었습니다.
참고로 핵폭탄을 투하한 미국 군인들 중에 PTSD를 앓고 있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오히려 원폭투하가 전쟁을 끝내는데 결정적인 일이었다고 자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일본 방송이 '그래도 원폭 피해자 앞에서는 사과를 하겠지?' 하고 데려왔던
원폭 개발 과학자 해롤드 애그뉴의
'저는 사과하지 않습니다. 이런 말이 있습니다, 진주만을 기억하라')
그리고 위 영상처럼 모든 과학자가 일본인의 죽음을 불쌍하게 여긴 것도 아닙니다(...)
미국도 일본에게 더럽고 치사한 기습을 받아서 수많은 장병과 민간인이 목숨을 잃었으니까요.
<이터널스> 속 태도와 일부 과학자들이 보여준 태도는 절대 일본 옹호가 아닙니다.
일본은 핵을 안 맞고 끝낼 수도 있었지만
지들이 가망 없는 걸 모르고 설쳐대서 히로시마에 핵을 맞았고
나가사키라도 안 맞을 수 있었는데 끝까지 개기다 한 방 더 맞고서야 항복했습니다.
우리나라처럼 식민지배를 받았던 나라가 아니더라도
세계 2차대전에서 일본이 잘못했다는 건 명백한 사실로 받아들입니다.
다만 인류를 구원할 거라 생각했던 원자력이
인류를 증발시킨 초유의 사태가 일어났기 때문에
그것도 인간의 손으로..
그래서 일부 과학자들은 좌절하는 반응을 보였고
클로이 자오 감독은 과학 기술의 발전이 인간의 무궁한 번영을 도울 거라 생각했으나
대량 살상으로 가버리는 비극을 표현하는데 원자폭탄 투하를 넣은 것입니다.
체르노빌이나 히틀러의 유태인 탄압을 넣으면 안되냐는 분들도 계셨는데
체르노빌은 사고이며
둘 다 과학 기술이 대량 살상을 목표로 한 무기화가 된 것은 아니었습니다.
아인슈타인과 오펜하이머가 핵무기 개발 이후에 반핵주의자가 된 건 잘 알려져있다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네요...
제 생각에는 놀란 감독 오펜하이머 개봉해도 또 이 난리 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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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찻잔속의 태풍
네, 영화 자체의 호불호가 훨씬 더 부각되고 있긴 합니다.
익무에서 글 하나 봤다가.. 히로시마로 검색해서 쭉 읽어본 다음 써본 글이구요.
트위터나 어떤 커뮤에서는 난리나서 중국년 어쩌고 하면서 트렌딩 타고 욕 먹었어요..
기술의 위험성이 아니라, 기술의 무기화에 대한 절망이고.
그럼 화약발명시절부터 가지, 할수도 있지만
핵 이전 재래식병기와 핵 사이엔 넘사벽이 있기에...
그래도 2차대전의 피해자인 전세계인들, 특히 일제치하를 받은 한국인의 입장에서 단순히 '폭탄장면 후 죽음에대한 안타까운 눈물'은 불쾌하긴했습니다. 뜻을 전부 이해하지만 미디어의 효과가 너무 크다보니 청소년들에게 미화아닌 미화가 될까봐서요.
청산가스는 원자력과 비교되는게 실례긴 합니다.
저는 과학 기술을 전수해준 자로서
과학 기술이 죽음을 불러온 것에 대한 눈물이라 생각했는데 (아인슈타인, 오펜하이머와 같은 시각)
아인슈타인 / 오펜하이머 등 반핵운동 과학자가 어떻게 말하고 활동했는지 모르면
죽어간 일본인들을 슬퍼하는 걸로도 볼 수가 있군요.
이런 생각을 미처 못해봐서 '아 왜 일본인이랑 계속 엮이지?' 하다가
댓글 보고서 이제야 이런 시각이 나올 수 있겠다 싶었습니다.
감독 의도는 분명히 '과학 기술을 인류에 전수해줬는데 이걸 인류가 인류를 학살하는데 써버리다니ㅠㅠ' 이긴 합니다.
계속해서 담론의 획일화를 걱정하고, 다양하게 비판해야지
한가지 소재를 위험하다고 아예 입막을수 없는것 아닐까...
굉장히 공감가는 글입니다. 인류 역사상 가장 큰 충격을 안겨준 대량살상무기라고 한다면 단연코 원자폭탄이 아닌가 싶습니다. 아인슈타인이 저런 말을 했다는건 처음 알았네요.
놀란이야 영국인이니 어련히 잘하겠습니까만 캐리 후쿠나가는
노 타임 투 다이를 봐도 염려되네요.
놀란 오펜하이머 말고도..
이번 007 영화의 일본계 감독도 같은 소재 영화 만드나 보더라고요. 개봉하면 난리날 거 같습니다.
하지만 무슨 감독의 역사의식이 문제가 있다, 숨은 의도가 있다 이건 궁예질입니다. 미국에서 미국자본으로 중국계 감독이 만드는 영화에서 도대체 왜때문에 일본을 피해자처럼 만들어줄까요.
저도 사실 첨엔 이게 불편했거든요. 실제로 봤을때도 이거 말고도 많은데란 생각도 했고요. 그런데 이 이슈를 마블 안티팬들이 이 영화 불매를 유도하고 그냥 마블을 까기 위한 요소로 이용하는 글들이 대다수더라고요. 괜히 선동에 당한 거 같은 기분이 들기도 했네요.
1분 잠깐에 서사가 안달렸지만 언급나왔다고 이렇게 논란난거 보면.. (익무는 얌전한편이고 욕 엄청 쳐먹는 곳들도 많아요)
저도 아인슈타인이 얼마나 끔찍해했는지 알고있었기에
과학자의 시선에선 충분히 이해가 가더군요.
물론 우리나라 사람은 식민지의 역사가 같이 떠올라 불편할 수 밖에 없지만,
이걸 일본옹호로까지 확대해석하는 건 좀 아닌거 같아요.
중국인이 한국 역사 알까 싶고요. 여전히 2차 세계대전 관련해서 일본은 피해자 코스프레 중인데 굳이 히로시마로 표기할 필요가 있나요
어 아뇨 지나가다 말씀드리면 중국도 엄청 반일 감정 심해요! 난징 대학살만 해도 장난 아니라서요. 중국 또한 일본의 피해자 입니다
제 말의 요지는 같은 피해자라 히로시마 원폭 사건을 다루는데 거부감이 마찬가지로 존재했을 거란 거였고 한국역사를 모른다는 개념보단 한국 입장과 동일했을 거라는 얘기였어요! 자신또한 분노할 사건임에도, 그럼에도 히로시마 원폭 사건을 넣었다는 건 과학사를 객관적으로 다뤘다는 거일 수도 있다고 생각이 드네요!
인간이 서로를 증오하고 차별하고 무력으로 지배하는 것도 모자라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대량 살상을 더 효과적으로 벌였던 인간의 편협함에 대한 한탄이라고 느껴졌네요
아니 그 장면을 왜 '일본 죄없다' 로 받아들이는건지.. 그냥 죄유무를 떠나서 자신이 전수해준 기술이 결국 의도와 달리 대량살상무기로 발전한 것에 대한 분노와 좌절, 탄식으로 봤는데요.. 비난을 위한 비난 아닌가요..
인간이 만든 모든 사물은 어떻게 보느냐, 하는 시선보다
그(들)의 사용'능력'에 따라 good과 bad, 영원한 '저울질'에 휘둘리지 않나 싶군요...
바닥에 버려진 나무막대도 인간의 손에 들리는 순간부터 생기는 '어떤 용도'는 아무도 모르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