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임 유어 맨] 갈망vs충족, 완벽한 파트너란? (강스포 2차해석 후기)
암욜맨은 원래 2차할 생각 없었는데...
바바라를 끊을 때, 시간표가 알흠답게 연결되길래 걍 또봤습니다. ㅋㅋㅋ
보다보니 생각할 거리가 계속 생겨나네요. ^^;;
이왕이면 앞선 리뷰를 먼저 보시는 걸 추천합니다. ㅎ
[아임 유어 맨] vs [그녀] 로코라기 보단 사색적인... (강스포)
[아임 유어 맨] 촬영장소 관련 소소한 정보 (노스포)
1회차땐 가벼운 로코물인 줄 알았다가 후반부가 넘 진지하길래 적잖이 당황했는데요.
로코 기대하신 분들은 실망하실 듯...
2회차땐 좀더 대사를 자세하게 들을 수 있었네요. ㅎ
훅 들어와 놀래켰던 한국어 대사는 "물론?!, 당신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였던 듯....^^;;
(다만 유산의 아픔 때랑 마지막 남주 대사는 대사량에 치여 또 놓친...ㅠㅠ)
이 영화의 진수는 다소 지루해하실? 후반인데요.
초반에 놓치면 중간에 헷갈리실 설정이 있습니다.
그녀는 시제품 테스트를 3주간 해보고 감정 평가서를 제출하는 전문가로서,
고고학 박사이자 쏠로라서 학장이 밀어붙여 학교대표로 뽑힌 모양인데,
(참고로 후반에 나온 남자는 사법분야의 박사)
애초에 당신을 행복하게 만들어 주겠다는 이 기계를 탐탁치 않아합니다.
때문에 영화내내 굉장히 시니컬 하게 반응하죠.
게다가 본인의 뇌스캔을 한 맞춤형 휴머노이드라,
자신의 기억, 취향이란 개인정보를 토대로 알고리즘을 만들었으니, 다소 불편할 법도... ^^;;
이 초기 설정을 놓친 분들은...
아버지댁에서 어린시절 토마스가 바로 얘구나! 하며 자매가 깔깔 거릴 때, 어리둥절해 하시더군요.ㅋ
(2차 모두 대화많은 관객분들이 근처에 있던...ㅠ)
그리곤 아마 한국인도 있었을 것 같은 학회에서,
스쳐지나갔을 쌔끈남 또한 토마스(성인의 외형?)를 형성하는 데 일조했을 듯 합니다.
신 조차도 믿지 않는 그녀는 미래의 행복을 주는 완벽한 파트너에 대단히 회의적입니다.
초반 홀로그램 파티장에서 그녀의 질문들이 의미심장하더군요.
릴케의 시 구절을 읊는 것에 놀랬다가,
인간은 바로 답할 수 없는 알파벳에 짜게 식었다가,
신을 믿느냐에 대해선 현명하게 회피했는데,
계산은 또 기깔나게 하니 역시 기계구나 싶죠.
그러다 가장 끔찍한 건 무엇이냐고 하니...
"홀로 늙어죽는 것" 이란 대답에 한방 맞습니다.
아마도 그건, 그녀의 잠재의식 속의 가장 큰 두려움일 것 같네요.
정기적으로 치매 아버지를 케어하러 가는데, 본인은 자녀조차 없으니 그런 고민을 많이 했을듯한...
알마는 확률을 읊고 옳은 소리하는 그가 거슬립니다.
자기가 뭔가를 원하기 전에 앞서, 자기를 챙겨주는 것 또한 대단히 불편해하죠.
그런데, 그런 성향을 보고 톰은 "그래서 내가 당신을 사랑하는 거지" 라고 말하는군요.
https://extmovie.com/movietalk/68670242 (feat. RoM님 글)
톰이 그녀의 직장가는 길에 방치된? 까페에서...
뭔가를 원하는 듯한 모습으로 있기로 하며,
실수모음집(요걸 epic fail 이라고 하는군요?)을 탐구하게 된 부분도 의미심장합니다.
이 영화에선 로봇과 행복한 관계를 이어나가기 위한 조건으로
완벽vs실수, 갈망vs충족, 계획vs우연, 실체vs생각 이란 무엇인가?란 질문을 던지고 있는 듯 합니다.
때문에 차안에서 실수를 통해 업뎃해서 완벽해지겠단 그의 말에 심드렁해하며,
좌석을 올리랬더니 반대로 푹 낮춰버리고,
모 아니면 도식 책상정리에 개판? 치고,
높은확률 93%에서 누락된 소수 케이스 7%임을 알려줍니다.
논문의 큰 실수를 깨달은 뒤 술에 퍼진 다음날,
너도 화내고 망가져보라며 물을 붓기까지...
(근데 생각해보면, 토마스는 나름 그녀 맞춤형? 대로 어설프기 짝이 없게 잘빠진거 같네요...ㅋㅋㅋㅋ)
그녀는 자기가 갈망하기 전 먼저 모든걸 챙겨주려는 그가 영 맘에 들지 않습니다.
그러다 일대 전환점이 되는 부분은 바로...
그녀의 논문에 문제가 있단 걸 안 순간,
그는 조심스레 그녀의 실수를 알려주곤, 이기적인 눈물이라며 소시오패스스럽게 촌철살인 날리는데...
모든 걸 이해할 수 있는 그에게도, 이해못한 지점이 있었죠.
결국 빡친 그녀가 위로차 섹스를 요구할 때, 세상에?!!! 이 요오~물스런 토마스는 거절합니다?!!
그녀의 상태를 분석해 내린 결과였을진 모르겠지만,
여튼 처음 그녀가 먼저 갈망?하게 된 계기였네요.
참고로 커뮤니케이션 기능 덜떨어진 매니저봇이...
미래를 만들기 위해 먼저 과거를 만들라는 이야기를 했었는데,
둘이 키스한 장소가 과거 유물의 파편을 발굴해 복원한 그리스의 밀레투스 마켓게이트란 것이 참 의미심장하지요.
톰은 과거 유물로 부터 시와 은유를 발굴해내는 쥔공을 닮았서인지...
거짓부렁으로 과거만남에 대한 소설을 써내려가는데 대단히 천부적입니다. ^^;;;
(해변의 연인사진을 보니 포샵도 잘하는듯...ㅋ)
하지만, 그녀는 합성사진이 아닌, 추억속 소년사진을 그에게 대입시키네요.
그러다 신성한? 분위기의 숲속에서 유년시절 마냥 둘만의 추억을 만들어나가는 그녀와 그...
전남친?남편?의 집들이에서 재혼 상대의 임신소식에 상처입고,
(워후... 독일도 아메리칸 스톼일이더란?!!)
유산의 아픔을 토로할 때, 톰은 불쌍한게 맞다고... 근데 그 불쌍함이란 상대적인 거라며, 오히려 이해하기 쉽다고 말하는군요.
(이 상대적이란 대사는 막판에 한번 더 나오죠.)
14살(중2?)시절 절대로 신에게 기도를 안하겠다 맘먹었던 그녀에게...
뱅기가 추락할 땐 신께 기도하는 게 인간적이란 위로를 건넵니다.
신기한 건 이때 여주가 먼저 도망치는데,
오히려 여주가 그녀를 찾는 톰이 어떻게 하나 지켜보고 쫓아갑니다.
예상답안 잘찾아 페르가몬 박물관에 있던 그를 찾아 (눈에 뵈지도 않는...ㅋ) 키스, 그리고 섹스....
이제 톰을 하나의 인격체로 받아들이고, 갈망하게 된 그녀는...
오히려 그 때문에 현타를 맞이하네요
완벽함 때문에 춥지도, 먹을 필요도 없는 그에게
이불을 덮어주고, 독일인 특유의 완벽한 삶은 계란을 만들어주려는 그녀...
내내 받기만 하다가, 본인이 상대의 부족함을 채워주려는 순간?!!!
이 관계가 연극이란 걸 깨닫습니다.
개인적으로 이 지점이 대단히 놀라웠던!!! @_@
결국 그에게 알고리즘을 다해 도망가라며 내치는데,
그는 또한번 "그래서 내가 당신을 사랑하는 거지" 를 읊고 집나갑니다.
갠적으론 토마스가 요오~~물이라고 느낀 지점은...
세상에 요게요게 나가서 쓰레기통 분리수거대에 고개를 폭! 뉘이거든요.
이건 예전에 전남친 왔을때, 그녀가 창밖으로 내다본걸 올려다봤기에... 분명히 노린 계산된 행동이지요.
그래놓고 쥔공이 찾을라니까 쌱 없어진...ㅋㅋㅋㅋ
보고서를 써내려가는 알마...
마치 환상속의 그대인 것 마냥 완벽한 파트너란...
갈망에 앞서 관심과 충족을 채워주니 중독적이라며,
행복할 수는 있으나 반대한다는 평가를 내립니다.
그러다 공장에 안간걸 알고 찾아다니는 그녀는...
아버지의 집이 도둑에게 털렸을 때,
상대적으로 가치없는 집이란 경찰의 말에 발끈해서, 나에겐 소중한 사진이라며 화를 냅니다.
즉, 완벽하고 절대적인 것 보다는... 상대적으로 부족하더라도 나만의 것이란 데 힌트를 얻은...
결국 추억속 소년과 함께 했던 덴마크의 탁구대 앞에서 그를 마주하네요.
3일간 기다렸고, 걸은건 그이상이 걸렸단 톰...
(재보니까 베를린 박물관섬에서 500km던데,
서울-부산 왕복거리를 로봇걸음으로 몇일이나 걸렸을지 계산해보고픈 나란 이과형 인간...ㅋ)
다른 분 후기에서 이게 찜찜하단 의견을 봤는데,
톰은 당신이 올때까지 기다리려 했다며 다소 로맨틱하게 이야기 했으나,
저 또한 이건 철저히 계산된 결과란 생각입니다. ^^;
그녀는 설렛던 풋사랑 소년의 숨결을 느낀 순간이...
어찌보면 내 상상이었을지 모른단 이야길 해주며,
그렇게 툭 끝이 나는군요.
딱히 결론은 내리진 않고,
처음의 홀로그램 마냥, 이 또한 생각하기 나름이란 식으로 독일의 칸트스럽게 확 열어제낀 듯한...^^;;
+ 후일담?
갠적으로는 허당인줄 알았는데 요~물이었던 욘석!
앞으로 가끔 실수도 하고, 화도 내고,
그녀를 마냥 충족시키켜 주지만 않고,
마구 애태우며 갈망하게 만드는 식으로 알고리즘이 진화하여...
진짜 그녀를 외롭지 않게, 행복하게 늙어가게끔, 중독시켜주는 거 아닌가? 싶은 두려움이...ㅎㅎㅎ
+근데 독일인에게 덴마크는 워너비 장소인가,
바바라도 그렇고 허고많은 독일과 국경맞댄 나라 중에 왜 계속 덴마크가... ^^; 도보로 100시간이라...
+앞선 리뷰는 요기!
https://extmovie.com/movietalk/68609585
+촬영장소 정보는 요기!
https://extmovie.com/movietalk/68614010
Nashira
추천인 8
댓글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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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연기를 정말 기깔나게 잘한듯요. ^^
이번에도 잘 읽었습니다!
에너지원은 대체 뭐일까요? ㅋㅋㅋㅋ
에픽페일에서도 즐거움을 찾아내는 게 로봇이 절대 이해하지 못 할 인간 고유의 지점일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알마가 로맨스에는 완벽한 맞춤이 아니라 싸움이 필요하다고 한 거나, 그냥 웃기지 않아요? 하는 사람과 도대체 왜 웃긴건지 이해 못 하는 톰의 차이처럼요. 나중에 톰이 실패를 이해하고 거기서 실패 이상의 감정을 찾아낸다는게 어떤 진화 지점인거 같아요.
3주 후에 쓰는 감정서는 마지막 장면 전에 나오지만 재회 이후에 완성되었을 수도 있겠다 싶은데 휴머노이드가 '완벽'한 파트너 이상이 되었을 때는 또 다른 감정서가 필요하게 될지도 모르겠어요.
헉?!!! 그생각은 안해봤는데...
만약 감정서가 재회후 쓰인거라면 진짜 엄청나게 씁쓸한 결말인데요?! ㅜㅜ
전... 걍 동화같은 결말을 택할래요. ㅋㅋ
잔망스러운 이 요오물을 어케 내다버려요... ^^;;
갠적으론 숲에서 신발벗고 일탈했을 때, 섹스 거절했을 때, 로봇티 내며 학장 놀렸을 때... 상당히 신기했는데,
최소한 실패하는 척까지는 할 수 있을거 같더군요.
다행히 저랑은 잘물렸지만,
용산마저 한회차 뿐이라 사람들 가득가득 몰빵이던...
귀엽긴 귀여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