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실이는 복도 많지 관람후기(약스포)
지난주 토요일 굿즈패키지 상영회때 2회차 관람을 했는데 볼수록 사랑스러운 영화인 것 같네요.
아래는 3월 관람시 작성했던 후기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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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초희 감독의 장편데뷔작으로 2019년 부산국제영화제 3관왕((한국영화감독조합상, CGV아트하우스상, KBS독립영화상)과 서울독립영화제 관객상을 수상한 작품입니다. 김초희 감독의 자전적 영화로 파리 유학, 홍상수감독 영화의 프로듀서(2008년 <잘 알지도 못하면서>부터 2015년 <지금은맞고그때는틀리다>까지 8편)로 일했던 것과 번아웃이 와서 프로듀서를 그만둔 후의 경험들을 담았다고 합니다.
영화프로듀서로 열심히 일만하며 살던 주인공 찬실이 갑작스런 사고로 준비중인 영화가 중단되면서 일도 없고, 돈도 없고, 집도 없고, 남자도 없는(원래 없었던) 절망적인 상황에 처하면서 영화는 시작합니다. 이런 절망적 상황속에서 만나게 된 주인집 할머니(윤여정배우), 동네의 미스터리한 인물 장국영(김영민배우), 친하게 지내는 천진난만한 배우(윤승아배우)와 불어선생님(배유람배우)과의 관계를 통해 영화일을 포함한 지난 삶을 돌아보고 성장한다는 이야기입니다.
극중 캐릭터 모두 프로듀서, 영화배우, 단편영화감독, 영화매니아 등 영화와 관련이 있고 오즈 야스지로 감독의 <동경이야기>, 에밀 쿠스트리차 감독의 <집시의 시간>, 장국영 주연의 <아비정전>,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영화들이 거론됩니다. 김초희감독의 영화에 대한 깊은 애정과 철학을 영화 곳곳에 담았고, 지금은 폐간된 영화잡지 <키노>, 고인이 된 정은임 아나운서가 진행했던 'MBC FM 영화음악 정은임입니다', 정성일평론가 등이 영화팬들의 추억을 되살려 줍니다.
40대 중반에 뒤늦게 장편영화 감독으로 데뷔한 김초희감독처럼 찬실역을 맡은 강말금(본명 강수혜, 지금 이름은 국문과 대학동창의 필명)배우는 무역회사에 다니다 그만두고 30세에 늦게 연기를 시작해서 주로 연극무대 및 독립영화에서 연기를 했고 장편영화 주연은 처음이라고 합니다.
김초희 감독은 정동진독립영화제에서 본 단편영화 <자유연기> 속 강말금에게서 확신을 얻었다고 하는데 인터뷰에서 말한 것처럼 간절함과 진정성을 느꼈다고 합니다. “열심히 살아온 사람의 간절함을 봤어요. 그게 찬실이와 닿아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진정성이 느껴지더라고요. 계속 얼굴이 떠오르면 캐스팅 제의를 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서울로 올라왔는데 그 얼굴이 잊히지 않더라고요. 연락처를 구해서 메일을 보내고 만났죠. 직접 만나보니 부산 출신이더라고요. 그래서 대사도 사투리로 고치고 친근함을 더하려고 했어요"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인터뷰 내용중 발췌, 인용 https://www.mk.co.kr/star/movies/view/2020/03/231081/)
주인공 찬실을 둘러싼 상황은 나쁘지만 찬실과 주변 인물들의 캐릭터가 모두 밝고, 착하고 따뜻한데, 대배우인 윤여정배우를 포함해서 윤승아배우, 김영민배우, 배유람배우가 이런 캐릭터를 잘 표현해주었고 강말금배우의 사랑스런 연기와 더불어 영화 전체의 분위기에 잘 녹아든 것 으로 생각됩니다.
영화와 삶에 대한 철학과 풍자, 유머가 있고 유쾌하고 마음이 훈훈해지는 영화입니다. 그리고, 감동으로 살짝 눈물짓게하는 힐링 영화로 드라마적인 재미도 있어 많은 분들께 강력 추천합니다. 영화속 감동적이었던 대사와 글귀들을 인용하면서 후기를 마치고 우리나라의 수많은 찬실과 그들의 꿈을 응원합니다.
- 당나라 후기 임제선사의 <임제록> 중 "隨處作主 立處皆眞(수처작주 입처개진)"
"머무르는 곳마다 주인이 되라.서 있는 그곳이 참된 자리이다."
- 나태주 시인의 시 <풀꽃 1>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
- "사람도 꽃처럼 다시 돌아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PS: 영화음악은 장기하의 얼굴들에 있었던 정중엽님이 음악감독을 맡았고 경기민요 이수자로 민요 록밴드 '씽씽'에 있는 이희문님이 엔딩곡을 불러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