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임 유어 맨] vs [그녀] 로코라기 보단 사색적인... (강스포 비교리뷰)
익무예매권 당첨으로 감사히 보고왔습니다. ㅎㅎ
예고편 보고 로맨틱 코미디인줄 알았는데, 어랏? 매우 사색적인 영화였네요?!
저포함 아마 다들 <Her(그녀)>를 떠올리셨겠지만, 이 영화는 셋팅부터 많은 차이가 있습니다.
게다가 예상외로 이 주제를 끌고가는 방향과 영화의 톤이 상당히 다르더군요.
코미디는 초반에 조금 있으나, 중반 이후부터는 다소 불친절한 사유로 깊이 들어갑니다.
생각할 거리를 잔뜩 던져주는게 왠지 굉장히 독일스럽네요. ㅋㅋㅋㅋㅋ
화면 또한 환~하게 빛났던 그녀의 화면에 비해 많이 어두운? 편이구요.
영화 <허>가 이 주제로 굉장히 센세이셔날 했었기에,
아무래도 영향을 안받을 수가 없었을텐데,
완전히 다르게 나가기를 추구한 거 같더군요.
그래서 두 영화의 강스포 비교후기를 함 써봤습니닷! ^^
[기본 설정과 영화의 톤]
일단 <암욜맨>은 인간-A.I의 성별이 바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A.I가 목소리만 나오는 시리형 O.S가 아닌, 실체가 있는 휴머노이드지요.
<허>에선 테오도르(호아킨피닉스)가 A.I.그녀 사만다에게 정신없이 빠져듭니다.
그녀에게 실체가 없음을 아쉬워하며, 무엇보다 A.I. 스스로가 그걸 강하게 추구하면서 원하고 있죠.
A.I.의 마력에 끌려들어가는 느낌이 강한데다,
영상 자체도 눈이 부시고, 감각을 자극시키는 연출이 엄청납니다.
개인적으로 신의한수였던 조한순씨 목소리에 영화가 미친듯이 야~하다고 느꼈던 기억이... ㅋㅋ
이와 달리 <암욜맨>은 인간인 알마가 개인맞춤형 A.I. 시제품의 테스트 참여자이며,
A.I.인 토마스에게 깊이 끌려들어가길 원치않습니다.
참고로 알마는 노력(effort), 영양분(nourishing)이란 뜻이고, (스페인에선 영혼인 soul)
톰/토마스는 쌍둥이(twin)라는 어원을 갖고 있습니다. ^^
이영화의 톤은 널 위해 준비했어! 이렇게 멋진 실체가 있는데 대체 왜 안빠져들지? 요런 모드입니다. ^^;
귀엽고 매력적인 요아이가 점점 불쌍하다? 싶을 정도로 내쳐지지요. ㅋㅋ
여주가 계속 거부감을 드러내기에, 이영화는 감각적이기보단 오히려 대사가 꽤 많고, 계속 생각에 잠기게 만듭니다.
심지어 직접적인 키X씬과 섹X씬이 있음에도 야~하기보단 넘 어두워서 당췌 뭐가 뵈지를.... (췟;; ㅋ)
[내 감성을 파는 남자 vs 유물 속 감성을 파고든 여자]
두 인간 쥔공 모두 기존 연애가 끝난(나고있는) 직후입니다.
혹 오래 되었더라도 미처 감정이 정리되지 않은 헛헛한 상태지요.
둘다 외로운 인간임은 똑같지만, 두 인간 쥔공의 성향 자체에 많은 차이가 있더군요.
<허> 속 남자는 편지를 대필하는 작가로 자신안의 모든 시적 감정을 끌어다쓰는 직업을 갖고 있습니다.
풍부한 표현을 채워주는 역할을 하며, 그만큼 공허함을 느끼는 문과감성 충만한 사람이죠.
<암욜맨>의 여자는 박물관 고고학자입니다.
죽어있는 과거 유물로부터 시적 감정과 영혼을 되살려주는 직업이지요.
하지만 자료를 수집하고 이해하고 분석하는 연구자/과학자로 이과감성이 충만한 사람이기도...
(갠적으로 가장 문과감성 강한 공대-건축과 출신이라 공감이...ㅋㅋㅋㅋ)
[알아가느냐 vs 알고있느냐]
두 A.I.의 알고리즘은 사람에게 맞춰가는 속도와 센스가 크게 다릅니다.
<허>의 사만다는 제로상태에서 굉장히 빠르게 캐치해나가며 감탄을 이끌어 냅니다.
목소리와 카메라, E-메일 등의 자료 접근성 만으로도 엄청난 발전을 이루어내죠.
센스력도 만렙인데다, 굉장히 자기주도적?입니다.
반면, <암욜맨>은 사전에 고객의 뇌를 스캔한 맞춤형이지만,
너 쥔공잘알 맞아? 싶을 정도로 센스가 고자로군요. ㅋㅋㅋ
눈치코치 없음과 허당미에 귀여울 지경입니다.
분명 훅 치고 들어오는건 똑같은데, 이쪽은 거부감이 들만도 하지요. ^^;;
느끼함이 좔좔 흐르는 버터바른 땐쓰와 얜 바본가? 싶은 깔별 책장정리 스킬, 그리고...
93%가 원하는 장미꽃 욕조씬은 진짜...ㅋㅋㅋㅋㅋ
초반의 코믹함은 거의 이 지점에서 생겨납니다.
<허>는 스칼렛 요한슨님이 안보여도 무서울 정도로 매력적이라... A.I.에 공포감이 생길 지경이었다면,
<암욜맨>은 댄스티븐스의 얼빵한 모습이 귀여운데다, 제역할을 못하는 거 같아 짠~하더군요. ㅎㅎㅎ
실패를 통해 완벽해지려는 그이지만, 오히려 쥔공은 완벽함보단 엉성함을 반기는 인물일 겁니다.
(아?!! 그래서 애가 이 모양인건가?!! ㅋㅋㅋ)
영화는 대놓고 웃픈 실수모음집 영상을 틀어주기도...
[AI의 역할, 주도권의 차이]
<허>의 초기셋팅은 편의를 봐주는 도우미로서 역할이 강한 듯 합니다.
목적지향적이지 않고 결론이 열려있는 네트워크 기반의 알고리즘이죠.
그게 오히려 주도권이 A.I.인 그녀에게 있는 느낌을 줍니다. (남주가 넘 푹빠져서 긍가...ㅋ)
그러다 결국 넌 나만 봐라봐! 라며 집착하지만,
이동진 평론가님 표현을 빌리자면 상호작용하며 객체(Her)에서 주체(She)로 나아가는 듯한...
이에 반해, <암욜맨>의 초기셋팅은 굉장히 목적지향적입니다.
사전에 뇌를 스캔해서 성향분석 끝내고, 섹스봇? 기능까지 있는 영원의 파트너를 제공하겠단 식이죠.
아마도 그녀의 추억 속 풋사랑? 소년을 토대로 만들어졌을 토마스는...
그 개인맞춤형이란 점이 당기기 보단 밀어내게 하고,
오히려 주도권이 사람인 그녀에게 있는 느낌을 강하게 줍니다.
그러다 A.I.가 화내거나 망가지길 바라고, 네 알고리즘의 최선을 다해 달아나렴... 이런 식으로 흐르게 되죠.
[AI와의 관계변화]
<허>는 초반에 강하게 유대감을 가졌다가...
성적 교감을 나누고, 육체적 관계엔 실패한 뒤,
전와이프 말에 회의감에 빠졌다가, 서버업뎃 후 나만의 존재가 아님?에 현타가 와서 집착하다가...
이별을 받아들이는 과정을 겪었다면,
<암욜맨>은 철저하게 남주의 존재가 여주맞춤형으로 변화하며 극이 진행되는 것 같더군요.
내 취향에 맞춰주는 애완인형?/가정부? 스러운 그,
내 (구)남자 앞에 보이기에 이성으로서의 그,
내 과거의 추억을 회상할 수 있는 그,
내 할일을 도와주는 그 -> 여기서 소시오패스스런 실수하고 섹스를 요구하지만 A.I.에게 거부당하는;;
그 뒤엔 너도 나처럼 불완전해질 것을 종용하다가...
내 아픔을 위로하는 그 -> 여기서 A.I.의 공감능력에 넘어가 호로록 제기능?을 수행하게 된...
그러나 여주는 사랑에 빠진 직후, 현타가 와서 이 모든게 연극이자 독백이다라며 겁이나서 내칩니다.
그리곤 중독위험이 있으니 멀리하라는 감정보고서를 제출하죠.
쓰레기통에도 본사에도 안갔던 고의로 잃어버린 그...
결국 자기만의 공간에서 조우하며 툭 끝이 납니다.
[영화 속 질문의 차이]
<허>에 담긴 인간의 질문은
과연 나의 모든것을 캐치하고 이끌어주는 이 완벽한 파트너가 계속 내 현실이어도 괜찮을까? 같았다면,
<암욜맨> 에선...
나의 모든것을 맞춰주겠단 이 완벽할 파트너를 내가 받아들이는게 맞을까? 인 것 같습니다.
상대에게 빠져들려는 순간마다 여주는 나에게 사랑/애인관계란? 질문을 던지며 거리를 두더군요.
질문의 순서가 <허>보다 좀더 앞 단계의 것이란 느낌입니다.
인간적이란게 뭔지, 윤리적인 부분도 쬐끔 다룬 것도 같구요.
여주는 내내 넌 기계다, 넌 자연스럽지 않다. 난 완벽한게 싫다고 쉼없이 벽을 치더란... ㅎㅎ
게다가 영화의 시작이 홀로그램 상황이었고, 마지막의 풋사랑 기억에 관한 대사를 생각해보면...
결국 실체는 내 생각 속에 있다는 듯한 지극히 독일의 칸트스런 결말같은...^^;
[Natural vs Mechanical vs Humane]
독일어라도 요 단어는 종종 들리던데,
그녀는 내내 알고리즘은 기계적이라 폄하합니다.
그와 대비되는 완벽하지 않은것을 추구하죠.
자연스러운 것은 인간적(Menschlich)인 거나 신성한 것과도 관계되는 것이기에...
톰이 숲속 사슴떼에 동화되어있는 것을 보며, A.I.의 존재감에 대해 가장 큰 흔들림이 있었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곤, 가장 개인적인 곳이자 추억속 장소인 낡은 탁구대 위에서 영화가 마무리되구요.
[촬영장소 소소한 정보]
전공 땜에... 영화볼땐 배경이 항상 눈에 들어오는데,
그녀의 집 외에도 특징적인 세 장소가 있더라구요.
과거-역사적인 박물관, 미래-기술적인 건물, 자연-신성한 숲에 관한 글은 요기!!
https://extmovie.com/movietalk/68614010
+ 2차후기는 요기!
[아임 유어 맨] 갈망에 앞서 충족시켜주는 완벽한 파트너? (강스포)
https://extmovie.com/movietalk/68714604
+ 덧1.
오늘 압구정 상영관... 하아....
영화가 다소 불친절한 편이긴 한데,
앞열 커플이 계속 질문하고 서로 떠들더군요.
게다가 여자분은 시종일관 "불쌍해!" 소리 연발을;;
여기 당신들 안방 아니에요!!! ㅜㅜ 라고 가서 말하고 싶었지만, 자리가 넘 멀...
아놔 제발 대화는 영화 끝나고 하라고요! 쫌!
어디가서 찰지게 욕좀 먹어봐야...ㅡㅡ^ FuXX you~! ShXX head~!!
+ 덧2.
익무예매권 2장 받은 김에 독일에서 인턴해본적 있는 지인이랑 같이 볼라했더니...
주말에 애인과 보고싶은 눈치? 흠......
(로코인줄 알았겠지? 뒷통수 맞아랏! 얍! ㅋㅋㅋ)
맘착한? 저는 예매권으로 제가 하나보고, 남은 하나는 지인커플 끊어주겠다고 내줬습니다.
사람이 셋이니 하난 뷥쿠폰써서 예매해주려 했으나...
이미 응24 제꺼 하나를 써버렸고, 응24+씨집앱 예매 조합으론 연석은 커녕 같은열도 못끊더군요.
아아...예스24 CGV는 좌석지정안되는거 완전 불편!! ㅡㅡ^ 우쓍...
느네 알고리즘 넘 후졌어!!
+ 덧3.
익무예매권 덕에 감사히 보게 되었습니다. ㅎㅎ
역시 독일영화는 취향에 잘맞는듯요. ^^
근데 렌티는 요 숲이미지 살려놔주징...ㅠㅠ
Nashira
추천인 35
댓글 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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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방의 의견에 반박, 비아냥, 조롱 금지입니다
영화는 개인의 취향이니, 상대방의 취향을 존중하세요
자세한 익무 규칙은 여길 클릭하세요
오옷!!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닷! ㅎㅎㅎ ^^
저한텐 최고로 듣기좋은 칭찬이네요.
읽어주시는 분들 덕에 저도 뿌듯합니다. ㅎㅎ
저보다 더 깊은 생각을 하셨네요ㅋㅋ
암욜맨 ai는 학습형이라서 센스가 없다고 느껴질수 있을거같아요. 여주가 계속 거부를 하다 보니 학습을 할 수가 없는...
영화 중간에 같은 프로젝트 참여한 남자분은 받아드리고 상당히 만족했잖아요.
허랑 비교해서 보면 좋을 영화였어요.
좋은 리뷰 감사합니다!
실패를 통해 배우는 존재긴 합니다만...
넘 눈치없이 급하게 돌진해서 첫인상?이 꽝나긴 했지요. ㅋㅋㅋㅋ
오히려 여주는 완벽함보단 실패를 더 좋아하는 인물이기도 하구요.
(그래서 애가 저모양인가? ㅋ)
예상과 굉장히 다른 분위기에다 허랑도 많이 달라서 좀 놀랬어요. ^^
독일영화는 무조건 평타이상은 항상 해주는 타율만점입니다
대사가 후반부부턴 생각거리를 마니 던져주는데 이번 주 내내 4시간전후만 자서 인류학자 여주 심경변화의 대사때 10초정도 눈이 감겨 2줄 놓쳤습니다
마지막 엔딩씬도요 다시봐야하는...ㅠㅠ
음악도 콘트라베이스(?) 기반의 스코어 참 좋더라구요
전 건축물에 눈이 돌아가는 바람에 중간중간 정신줄 놔서... ㅋㅋㅋㅋ
대사량도 넘 많고 하니, 자막은 걍 얼핏 흘려보게 되더라구요.
예상보다 코미디가 앞에만 있고 사색적이라...
관객의 기대치랑은 많이 어긋날수도 있겠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전 극호였지만요. ㅎㅎㅎ
언론시사회로 봤어서 본지 좀 되었는데 어제 본 것마냥 생생하네요
글 잘 봤습니다.
최근들어 펫졸드 감독거랑 크레센도 등 독일영화를 몇편 보게 되었는데...
하나같이 다 맘에 들더라구요. ^^
엇... 그녀를 스포당하시고 보시게 된...^^;
엄청나게 매력적인 영화입니다. ㅎㅎ
전 최근에 허를 다시 챙겨봤어요. ㅎㅎㅎ
엄청 좋아라했던 작품이라...^^
한번 보고 어떻게... Nashira님은 로봇인가요? ㅋㅋ
삐빅...삐빅... 그. 그렇진 않.습.니다. ㅋㅋㅋㅋ
저도 구체적인 대사 같은건 꽤 많이 놓치긴 했어요. ^^;
엇...저는 그건 거의 눈 감고 볼거 같은데요. ㅋㅋㅋㅋㅋ
오?! 저는 조를 안봤는데, 익무예매권 신청할때 보니까 같이 많이 언급되긴 하더라구요.
이번에 궁금해진...ㅎㅎ
워낙 정신없이 홀릭해 들어가는 영화인지라...ㅎㅎ
전 심하게 말한다면 섹스돌까지 생각하게되어 이런 리뷰를남겨도 되나.. 고민되었거든요 ㅎㅎ
저도 애초에 만든 목적은 솔직히 섹스돌의 기능이 매우 컸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ㅎㅎ
그걸 더 잘? 수행하기 위해 정서적인 기능도 더해진 거겠죠.
50대? 나이든 법학박사의 경우는 그 목적에 꽤 충실한 듯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