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관크 당사자가 일반적인 사람이 아니라면?
서울의 모 예술영화관에서 어제 겪은 일입니다.
주말을 맞아 소규모 영화제가 진행중인데, 다소 생소할 수도 있는 제3세계 영화들이지만 제법 많은 관객들이 좌석을 채웠습니다. 무료 관람의 영향도 있겠지만요.
영화가 시작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앞 열에 앉은 사람이 상체를 앞으로 빼서 앉습니다.
단차가 크지 않은 극장이라 시야를 가려서, 조금 고민하다가 제대로 앉아달라고 정중히 부탁했습니다. 그런데 그때 보니 마스크를 내려서 턱스크를 하고 있더군요. 저를 의식해서인지 자세를 고쳐앉으면서 이내 마스크를 올려 썼습니다.
다행이다 싶어 이후 영화에 몰입해서 관람 중이었습니다.
그런데 불길한 예감은 틀리지 않는지, 10여분 정도 지난 후부터 본색을 드러내더군요.
이미 다시 마스크는 완전히 내렸고,
연신 몸을 이리 비틀고 저리 비틀어댑니다.
조금 산만했지만 그런대로 견딜 수 있어서 영화에 집중해봅니다.
그런데 영화에서 피아노 연주 씬이 나오자, 스크린을 향해 마구 손을 내저으며 지휘를 합니다. 여기까진 이해해보려 했습니다.
이후에 락음악이 나오자 고개를 좌우로 돌리며 헤드뱅잉을 합니다.
혼잣말도 이어지고 흥얼거리기도 합니다.
상체와 엉덩이를 앞으로 뺐다가 다시 기대기를 반복하고
앞 열(관객 있었음) 앞좌석 위로 맨발을 올리기도 합니다.
여기까진 일반적으로 언급되는 관크의 일종이라 이해했습니다.
그런데 그게 다가 아니었습니다.
심심한지 허기가 진건지 갑자기 뽀뽀하는 듯한 소리가 나서 보니 본인의 팔을 핧고 뽀뽀를 합니다. 이런 행동도 몇차례 이어집니다.
이쯤되니 거의 반쯤은 관람을 포기하고 스크린과 그 사람을 번갈아가며 보게 됩니다. 워낙 예상치못한 행동을 하니 아무리 신경을 안쓰려해도 눈길이 갑니다. 그 사람이 착석한 열에는 관객이 없었고 앞 열의 관객이 몇차례 고개를 돌려 주시했는데도 아랑곳하지 않습니다. 그렇게 영화가 끝났고 엔딩 크레딧의 음악에 맞춰 정신없이 고개를 좌우로 돌리며 헤드뱅잉으로 마무리하더군요.
초반부 이상 행동을 감지했을때
지적할까 하다가 말았던 이유 중 하나가 확실하진 않지만 일반적인 분이 아닌 것 같아서였습니다.
ADHD나 지적장애까진 아니더라도 다소 산만하거나 예상치못한 행동을 하는 사람들도 종종 있기에, 크게 관람에 방해만 되지 않는다면 괜히 분란을 일으키지 말자는 생각이었고 영화 자체도 워낙 조용한 영향도 있었는데, 그 정도까지 역대급일진 몰랐습니다. 그런데 이 분이 의도한 관크인지,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는 관크인지 확신할 수 없기에 더 조심스러운 면이 있었습니다.
저 또한 영화관람시 부동자세로 조금의 움직임도 없이 보는 건 아니라서 어느 정도 산만한건 적당히 참습니다. 지나치게 예민해서 다른 관객들에게 훈계하는 분들도 피곤하구요. 그래서 크게 방해만 하지 않는다면 유연하게 견디려 할때가 많은데, 어젠 너무 심한 행동을 겪다보니 스트레스가 심하고 괜시리 건강도 걱정되네요. 그 분이 어떤 문제가 있는지 모르기에 장애나 다른 부분을 언급하는 것도 편견이나 폭력일수 있어 일반적인 사람이 아니라고 표현했습니다만, 익무 분들은 이런 경우 어떻게 대처하실까요? 오늘까지 영화제가 이어지는데 또 만날까 두려워 관람이 망설여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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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폰딧불만큼은 안참고 바로 주의주는 편인데...
이런 경우는 대게 어쩔수없이 꾸욱 참아요. ㅜㅜ
병이 있는분 같았는데… 주변분들과 제가 계속 조용히좀 하시라고 하고 나가서 직원분 찾아서 말했는데도 그분은 끝까지 그러셨고 저는 결국 2회차를 했습니다ㅠㅠ
참 곤란한 상황이었네요ㅠ 위추드립니다..
디아스포라 영화제에서 비슷한 사람 봤습니다;;
어제 용산4DX 분노의 질주 관람시
상영중 거리두기 빈좌석인데 멋대로 앉고
마스크도 벗었다 썼다 모자 썼다 벗었다가
틈틈히 스트레칭 여러번 혼잣말 중얼중얼
귀파고 머리 벅벅 긁고 휴대폰 보기
몸 앞뒤 왔다갔다 비틀기 등등 ㅠㅠㅠ
마스크라도 써달라고 부탁하려다
ADHD나 틱 뚜렛증상이 있는 사람 같아서
대응이 두려워서 포기했어요...
영화는 재미있었는데 집중 하나도 못하고
관람포기하고 나갈껄 후회했습니다
너무 무섭고 끔찍한 시간이였어요
애초 관크를 배려해줄 사람이라면 관크를 하지 않고
관크를 전혀 신경쓰지 않는 사람이라면 지적시 반발합니다.
때문에 좀 불편하더라도 놔두는게 정신건강에 좋아요...
(반발이 어떤 의미인지는 겪어본 사람만 알아요. 안 건드리는게 낫습니다..)
첫줄부터 일반적이지 않은 거 같은데..
진지빨면 다중문화시설에는 지적장애인들은 출입 제한을 거는게 맞지 않나 생각은 합니다.
한명때문에 너무 다수가 피해를 보는거니까요.
최소한 애들처럼 보호자는 무조건 동반이 되는게 맞다고 보고요.
근데 누가 그렇게 할수 있겠어요..
이런 얘기만 해도 댓글로 쌍욕이 박히는 시대인데요.
그냥 내 주변에만 없기를 기도하는 수밖에 없는듯
아 그렇구나 괜찮습니다 하고 공연을 봤던 기억이 있습니다.ㅎㅎ
측은지심을 가지면 용서하고 넘어가기 쉽더라구요..
우리는 가끔가다 한번씩 마주하는 불편함이지만
그분은 평생 남과 갈등이 생길 거잖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