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도공간
사실 홍콩 영화 팬에게 만우절은 잔인한 날이기도 합니다. 만우절 농담이란 걸 즐기지 않게 된 게 그만큼 성인이 된 것도 있겠지만 이 사건의 여파가 크다고 볼 수도 있어요. 장국영 팬에겐 거짓말 같은 추모의 날이었고 기사가 쏟아짐에도 날이 날이다 보니 당시 수많은 인터넷 게시판에선 질 낮은 만우절 농담으로 분노했었고 이내 오피셜 기사가 뜨자 세상에서 가장 슬픈 만우절이 되었죠.
사실 작품의 필름을 유실 시킬 정도로 홍콩이 심각했는 줄은 이번 개봉 때 알게 되었고요. 개봉 당시에는 팬들 사이에서도 이 영화를 봐야 하나 말아야 하나로 말이 많았는데 저는 안 보는 쪽을 택했어요. 선입견이 있었던 거죠.
이번에도 딱히 볼 생각은 없었는데 아트 카드와 포스터 1타 2피가 가능했고 프린트라도 왕가위 사인이 들어간 굿즈가 없던 이번 기회에 보고 털자는 느낌으로 보게 되었습니다.
사진을 이렇게 못 찍었을 줄이야...
작품의 줄거리가 있고 실제로 흐름이 있는데 줄거리와 실제로 전개해나가는 방식이 줄거리 그대로인 경우가 있는데 이 작품의 경우는 극 중 짐의 캐릭터가 독특해서 상당히 신선한 전개로 흥미롭게 보게 되었는데요. 아쉽지만 그건 초반의 문제였고 극 중의 갈등이 해결되고 나서부터는 그냥 뻔하디 뻔한 영화가 됩니다. 사실 시나리오만 보면 나쁘지 않은데 감독의 연출력이 절대 못 쫓아갔고 특수분장을 그런 식으로 할 거면 카메라 트릭이라도 쓰던가 좀 어이가 없더라고요. 제작연도로 쳤을 때 그런 조악한 분장을 이해해줄 시기도 아니었습니다. 당시에도 유작으로서 영화의 퀄리티가 아쉽다는 게 중론이었는데 역시나 이 작품이 유작이란 건 팬으로서 참 아쉬운 부분인 거 같아요.
그래도 간간이 좋은 장면들이 있었고 장국영의 연기도 좋았고요. 초반에 필름 그레인이 심해서 좀 걱정했는데 본편의 화질은 감상을 방해하지 않을 정도로 괜찮았습니다. 최근에 왕가위 감독의 리마스터링 영화들을 봐서 그 퀄리티를 기대했었지만 그건 좀 욕심이었던 거 같아요. 사실 리마스터링을 전면에 내세운 작품이 아니니 그건 감안했어야 했으니까요.
이 작품의 호불호를 떠나서 뭔가 다 보고 나니 마음 한구석에 남았던 그에 대한 추모를 한거 같아 보길 잘했다는 마음은 남네요.
추천인 6
댓글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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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투게더 이후 장국영이 출연한 작품들이…
아쉬움이 많이 남아요 ㅜㅜ
이도공간은 특히나 배우 연기를 따라가지 못하는 연출이라…ㅜㅜ
복원해낸 게 의미가 크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