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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미] 결핍으로 가득한 세 사람이 만들어내는 균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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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실 지난 부산국제영화제 때 이미 <마미>를 보고 왔습니다.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본 작품 중, 가장 인상적이었던 3편의 작품 중 하나였을만큼 굉장히 좋았습니다. 다만, 제가 영화를 봤던 곳은 센텀시티 내에 있는 소향씨어터라는 곳으로, 뮤지컬이나 연극을 트는 극장이다보니, <마미>의 화면비를 제대로 구현하지 못했다고 느꼈습니다. 그런데 <마미>를 영등포 CGV 스타리움에서 볼 수 있는 시사회가 있었는데, 이 영화를 커다란 스크린에서 본다면 영화를 제대로 즐길 수 있을 것 같아서, 개봉 전에 스타리움관에서 <마미>를 한 번 더 보게 되었습니다. 처음 봤을 때 굉장히 충격을 받았던데 반해, 두번째 관람은 첫 관람만큼 만족스럽게 보지는 않았습니다. 다만 역시 영화는 좋네요.  


  불같은 성격이지만 유쾌하고 당당한 엄마 디안(앤 도벌)은 거칠지만 사랑스러운 사고뭉치 아들 스티브(안토니 올리버 피론)가 보호시설에서 사고를 쳐 쫓겨나자 홈 스쿨링을 시작합니다. 엄마가 행복하다면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아들 스티브와 함께 행복한 생활을 꿈꾸지만, 홀로 생계를 책임지며 불완전한 성격의 스티브를 돌보기란 쉽지 않은 디안. 이 때 이들 앞에 나타난 이웃집 여인 카일라(쉬잔느 클레먼트). 카일라의 등장으로 세 사람은 유일하게 서로에게 의지하며 지금까지 느껴보지 못한 작은 행복을 찾아가게 됩니다. 그러던 어느 날 디안 앞으로 한 장의 편지가 날아오게 되는데... 


다운로드 (2).jpg




  <마미>는 138분의 러닝타임동안 인물들의 감정으로 꽉 차있는 작품이었습니다. 1:1이라는 화면비를 선택한 이유도, 세 주인공의 감정에 집중하겠다는 감독의 의도로 보입니다. 마치 매 장면마다 인스타그램의 사진을 보는 듯한데, 모든 순간들을 간직하고 싶을만큼 모든 장면이 좋았습니다. 이 영화에서는 음악 또한 굉장히 인상적이었는데 뉴에이지 음악부터 팝을 오가는 영화의 음악들이 하나같이 좋았습니다. 이 영화의 음악이 좋았던 이유는, 그저 영화의 선곡이 좋았기 때문만이 아니라 인물들의 감정을 제대로 표현해내는 선곡이었기 때문에 기억에 오래 남았던 것 같습니다.


  영화 속 주인공인 디안, 스티브, 카일라. 세 사람은 모두 결핍된 인물들입니다. 스티브는 보호시설에서 쫓겨날만큼 자신의 감정을 가라앉히는 게 어려운 인물이고, 카일라는 말을 더듬지 않고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 게 힘든 소심한 인물입니다. 디안은 세 주인공 중 비교적 가장 멀쩡해보이지만, 스티브가 없을 때는 자신의 감정을 조절하는 게 힘들어 보입니다. 그런데 불완전한 이 세 사람이 뭉치면, 기이한 형태의 균형을 만들어냅니다. 카일라는 이상할 정도로 말을 더듬지 않고, 스티브는 여느 때보다 가장 평온해보이며, 그런 스티브를 바라보는 디안 또한 차분해보입니다. 세 사람을 짓누르는 현실처럼 느껴지기도 하는 1:1의 화면비가 1.85:1의 확 트인 화면비를 만들어내는 순간은 이 세 사람의 이상이자 자유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영화 속에서 화면비가 바뀌는 장면은 총 2번인데, 이 두번의 순간은 영화의 베스트 명장면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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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만 봤을 때는 엄마와 아들의 모성애에 대한 이야기가 아닌가 싶지만, 전 불완전한 세 사람이 서로의 빈자리를 채워가며 만들어내는 자유와 이상에 대한 영화로 이해했습니다. 영화 속 세 주인공의 연기는 단연 압도적인데, 어디로 튈 지 모르는 스티브를 연기한 안토니 올리버 피론이라는 배우는 고작 2번째 영화 출연이라는 게 믿기지 않을만큼 강렬한 연기를 보여줍니다. 영화의 전체적인 균형을 잡아주는 앤 도벌뿐만 아니라, 자비에 돌란의 전작 <로렌스 애니웨이>에서 빨간 머리의 강렬한 프레드가 생각나지도 않을만큼 유약해보이는 카일라 역할을 인상적으로 소화해낸 쉬잔느 클레먼트 또한 굉장히 좋았습니다.


  저는 자비에 돌란의 작품 중 최근 작품 3편을 관람했었는데, <로렌스 애니웨이>나 <탐 엣 더 팜>을 그닥 좋아하지 않았던데 반해, <마미>는 확실히 제 스타일 영화였습니다. 다만 전 굉장히 좋앗는데, <마미>가 기대만큼 만족스럽지 않았고 전작들보다도 별로였다고 하시는 분들도 있는만큼, 영화를 적극적으로 추천드리긴 어려울 것 같네요. 결핍으로 가득한 세 사람이 만들어내는 균형, <마미>입니다. 제목이 <마미>라고 엄마랑 봤다가는 큰일날 수 있어요... ^^ 


* 개인적인 <마미> 최고의 OST는 화면비가 두 번째로 바뀔 때 나오는 노래, experience!

* <마미> GV 일정 알려드릴게요! :-)

12/18 (목) 19:30 CGV 압구정 with 김도훈 기자, 배우 이영진

12/22 (월) 19:30 서울극장 with 배순탁 작가, 김세윤 칼럼니스트 (월드타워에서 장소변경)

12/23 (화) 19:30 CGV 신촌아트레온 with 심영섭 평론가

12/30 (화) 19:20 씨네큐브 with 김현민 기자, 가수 소이

* 아참, 시사회장에 배우 유지태, 조인성, 김기방, 디오 왔다는... 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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