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스포][보더라인] 도대체 니가 말하고 싶은 게 뭐야?
국내의 달달한 포스터에 속지 마시라.
영화는 실상 안 궁금한 창작자의 머리속을 그리고 있습니다.
영화전 저의 기대는, LGBT 사랑을 감각적으로 풀어낸 작품!
영상과 음악이 너무나 멋지겠다고 생각했었는데, 정말 영상과 음악은 꽤 환상적이었습니다.
철학적이고, 시적인 주인공의 나레이션이 함께 폼생폼사 영상이 함께 하는데요.
프랑스 샹숑과 함께 하는 안나의 로빈과의 추억의 기억은 참 아름답습니다.
여자를 사랑하게 된 건 니가 처음이야라고 이야기 하는 장면이 얼핏 나오는데,
로빈과 함께 만난 다리밑에서의 만남, 용기내서 만나서 둘이 시작하는 알콩달한하면서도 진한 사랑의 순간까지.
굉장히 달콤하게 흘러갑니다.
이 장면들까지 봤을 땐, 차라리 뮤직비디오를 찍지 그랬어라는 심정으로 영화를 감상했습니다.
가장 아름다웠던 사랑의 기억은 늘 달달하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다음 순간 그 달달한 사랑은 금세 이별의 씁쓸함으로 변화합니다.
두 사람의 사랑의 추억을 회상하는 장면인가 싶었던 영화는 갑자기 이미 헤어진 그녀를 떠올리는 고통스러운 기억의 순간으로 변하고.
아, 그럼 이 영화는 헤어진 이별 속에서 사랑의 기억을 고통스럽고 집요하게 떠올리는 과정인건가 싶었는데.
또다시, 다른 상황을 보여줍니다.
로빈과 어떻게 헤어지게 되었는지를 보여주는데, 창작자로 계속 창작을 해야 하는 안나는 자신에게 살아갈 힘을 준 게 쓰는 것이라고 합니다.
결국 창작이 잘 되지 않아서 심각한 우울증에 빠지는 듯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행복한 사랑에 빠져서 갑자기 써지지 않았던 걸까요?
아니면, 무엇 때문인지는 몰라도 계속해서 심각한 우울증에 시달리는 안나의 방황과 인격이 마치 분열되는 것 같기도 한 장면들은 무엇을 뜻하는지 잘 이해하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처음엔 로빈과 헤어지는 이유가 그녀가 떠난 것처럼 되어 있는데,
그러면 이것은 우울증에 대한 이야기인건가?
생각할때쯤, 결국 창작 때문에 로빈을 떠나보내면서, 혼자 겪은 심리적 변화와 경험을 글로 옮겨담은 작품으로 출판사에게 연락을 받습니다.
마치 위플래시에서 주인공이 결국 예술을 위해서 주변 사람들을 떠나보낸 흑화된 모습을 보여줍니다.
행복했던 순간을 일부러 파괴하고 이별함으로써, 창작을 위한 희생이 하고 싶었다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출판사의 편지처럼, 감상하는 제 기분도 너무 날 것 그대로를 감상하는 느낌이어서 내면 빡침이 몹시 강하게 왔던 작품입니다.
예쁘고 아름답기만 한 영상의 반복은 차라리 나았습니다.
감각적인 영상과 음악을 보고 듣고 있도라면 자의식이 너무 강한 조미료가 가득 뿌려진 느낌의 음식을 섭취하는 기분이었고.
나중에 날 것 그대로의 감정을 익히지 않은 채 관객에서 그냥 들이미는, 아주 실험적 작품입니다.
영화보면서, 깊은 내면 빡침이 온 것도 참 오래간만인 작품이었습니다.
이 영화를 보려고 그 시간을 내서 왕복 2시간 40분 걸리는 극장(그것도 관람환경이 좋지 않은 스크린B관)에서 봐야 했을까?
싶으면서 화가 나서, 한김 식히고 글을 쓰는데도 마그마가 식지를 않네요.
영화 감상하면서 딱 든 기분이 <지구 최후의 밤>을 보면서 작가를 이해하려다가 사고의 끈을 놓아버렸을 때가 떠오르는데...
이 작품이 딱 그랬습니다.
어느 순간에 제 사고를 아예 멈추게 만들더군요.
사고의 경계선상에 있던 자신을 표현하시려 하셨나요.
감독님께 참 궁금함 게 많아지는 작품이예요.
창작자의 두뇌속을 알려주시려고 한 것인지, 우울증에 대한 메시지를 남기려고 하신건지.
도대체 말하고 싶으신 게 뭔지 차암 궁금해집니다.-_-;;
영화 리뷰 쓰면서 아무말잔치는 제가 참 하기 싫어하는 짓인데.
감독이 날 것 그대로 막 던지는데, 나라고 왜 못하나 싶은 생각이 파파팍 들어서.
영화 다 보고선 현타와서 아이스크림 먹고 집으로 간신히 왔네요.
넘흐 궁금하신 분은 보세요.
언젠가, 제가 좋아하는 유투버 김시선님께서 하신 말씀이 있는데, 좋은 영화를 보려면 *같은 영화도 봐야 한다고.
그래야 좋은 영화가 뭔지 알 수 있고, 자기 취향도 파악할 수 있다고 했는데...
그 *같은 영화가 바로 이 영화인 거 같아요.
폭탄처리반 되고 싶으시면 보시길.
영화를 보고 좋으셨던 분들께는 죄송.
저는 근데, 요근래 본 영화 중에 가장 끔찍했던 영화같아서 도저히 좋은 글을 못 쓰겠습니다.
그리고 이 영화는 로맨스물이 아닌, 창작자 자신의 내적갈등이 극대화된 날것의 느낌이 강한 작품입니다.
오직 연인으로 등장하는 아가트 페레의 아름다움만이 이 영화에서 유일한 볼거리였습니다.
영화를 본 제 심정 사진 속 작가의 심정.
쥬쥬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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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자락 펼쳐진 배경 멋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