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다발 같은 사랑을 했다. 올해 최고의 영화! (어머니와 같이 봤습니다.)

별5개 만점 기준: ★ ★ ★ ★ ★  

진심 정말 최고였습니다. 특히 담백하고 쿨하게 청춘 남녀의 만남과 이별을 정말 깔끔하게 다룬 점이 너무 좋았습니다. 그리고 남녀 각자 처한 상황을 거의 50 대 50 공평하게 다뤄서 남주 마음, 여주 마음 둘 다 모두 이해하게 만든 점도 굉장히 좋있습니다.

다만 제가 나이가 나이인지라 실제 생활보다 취미와 공감대를 우선시하는 여주의 행동이 철없이 보여서 좀 그랬습니다. 그런데 웃긴 건 여주의 저 비현실적인 철없는 모습이 바로 저의 20대 모습이라는 겁니다. 즉 나이 먹은 제가 20대 어린 저를 저격하는 모양새랄까요. 뭐 어쩌겠습니다. 20대 시절에는 돈보다 취미였지만 지금은 돈 없이 빌빌거리는 게 얼마나 비참한지를 몸소 깨달은 사회인이니 말입니다.

그러다보니 내가 돈벌테니 너 하고 싶은 거 하라는 남주의 말이 100% 공감됐습니다. 세상에 저런 남자가 어딨냐고 하면서 말입니다. 만약 제가 여주였으면 속으로 쾌재를 부르면서 바로 결혼했을 겁니다.

이상 사회 생활에 찌들대로 찌든 나이든 남자의 편파적인 영화 감상기였습니다. 아 그런데 다 쓰고 나니 겁나 우울하네요. 분명 20대에는 꿈과 희망으로 가득차서 돈 그따위꺼 없어도 된다, 주의였는데 어느 새 단 돈 10원에도 벌벌 떠는 인간으로 변하다니. 흑흑 ㅠㅠ

다음은 영화를 보신 어머니의 감상기입니다.

나: 어머니. 영화 어땠어요?

어머니: 너무 잔잔해서 솔직히 그다지 재미는 없었다.

나: 평점을 주면 몇점 정도인가요?

어머니: 1만원을 기준으로 치면 만족도가 3, 4000원 정도. 

나: 아........ 그렇군요.

어머니: 영화라면 뭔가 좀 화끈하고 긴장감도 있고 스릴이 있어야 재밌는데 이건 그게 없어서 별로였다.

나: 어머니. 러브 로맨스 영화에서 긴장, 스릴 있으려면 불륜 밖에 없는데요.

어머니: 너털 웃음. ㅋㅋㅋㅋ

결론 어머니는 잔잔한 영화 안 좋아하신다. 차라리 랑종을 보여드릴 걸 그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