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 다시한번 나온 픽사의 역작 (스포 ㅇ)
0. '코코'는 예전에 메이즈러너 3편이 개봉했을때 메이즈러너3편 보기 전 시간이 비어서 별다른 정보없이 서울극장에서 본 기억이 납니다. 너무나도 황홀하게 표현해낸 사후세계, 예전에 중남미 문화 공부하면서 말로만 들었던 dia de los muertos(죽은자들의 날)의 훌륭한 활용... 중간중간 들리는 즐거운 ost (특히 마지막 엔딩부분에 나오는 proud corazon은 진짜 한동안 자주 들은 음악이었습니다. 이후 픽사 작품에 많은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놓친 이전 작품들 대부분을 챙겨봤습니다. 이후에도 항상 픽사작품이라고하면 만족하면서 본 기억이 납니다. 이번에 개봉한 소울은 픽사는 여전히 건재하다라는걸 다시한번 증명해낸 것 같습니다.
1. 픽사의 장점은 그대로, 단점은 최대한 줄이려한 노력이 보였습니다. 물론 단점이 아예 없지는 않지만 그 모든걸 후반부에 상쇄시킨 느낌이었습니다. 제목 그대로 Soul (1. 영혼, 2. 소울 뮤직) 재즈라는 소재를 바탕으로 인물들의 감정을 쌓아올립니다. 이번에는 사전, 사후세계 모두를 다룹니다. (Great before, Great after) 그리고 아직 지구로 가기전의 영혼들이 모여있는 You Seminar까지 배경은 정말 체계적으로 설정되어있습니다. you seminar에서 가운데 구멍이 뚫려있고 지구로 떨어지는 모습은 보통 추락이라는 부정적인 이미지를 반전시켜 결국 떨어져야 시작할 수 있다는 점에서 성장을 묘사한듯한 느낌을 받기도 했습니다. 영혼들은 조건을 만족시켜야지 지구로 향해 시작할 수 있는데 그 과정에서 조건을 채우기 위해 활용하는 '불꽃' 혹은 '불꽃의 순간'은 참 인상적이었습니다.
2. 주인공의 여정을 따라가보면 음악교사-->밴드제안-->영혼(Great after)-->영혼(Great before)-->어둠의 구역-->고양이(집, 이발소, 엄마 가게)-->영혼(Great before)-->밴드공연-->영혼(Great before&어둠의 구역)-->영혼(Great after)-->다시 몸으로 으로 정리할 수 있겠습니다.
결국 현실에서 출발해 영혼의 세계를 거쳐 다시 현실로 돌아오는 구조이지만 사이에 끼어있는 영혼의 세계로 갈때마다 교훈 혹은 일종의 깨달음을 자신이 얻거나 남에게 준다는 점이 흥미로웠습니다. 처음 영혼의 세계에 가 멘토로 오인되어 활동을 시작할때 자신의 인생이 지루하고 의미가 없었다는 것을, 22에게 어스 패스를 다시 주기위해 돌아갈때 자신이 한 말이 상처를 주었다는 사실을 그리고 결국 몰입해 다시 영혼의 세계로 넘어올때 비로소 삶이 얼마나 가치있는지를...
상처를 준다는 부분에서 관련해서 언급되는 대사중에 'you seminar에 있는 영혼들은 다치지 않는다, 지구에서야 다친다'라는 내용은 듣자마자 감탄했네요.
3. 주인공에게 음악은 삶의 전부로 생각되어졌습니다. 학교 선생을 하면서도 밴드에서 활동만하게된다면 모든 것이 해결될것이라 생각했습니다. 아버지를 따라 가게된 공연에서 자신의 불꽃을 찾은것 같았고 음악만이 자신의 인생의 전부라고 생각되어졌지만 이는 마지막 순간에서야 새로운 깨달음에 의해 무너집니다. 타오르던 불꽃도 결국 삶의 목적도 재능도 아닌 그저 자신의 일부분이라는 것과 꿈만 이루게 된다면 항상 타오르는 불꽃과 같은 삶일것 같았지만 이내 익숙해지며 자신도 남들과 다르지 않을 것이라는 것 등 지극히 현실적인 내용으로 결국 가득차 있다보니 개인적으로 진로에 대해 고민하던 요즘 참 영화보면서 울컥한것도 오랜만이었습니다.
4. 트럼본을 좋아하지만 이것이 맞는 길인지 고민하는 소녀부터 자신의 꿈을 포기하고 이발소를 하지만 현실에 만족하고 행복하다는 사람까지 모든 사람들의 이야기가 결국 의미있는 삶의 모습을 비춘다는 점에서 이 영화는 모든 관객을 끌어들입니다.
어둠의 구역에서 방황하고 있는 영혼들을 구원해주는 moonwind는 바다가 아니지만 배를타고 항해한다는 모습에서 후반부에 나온 물, 바다 관련된 대사와도 연관해서 생각해보고 싶었습니다.
상처받지 않는 영혼에서 출발해 바쁘게 살아가는 우리들의 모습을 한번쯤 되돌아보게 만든 작품이었습니다.
4.5/5
+)극장에서 한두번 더 보고 싶은 작품이네요. 별다른 느낌없이 흘려보낸 장면도 여러번 생각해보고 싶네요...
++)감독님에게 물어볼 수 있다면 22호가 가지는 의미가 가장 궁금합니다 ㅎㅎ
paul26
추천인 6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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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번 쓰신 내용 정말 공감됩니다ㅠㅠ 삶에서 순간순간 채워지는 것들의 소중함을 깨닫게 해주네요.. 22호가 가지는 의미도 연관지어 생각해볼 수 있지 않을까요? 22호를 통해서 삶의 목적이 정해져있거나 삶에 있어서 목적이 필수적인 건 아니라는 걸 알려주는 것 같아요. 그리고 경험하기 전에는 알 수 없다는 것?? 22호가 유 세미나에 있을 때는 그때의 생활에 만족하고 나아가려고 하지 않았지만 지구에 다녀온 후 태도가 바뀌게 된 걸 보면요!
앗, 쓰다보니 숫자에 부여한 의미를 말씀하신 건가? 싶네요..😅 곱씹을수록 생각할 거리가 많은 영화인 것 같습니다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