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바이어던
작년 씨네큐브 프리미어쇼를 비롯해 여러번 볼 기회가 있었는데,시놉만 봐도 우울하고 심난해서
제껴야 하나 싶었는데,의무적으로 봐야 하는 예매권땜에 결국은 봤네요.예매권도 미루고 미뤄서
거의 막내려서 멀리 씨네큐브까지 가서 봤구요.왜그리 안땡겼나 몰라요.막상 본 영화는 그렇게
보기 힘든 영환 아니었거든요.보기 쉬웠단 의미는 아니구요.저는 한 무고한 개인이 국가 권력에
유린당하는 그런걸 예상했는데,주인공 콜랴도 사실 문제적 인간이더라구요.독불 장군에 다혈질이라
문제를 부르는 타입.콜랴는 자신의 집을 빼앗으려는 시장이란 외부의 압력에만 정신 팔렸지 정작
자신의 가정이 사상누각이란걸 몰랐습니다.리바이어던이 건드리는 문제는 하나도 만만하지 않은데도
냉정한 시선을 유지하는 감독의 뚝심이 돋보이더군요.정치,종교,또 개인.러시아의 치부를 건드렸다고
러시아에서 문제가 된 모양인데,이게 딱히 러시아만의 문제 같지만은 않네요.현대의 리바이어던이라
불리는 괴물은 국가라면 어디나 도사리고 있으니까요.
콜랴가 문제적 인간이라고 해서 그에게 가해진 권력의 행위가 정당화되는건 아니죠.그렇다고 종교가
위안이 되느냐.아니죠,더 썩었죠.권력에 정당성을 부여하는건 종교니까요.한 인간을 무력하게 무릎
꿇린 후 주교가 행하는 연설은 참 공허합니다.시장의 어린 아들의 공허한 눈빛 만큼이나요.소름끼치는건
영화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바닷가의 아름다운 풍경입니다.영화내내 고즈넉하니 아름다운 풍경이긴 했죠.
그러나 영화를 다보고 나면 왠지 푸른 파도 아래 리바이어던이란 괴물이 도사리고 있는 것 같아 한기가
듭니다.너희에겐 권리란 없어라고 뇌까리는 시장의 말에서 분노를 느끼던 마지막에 엄습하는건 개인이
맞설 수 없는 국가 권력을 향한 지독한 무기력이었네요.그게 너무 압도적이다 보니 무슨 결말이 이래 감히
토를 달수가 없고 말입니다.이다도 좋은 영화긴 했는데,아카데미 외국어상은 이 리바이어던이 탔어야
하지 않았울까 싶어요.누구도 좋아할 수 없는 이야기라 그랬나.
와 2번째 문단 공감합니다. 콜랴가 문제적 인간이라고 해도 그에게 가해진 권력의 행위가 정당화되는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