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tional lampoon's vacation (1983) 미국의 고전이 된 코메디영화. 스포일러 있음.
작품성같은 것하고는 무관한 영화다.
저 유명한 SNL을 만들고, 시작 멘트 "Live from New York. It's Saturday night"을 만들고
Weekend Update 라는 코너를 만든 코메디언이 체비 체이스다.
그는 배우가 된 후, 여러 편의 영화에 주연으로 출연해서, 걸작은 아니지만 지금까지 기억되는
영화들을 만들었다.
뛰어난 연기력의 배우였나? 그랬던 것 같지는 않다. 미남도 아니었고,
하지만 눈을 확 끌어잡는 캐릭터를 찾아냈다. 그리고 무슨 영화를 만들든, 체비 체이스를 연기하였다.
체비 체이스라는 캐릭터를 원하는 사람들이 극장을 찾게끔 하는.
이 영화는, 미국에서 고전이 된 작품이다.
체비 체이스는 이 영화에서,
가족들을 이끌고 캘리포니아에 있는 왈리 월드라는 놀이공원에 가려는 가장으로 나온다.
소심하고 평범한 중산층 가장이다. 비행기로 갈 수 있는 거리를 굳이 차를 몰고 가겠단다.
무려 시카고로부터 말이다.
가족끼리의 단합을 촉진하기 위해 함께 부대끼자는 뜻이다.
캘리포니아로부터 아리조나까지 운전해서 여행 간 적 있는데, 아주 깊은 인상을 받는다.
미국에서는 오래된 국도를 따라 여행하는 것을 미국적인 경험으로 꼽는다. 이 국도를 따라 오래된
가게들이나 레스토랑 그리고 마을들이 있다. 미국적인 것들을 상징하는 것들이다.
가도 가도 사람 하나 없는 황야를 달리기도 하고,
서부영화에서나 보는 우뚝 솟은 바위들 사이를 달리기도 한다.
바로 아래에 새하얀 파도가 몰려와 절벽을 때리는 아찔한 해안가를 달려가기도 한다.
어쩌면 저런 데 사람이 살까 하는 곳에서 혼자 작은 집을 짓고 사는 사람을 만나기도 한다.
채비 체이스가 가족과 함께 자동차를 몰고 간 것은 바로 이런 경험이다.
그의 여행은 아주 미국적이고 미국적 경험을 상징한다.
그리고 가족들에게 놀이공원에서 즐거운 며칠을 보내게 하려고 고군분투하는 체비 체이스는.
가족이라는 미국적 가치를 위해 희생하는 가장이다. 이것도 미국적인 것이다.
체비 체이스는 엄청난 모험은 아니지만, 한 가족들이 길에서 겪을 수 있는 다양한 모험들을 만난다.
이 과정에서 폭소가 터진다. 체비 체이스 캐릭터는 대단하지도 않고, 깐죽거리지도 않고,
그렇다고 바보도 아니다. 딱 평범한 중산층 가장이다.
가족을 위해서는 소심한 도둑질도 하고, 딴 데 정신팔다가 사고도 내고,
페라리를 탄 미모의 여자에게 추파도 던지고, 가족여행에 끼어든 친척 아주머니에게 눈치도 주고,
하나로 단합되지 못하는 가족에게 짜증도 내고 그런다.
하지만, 체비 체이스의 의욕에 상황이 따라주지 않는다.
이것이 현실적인 웃음을 이끌어낸다.
미국적인 가치를 위해, 미국적인 것을 상징하는 여행을 하면서, 여러가지 돌발상황을 맞는 가운데,
고분군투하며 앞으로 나아가는 소심하고 적당히 무능한 중산층 가장 -
미국사람들은 따뜻하고 공감 어린 눈으로 체비 체이스를 바라보았을 것 같다.
체비 체이스가 황야 한가운데에서 자동차 사고를 낸 것은 무능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무도 없는 황야 한가운데에서,
가족을 위해 두 말 않고 황야 한복판으로 걸어들어가 정비소를 찾겠다고 한 것은
가족에 대한 헌신이다.
당시 1980년대는, 일본이 세계를 지배한다고 하고, 미국은 좌절 속에 빠져 있던 때다.
체비 체이스의 무능하지만 헌신적인 가장 캐릭터는,
그래서 더 사람들의 공감을 이끌어냈던 것이 아닐까?
작품성이 없다고는 했지만, 아주 잘 만든 영화다. 감독이 컬리 수, 조찬클럽 등의 존 휴즈다. (수작 컬리 수에 대해서는 한번 말해 보고 싶다. 당시에는 흥행과 비평에 성공했었는데. 이렇게 잊힐 영화가 아니다.)
소소한 일상으로부터 웃음을 계속 이끌어내고, 일상이 반복되는 속에서 긴장과 이완을 이끌어내고, 캐릭터들의
개성이 아주 뚜렷하다. 이것을 더 넣었으면 하거나 이것은 뺐으면 하는 생각이 드는 부분도 없다.
그리고 여행을 다룬 영화답게, 영화 내내 이동이라는 개념이 느껴진다. 정지하거나 멈추어있다는 느낌이 드는
순간이 없다.
계속 배를 잡고 웃게 된다. 엄청난 폭소는 아니지만, 공감 어린 적당한 웃음이 끊이지 않는다.
그 웃음 안에는 소심한 중산층 가장을 향한 응원이 담겨 있다.
체비 체이스는 이 영화를 통해, 미국적인 가장의 아이콘이 된다.
당시 흥행에도 성공하고, 지금까지 그의 대표작으로 기억된다.
추천인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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