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매체의 '백두산' 극찬평
일본 영화 사이트 eiga.com에 올라온 <백두산> 리뷰입니다.
글이 좀 웃기는 부분도 있고, 이걸 칭찬한 건지 싶은 부분도 있는 재밌는 글이에요.^^
https://eiga.com/movie/94341/critic/
(백두산) 분화를 막기 위해 핵을 탈취하는,
이것이야 말로 한류 재난 액션의 극치!!
한국이 재난 액션의 진수를 보여주면서, 그 과감한 설정이 상상을 뛰어넘는 충격작이다. 중국과 북한의 경계에 걸쳐져 있는 백두산이 분화하고, 화산성 지진으로 한반도의 거대 도시가 붕괴된다. 사태를 우려한 한국 정부 측은 지질학자 강교수(마동석)에게 협조를 구하고, 핵폭발로 마그마의 압력을 낮춰서 화산활동을 인위적으로 억제한다는 아이디어를 얻는다.
하지만 한국은 비핵무기국가, 때문에 정부가 발동시킨 것은, 놀랍게도 북한의 전설적인 공작원(이병헌)과 접촉하여 북한의 핵무기를 탈취한다는 계획이었다. 그 임무를 맡은 건 군 폭파처리반 조대위(하정우)를 중심으로 한 특수편성부대. 타임리미트는 마지막 대폭발이 일어나기 전까지 겨우 75시간!!
일본의 후지산에 해당되는 한반도의 명산이 갑자기 불을 뿜는다? 그런 의외성에다가 대재난을 막기 위해 핵을 훔친다, 는 비약이 지나친 해결책에 누구나가 어이를 상실할 것이다. 무엇보다 우리의 마블리=마동석이 천재 과학자를 연기한다는 단계에서, 이 영화는 분화의 위협 이상으로 보는 이의 불안감을 부채질한다. 다들 그가 화구에 거대 암석을 집어던져서 직접 화산을 막을 거라 생각되지 않는가? 필자 역시 그렇게 믿어 의심치 않았다.
하지만 “말보다 무쇠 주먹”이란 인상이 강한 마동석의 지적인 연기가 의외로 능숙해서, 국난을 두뇌로 극복하는 수완가 역할로 위화감이 없고, 남한과 북한의 선택받은 자들이 함께 싸우면서, 미증유의 위기에 맞서는 에너지가, 앞서 언급한 자극적인 요소들을 깊이 있는 감동으로 승화시킨다.
이병헌이 맡은 공작원 역할도 마찬가지다. 가정을 돌보지 않고 고독한 늑대처럼 살아온 냉혈한이, 하정우 등 적국의 군인들과 접촉하면서 스스로 뉘우치게 된다. 이렇게 변화해가는 각 캐릭터들의 드라마가 절망적인 상황을 타개하는 히든카드로서 기능하면서, 관객에게 감동을 주는 결말로 이끄는 것이다.
동시에 할리우드 재난 영화에 뒤지지 않는 종말론적인 도시 파괴 장면을 초장부터 아낌없이 투입. ‘너희들, 시간제한이 있는 걸 잊지 마’라고 말하는 듯이 벌어지는 지진, 대분화의 연타는, 마치 패티를 패티로 감싼 더블 비프 햄버거와도 같다. 이처럼 러닝타임이 3시간은 넘을 것 같은 내용을, 이불 압축기에 넣은 것처럼 줄여서 고작 2시간 남짓한 분량으로 정리해버렸다. 한국영화의 창작에 대한 진취적인 자세를 새삼 느끼지 않을 수 없다.
오자키 카즈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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