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 오징어게임 후기... 저는 많이 실망이네요...
생사의 갈림길에서 하는 추억의 게임.
어른들의 동심이 파괴된다.
이 두 가지 전제 모두 실패한 드라마인 것 같아요.
1.
일단 생사의 갈림길이라는 그 긴장감이 캐릭터들한테 전혀 안 느껴져요. 사람이 죽고 소리지르고 무서워하지만 신기하게도 죽음에 대한 공포가 안느껴져요. 내가 하는 모든 선택이 죽음과 직결되는데, 캐릭터들의 사소한 행동 하나하나에 그런 긴장감과 현실감이 느껴지지 않아요.
무궁화게임 끝나고 집에 갔다가 다시 돌아올 정도면 제각각 재정비를 마치고, 또 죽을 각오를 하고 돌아왔어야 하는데 아무런 준비 없이 돌아와서는 게임에 임하는 어리버리한 자세 마저 마찬가지입니다. 편을 나누는 엉성한 시도정도..?
(심지어 게임 서약 중 3번 조항은 개연성이 너무 부족합니다.)
돌아온 그 날. 그 누구도 '추억의 게임'에 대항할 생각을 하거나, 혹은 게임 전에 사람들을 다 죽이겠다 작정하거나, 트릭을 짜고 출제의도를 간파하거나 하는 사람이 없어요. 죽을 각오를 하고 돌아왔는데 말예요.
98년에 나온 카이지만 봐도요. 심각할정도로 사람들이 죽음에 대해 무서워하고 그러면서도 벼랑끝에 서있으니까 꾸역꾸역 게임을 해나갑니다. 누군가는 운이 좋고 누군가는 운이 나쁘고... 그러니 저 모든 셋업이 설득이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오징어게임은 그냥 주인공 한명이랑 흑막 한명 남기겠다고 모든 사람들을 세트장 소품처럼 배치한 것 같아요. 자 다 죽어? 지금 총쏜다 무섭지? 씬들이라고.. 저는 그 씬들에게 이름을 붙였습니다...
그리고 몸 속에 숨겨서 기껏 가져온다는게 담배... 무슨 감옥살이 하러 가는 것도 아니고, 담배가 화폐역할을 하는 것도 아니고...
죽기살기로 1등하기 위해 가는 게임장에 물건 하나 숨겨가야 하는데 담배를 선택할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요... ㅋㅋ 그렇다고 캐릭터를 잘 설명해준 소품도 아녔고..
그냥 죽음에 대한 아무 긴장감이 없는데, 어디서 스릴을 느껴야 하는 지 모르겠어요.
2. 동심 파괴?
그렇다고 1부 부터 계속 쌓아올린 신파의 코드가 제대로 작동한 느낌도 안듭니다.
주인공이 주인공역할을 제대로 못한다는 느낌이 들어요.
카이지는 '현생에서 폐급인 청년이 벼랑 끝 도박장에서 인정받는다'라는 재미가 있고
라이어 게임도 거짓말 못하는 주인공이 전제를 채워줍니다.
그럼 적어도 '추억의 게임'이 메인인 오징어게임 주인공은 '어린시절부터 친구 하나도 없는 막장인생 주인공이 죽음의 게임장에서 친구를 만든다(결국 죽임으로써 동심이 파괴된다)' 혹은 '현실이 아닌 게임장에서 처음으로 인생다운 인생을 산다' 정도는 되어야 하지 않나 생각해요... 애초에 캐릭터를 위해 깔아놓은 할머니 어린딸을 좀더 활용한다면... '책임감이 전혀 없는 막장인생 주인공이 책임감을 배운다' 정도라도 되든지... (그러고보니 새벽의 동생을 책임져 주기는 하네요. 하지만 책임이 만족스러운 정도인가? 돈과 함께 할머니께 양육을 위탁한 건데... 음... )
드라마에서 표현된 동심이 없기에 파괴된 것도 없다.
저는 그래요.
정말 좋은 배우분들과 큰 자본이 들어간 시리즈인데...
좀 아쉽네요.
레드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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