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인더하이츠에 대한 기억
영화 [인 더 하이츠] 시사회가 몇 차례 진행되며 후기들이 올라오고 있는데 뮤지컬이 호평이라 기대했는데 무난하다~ 정도인 거 같습니다.
영화 시작하자마자 무대 디자인이나 몇 몇 넘버는 기억날 정도로 인상 깊은 이미지는 분명히 갖고 있는 작품입니다.
2015년에 라이선스 뮤지컬로 봤었는데, 솔직히 말하면 미국 아니면 성공할 수 없는 작품입니다.
영화의 모든 것이 "미국 라티노 커뮤니티"에 맞춰져 있기 때문에 한국인이 보고 있지면 그래서 어쩌라는거지..? 밖에 안 나오는.
요즘이야 미국 내 인종차별이나 라티노 커뮤니티 등에 대한 정보도 많아지고 직간접적으로 느끼며 지식이 있으니 그렇구나 하지만 여러모로 미국인이 아니면 즐기기 어려운 작품입니다.
그래서인지 당시에는 아이돌 가수들을 캐스팅하며 티켓은 얼추 팔았지만 작품이 잘 나왔다는 느낌은 없었습니다. 뮤지컬에서 랩을 하는게 엄청 센세이션했지만 매력적이지도 않았고요(유치하다는 느낌이 더 강했습니다).
이번 영화 자막이 그리 완성도 있지 않아 (개인적으로는 청년층 아니면 자막을 이해하기 어려울 거라 생각될 정도로 외래어, 영단어 발음 그대로 옮긴 것, 밈 용어 등이 많았습니다) 뮤지컬 자막이라도 가져오지 라고 하는 의견도 봤었는데, 2017년 버전은 보지 않아 모르겠으나 2015년 버전의 대본은 영화보다 못 한 수준입니다. 한국어로 노래를 불러야 하기 때문에 문장이 더 축약되고 어벙쩡한 라임인 것을 떠나 대사 다수를 차지하는 미국 제1외국어나 다름없는 스페인어 번역이 거의 안 되어 있었습니다. 무슨 말이냐면 배우들이 그냥 스페인어로 대사를 합니다 ㅎㅎ...
(문제는 아이돌을 캐스팅해서인지 일본어와 중국어 자막이 제공되고 있었는데 한국어 자막은 없어서 스페인어 대사를 할 때 일본 중국에서 온 분들은 대사를 이해하는데 정작 한국인만 대사를 이해 못 하는. 이질감없게 알아듣는다는데 스페인어가 3외국어 될까말까한 한국인이 어떻게 스페인어 잡담을 알아듣는다고 그런 홍보를 했는지. 저야 당연하고 학생 때 스페인어를 배웠던 일행도 못 알아들었습니다 ㅎ)
이번에도 반응이 밋밋한 걸 보면 원어로 나와도 결국 미국의 라티노가 아니면 이 작품의 매력이 반감될 수 밖에 없다는 증명 같기도 합니다. 뮤지컬 러닝타임보다 줄기는 했지만 142분은 영화로는 긴 시간이기도 하고요. 인구수에 비해 여전히 소수자로 취급당하는 사회적 약자 라티노의 자긍심이 주제인데 현지 거주하시는 분들이라면 그래도 어느 정도 공감할만하겠으나 한국에서 사는 한국인이 공감하기에는 영화가 똑같은 말 계속하며 늘어진다 느껴질 수 밖에 없다 싶습니다.
노래가 좋아도 태생적 한계가 있을 수 밖에요.
추천인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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