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틴 에덴> 고전의 향취, 이미지의 향연 (feat. 개봉 첫주 3사 특전)
20세기 미국을 대표하는 작가중 한명인 잭 런던의 자전적 소설을 바탕으로 한 <마틴 에덴> 은 그의 문학적 성취를 종합 예술인 영화로 멋지게 승화시킨 작품입니다.
- 아름다운 사랑, 그 환희와 고통의 기록
마틴은 어려서부터 뱃일을 하며 떠돌아 다닙니다. 출중한 외모 덕에 여자가 끊이질 않고, 목적지 없는 그의 삶은 서서히 낭비되어 가지요. 하지만 운명은 그를 이끌어 엘레나를 만나게 합니다. 엘레나의 아름답고 지적이며 우아한 모습에 첫눈에 반한 그는 걷잡을 수 없는 감정의 소용돌이를 겪습니다.
엘레나도 그의 재치있고 멋진 모습에 마음이 움직인 듯합니다. 첫 만남을 마치는 순간, '사람 간의 심리적 거리'를 보여주는 카메라 앵글은 익스트림 클로즈업. 화면 가득 그들의 벅찬 미소가 번집니다.
'내가 하루하루 더 나은 사람이 되고싶도록 이끄는 사랑' 에 빠진 마틴은 엘레나에게 말합니다. "당신처럼 생각하고 싶어요. 당신처럼 말하고 싶어요"
엘레나에게 한 걸음 더 다가서기 위해 닥치는대로 책을 읽고 자신만의 꿈을 꾸기 시작하는 마틴을 보며 엘레나도 점점 빠져듭니다. 하지만 신분의 격차와 사회적 소용돌이 속에서 그들의 사랑은 도전에 직면하고, 이제 운명의 신이 다시 움직입니다.
- 과감한 생략과 축약, 이미지로 말하기
낡은 필름 형태로 삽입되는 수 많은 이미지들은 작가의 과거와 현재, 그가 쓰는 소설과 그의 심리까지 대변하며, 글로 써내려간 서사소설을 두시간 동안 영화적으로 표현해 냅니다. 익숙한 내레이션에 비해 어느 정도 불친절하지만 그만큼 관객의 상상력을 자극하며 작품에 한층 더 몰입할 수 있게 해줍니다.
빛과 어둠의 예술인 영화에서 빛의 활용은 인물의 심리나 운명의 움직임을 드러내는 중요한 요소이지요. 엘레나가 피아노 연주를 하는 거실은 햇빛이 쏟아지는 따뜻한 공간이에요. 사랑에 빠진 마틴과 엘레나를 비추는 빛의 반대편 어둠 속에 자리한 엘레나의 엄마. 그들의 사랑은 모든 격차를 뛰어넘을 수 있을까요.
-------- 약스포일러 주의 --------
- 문어체를 대체하는 유려한 싯구절
문학도를 주인공으로 하다 보니 문어체로 대사를 전달할 여지가 있는데, 중요한 순간에는 싯구절이 그를 대체합니다.
엘레나와 함께 한 파티장. 상류사회의 인물들은 그에게 조롱을 숨기지 않아요. 하지만 그들에 맞서 마틴은 과감한 행동과 강렬한 싯구절로 엘레나에 대한 사랑을 확고하게 전하고 그들을 넘어섭니다.
인상적인 싯구절 하나.
'인생은 감옥과 같다' 는 말에 댓구하는 마틴.
'인생은 감옥과 같지만 열쇠만 있으면 자유로울 수 있다. 그 열쇠는 사랑이다'
- 짙은 여운의 엔딩
운명적 사랑은 마틴의 삶을 뒤흔들고, 그는 천국과 지옥을 모두 겪으며 세월의 흐름 속에 스스로를 내팽개칩니다. 영혼이 병들어 세상 그 무엇도 그를 위로할 수 없는 상황에 극적으로 그를 이끄는 한 사람.
찬란한 햇살이 부서지는 바닷가로 천천히 걸어가 저 넓은 세상으로 헤엄쳐 가는 마틴을 바라보다 보니, 진정 나를 행복하게 하는 것들에 대해 생각하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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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숙한 듯 살아가는 삶을 잠시 멈추고 다시 내 심장을 뛰게 하는 것들을 떠올리게 하는 <마틴 에덴>. 영화를 좋아하는 이들에게 기분좋은 쉼표를 선사하는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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