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 <모가디슈> 두 번 눈물이 맺혔어요
UN 회원국이 되기 위해 아프리카 국가들의 지지가 필요하던 시점에 소말리아에 주둔하던 남한과 북한 대사관은 서로를 견제하는 외교전을 펼치고 있다. 정부와 반군의 대립이 점차 확대되던 소말리아는 결국 수도인 모가디슈까지 내전의 소용돌이에 휘말리게 되고, 반군과 폭도들의 무차별적인 약탈과 살육에 내몰린 남북한의 외교관들은 생존을 위해 손을 맞잡는다.
마치 실제 전쟁터에 놓여있는듯 처참함과 긴박함을 생생하게 보여주는 액션씬도 인상적이지만, 배우들의 탁월한 앙상블이 빚어내는 캐릭터들의 드라마가 더욱 빛났습니다.
한 치의 빈틈없이 드라마를 쌓아올리고 강력한 액션으로 숨 돌릴 틈없이 휘몰아치는 두시간의 여정에서 소소한 웃음과 정서적인 몰입도 좋았지만, 감정적으로 두 번 울컥했던 지점이 있어요.
한 번은 반군이 입성하기 전 쿠데타를 일으킨 군부에 의해 무력으로 진압당하던 시위군중들의 처참한 모습을 볼 때였어요. 무장하지 않은 시민들이 총과 곤봉에 의해 무자비하게 탄압당하는 모습에 광주민주항쟁의 이미지가 겹쳐졌습니다. 순간 눈물이 맺혔어요. 가슴 아프지만 기억해야만 할 역사의 현장이지요.
또 한 번은 김윤석 배우가 수송기에서 내리기 전 마지막 작별을 말하는 장면에서였어요. 남과 북이 대치하고 견제하던 관계를 딛고 함께 하나의 목표를 향해 달리던 손을 놓아야하는 때, 그의 목소리와 표정은 한 순간에 제 맘을 뒤흔들었어요. 왜 우리는 하나일 수 없는가, 왜 이제 다시 볼 수 없는가. 가슴으로부터 쏟아지는 안타까움과 슬픔이 고스란이 드러나 있었어요. 마치 류승완 감독님의 마음같기도 했구요.
어려운 시기에 선봉에 나서 무거운 책임감을 가질 수밖에 없을텐데, 이 정도의 작품성과 오락성이라면 어떤 면에서는 자신감이 아닐까요. 최고가 힘을 합쳐 만들어 낸 블록버스터 수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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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중 씬도 좋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