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둘> 조용히 묻히기엔 아까운 영화
포스터만 보기엔 그저 나이가 든 퀴어 커플의 사랑이야기인가... 문득 이전에 개봉한 <슈퍼노바>가 떠오르기도 했고요. 굉장히 편한 이야기일 줄 알았습니다.
기대작은 아닌데다가, 이 영화에 대해 얘기가 오르락내리락하지도 않아 몰랐는데
막상 찾아보니 로튼 지수가 이렇게 높은데도 관심이 덜한 듯해 한번 찾아보고 싶더라구요 ㅎㅎ
보고나니 생각보다 새로웠어요.
지금까지 보았던 퀴어 영화에서 보지 못한 긴장감을 적재적소에 깔아두었습니다. 여기서는 편하지도, 보편적이지도 않은 사랑이야기를 보여줍니다. 법적 울타리도 없이 외줄타기와 같은 사랑을 하는 이들의 말년을 다루는데 이 둘이 가질법한 긴장감을 관객도 같이 경험하게 되네요. 또 로맨시스트라던 니나가 하는 돌발행동들에 스릴러가 된 기분을 느끼게 되다니... 하지만 감정에 정직한 행동이니 탓할 수도 없고 결국 <우리 둘>의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타고 있더라고요. 마치 줄타기 곡예사의 위험천만한 극을 끝까지 보고 있는 것처럼요.
이런 몰입감을 느끼게 되는데는 니나를 속으로 응원하는 것도 있겠지만, 무엇보다 연출도 사물과 시선을 이용한 긴장감과 위기감을 잘 뽑아두었더군요.
그리고 내내 제도적 문제도 꽤 꼬집고 있습니다. 그동안 솔직하지 못한 인과응보일 수 있지만, 니나는 어디까지나 옆집 친구일 뿐이라 벽에 부딪히는 상황이 많습니다. 그리고 그런 제도 없이 니나가 다가가려는 것이 얼마나 큰 힘이 드는지도.... 국내에는 이전에 '제4차 건강가정 기본계획(~2025)'이 발표됨에 따라 다양한 가족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졌지만 아직 직접적으로 비혼 가정에 대해서는 부재한 것이 사실이기에 시대상이 겹쳐보이게 되네요.
영화도 직접적으로 다루기보단 이미 이 문제에 대해서는 좋은 영화들이 꽤 다루기도 했고, 은연중에 안타까움을 느낄 수 있게 합니다. 그런데 우리, 둘의 모습은 결국 행복함이 보이네요.
보편적이지도, 편하지도 않지만 신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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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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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직 사랑하는 이들만이 남는 영화였죠😔
정성일 평론가님 해설 기대되네요~
앤 나이대에 만나 사랑에 빠졌다 했는데 그러면 20년보다 훨씬 긴 세월이고, 프레드릭이 이미 바람 핀다는 걸 어린 시절부터 알고 있었으니 말 그대로 남편 죽고 같이 살기만을 기다렸던게 맞다고 보였거든요.
후기 잘 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