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은 뭐가 좋았고, 뭐가 문제였을까? (스포많아요)
단점이 더 많으니 장점부터..
후반부에 폭발하는 이야기의 힘
2부 부터의 이야기를 궁금하게 하는 다양한 장치들
둘은 어떤 사고를 겪었나, 사고후에 왜 그렇게 되었나, 지리산 의문의 표지판은 누가 한걸까?
사고후의 절제된 전지현의 연기도 괜찮았습니다.
그런데 더 찾아 쓰려고 해도 장점은 저거 하나네요.
지금부터는 단점...
1. 2018년 전체에서 몰입감을 만들어주지 못하는 연출
캐릭터의 충돌 빌드업 부재, 뻔해보이지만 선임과 신참간의 충돌은 가족감정수준의 쉬운 감정인데 이게 에너지를 못만들어냅니다.
쓸모없이 남발하는 오블리크 촬영은 올드함만을 가중시키고
영적존재로 보이는 무엇인가로부터의 POV는 컷 길이도 짧고 사운드 디자인도 없습니다.
(만약 영적존재 POV가 아니라면..OMG 왜 이런 전지적 시점 컷을 소격효과 만들기 위해 끼워넣는 겁니까)
편집에 무쓸모한 순간들이 너무 많아서 긴장이 올라가다 꺾이고 올라가다 꺾입니다.
애가 사라졌는데 모두가 너무 태평해요. 긴장은 연기의 호흡을 가파르게 올려가면서 만들 수 있는데 일단 그런 시도 자체가 없어요.
스위트홈때도 크리쳐 나올때마다 긴장감 넘치는 콘티가 없었는데 이번에도 똑같네요.
2. 음악은 스위트 홈의 그 것
스위트홈의 최대 진입장벽은 상상룡의 워리어인데 지리산에서도 국적불명의 음악들이 그 분위기를 만들어냅니다.
워리어 선곡이 응복감독 본인이라고 했으니 이 음악들도 음악감독보다는 응복센스라고 보는게 맞다 봅니다.
참신한 시도를 하다가 좋은 결과를 가지지 못한거면 이해하겠는데 이건 참신한 시도도 좋은 결과도 아닙니다.
집 스피커가 엉망인지 음악레벨도 애매한 문제도 있고 (음악레벨은 tvN이 방송이라는 특성도 있긴 합니다)
인터스텔라 도킹떄 나오던 음악이었나? 그 것과 비슷한 음악들이 나오던데 조금 부끄럽더군요.
3. 왜 이리도 재미없는 이야기를 처음에 보여줬을까?
이해는 하겠습니다. 본격적인 이야기는 2부부터 하기로 하고 1부는 설명하고 버리기 위해 재미없는 이야기를 선택했겠죠.
그런데 아이가 사라지고 아이를 찾아나가는 과정을 이렇게까지 재미없게 써버리면 어떻게 합니까.
모든 문제들이 장르 장치 없이 이렇게 쉽게 해결되버리면 드는 생각은.. 뭐야? 이게 끝난거야? 김은희 뭐했지?
이런 생각말고 뭐가 들까 싶네요. 기대치가 너무 높았다고 스스로를 설득하기엔 기대치를 낮춰도 1부의 2018년은 수준이하였어요.
그래도 일단 2부까진 좀 봐볼까 합니다.
1부 엔딩부분은 그럴싸해서 마음에 들었거든요.
이응복감독은 미스터 선샤인과 스위트홈, 지리산의 차이가 무엇인지에 대해 원점에서 다시 생각해보셨음합니다.
이미 다 촬영하고 납품 끝났을테지만 둘의 차이가 뭔지를 알아야 다음에 발전이 있을테니까요.
미스터 선샤인은 로코가 가미된 에픽사극이지만 스위트홈과 지리산은 통칭 '장르물'이에요. (이 장르물의 뜻은 적당히 이해해주시길)
그걸 이해 못했더라면 지리산은 이야기가 힘 못받으면 계속 1부하고 비슷할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