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각기동대 스탠드 얼론 컴플렉스 (2003) 간단 리뷰
"윌리엄 깁슨이 쏘아올린 사이버스페이스라는 작은 공은
저멀리 일본에서 시로 마사무네라는 작가를 만나 꽃을 피웠다."
시로 마사무네가 만들어낸 전뇌와 의체화가 일상이 된 디스토피아 세계관을 다룬 공각기동대는
90년대 일본 애니의 정점을 보여주는 극장판(오시이 마모루 감독)을 통해 전세계적인 센세이션을 일으킨 후,
카미야마 켄지의 TV애니메이션 시리즈로 이어집니다.
카미야마 켄지의 공각기동대 스탠드 얼론 컴플렉스는
전작 공각기동대에서 보여준 오시이 마모루 특유의 테이스트인 진지하고 무거운 주제의식을 잃지 얺으면서도,
시로 마사무네 원작의 다양한 SF적 요소를 가져와 풍부하고 진득하게 녹여냅니다.
2시즌 총 52편의 에피소드는 한편 한편의 완성도가 뛰어나서,
훌륭한 SF단편집을 읽는 듯한 기분 좋은 포만감과 만족감을 줍니다.
전작 공각기동대보다 좀 더 아니메스럽게 변했으면서도 여전히 매력적인 캐릭터 디자인은 물론이고,
배경 스텝 출신의 감독이 맡은 작품이라 그런지 웬만한 극장판 쌈싸먹는 디테일의 배경 디자인이 매 회 펼쳐지는데다가,
독보적으로 현실적이면서도 근사한 메카닉 디자인은 저 같은 메카닉 덕후에게는 그야말로 취향 저격입니다.
또한 몰개성화 된 개인과 폐쇄적인 관료주의, 명분없는 극우의 군사주의와 확장주의에 대한 예리한 비판을 담고 있어,
거의 20년이 다된 작품이지만, 우경화된 현재의 일본에 대한 예언처럼 보일 지경입니다.
물론 지나치게 현학적이고 뜬구름 잡는 듯한 철학, 핀트가 나간듯 한 화려한 수사가 남발되는 단점이 있고,
전 지구적인 디스토피아를 다루다보니 한반도에 대한 살짝 눈에 밟힐만한 묘사도 있지만,
그럼에도 진지하게 경직된 극우주의에 돌직구를 던지는 작품임을 감안하면 충분히 넘어가 줄만한 부분이라 생각됩니다.
(시즌 2의 메인악역은 대놓고 태평양 전쟁을 일으킨 극우 군인들을 모티브로 삼고 있습니다.)
미소녀 동물원식의 얄팍한 상술이 판치는,
갈라파고스화 되어버린 요즘 일본 애니계를 보다보면
이런 묵직한 작품이 또 나올수 있을까 의구심이 들 정도의 걸작입니다,
진지한 SF를 좋아하시는 분이시라면 한번 쯤 꼭 보시기를 추천드립니다.
ps.
1.
이걸 보고나서 스칼렛 요한슨이 주연을 맡은 실사 극장판을 떠올려보면...
정말 한숨 밖에 안나오더군요.
2.
넷플릭스에 공각기동대 스탠드 얼론 컴플렉스 전 시즌과 극장판, 그리고 넷플릭스에서 자체 제작한 새로운 시즌이 모두 있습니다만,
막상 오시이 마모루 판 공각기동대와 이노센스가 빠져있어서 아쉽네요.
3.
공각기동대의 메인 메카인 타치코마는 이 시리즈의 알파이자 오메가 입니다.
타치코마는 사랑입니다^^.
추천인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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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을 깊이 이해하지 못한 사람이 만든 작품이란 느낌이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