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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래치드'의 미쟝센/색감을 보고 떠오른 작품들

FilmWhatEl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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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확히 언제부터인진 확실치 않으나, 예전엔 저예산, B급 감성 등의 분위기로 잘 알려져있던 호러 장르가 언젠가부터 촬영과 미쟝센, 그리고 색감에 힘을 주기 시작하면서 점차 그저 점프 스케어만으로 차 있는 킬링타임용 영화들이 아닌, 예술의 경지에 올라가기 시작한 것 같습니다. 저에게 호러 영화의 이러한 아름다운 영상미를 가장 먼저 각인시켜준 감독은 바로 조던 필 감독입니다. <어스>에서의 시뻘건 복장, 시퍼렇고 샛노란 조명 등.. 강렬한 색감으로 가득찬 영상은 가히 압도적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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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호러 영화라고만 한정지어서 분류하기엔 조금 애매한 감이 있긴 하지만, 아리 애스터 감독 역시 호러 장르를 통해 예술 작품을 만드시는 분이죠. <미드소마>에서의 꽃들로 가득차 있는 아름다운 영상미가 만들어내는, 어딘가 옥죄는 듯한 숨 막히는 분위기 역시 정말 압도적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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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개봉한 무시에티 감독의 두 편의 <그것> 영화들도 조명의 활용이 정말 인상적이었습니다.

it-2-pennywise.jpg

 

 

그리고 이렇게 호러 장르가 점차 메이저계에서 인정을 받기 시작하는, 호러 장르에 있어서는 참으로 시의적절한 시기에, 넷플릭스에서는 <래치드>라는, 미쟝센에 어마무시하게 힘을 준 시리즈가 나오게 됩니다. 보기 시작하는 순간 곧바로 스탠리 큐브릭 감독의 <샤이닝>이 떠오르는 감각적인 영상미, 그리고 스크린에서 뿜어져나오는 화려하면서도 절제된 색들은 극장 스크린으로 보지 못하는 게 참 아쉬울 정도였습니다.

Screen Shot 2020-09-28 at 12.54.53 AM.png.jpg

도대체 이 단순해보이는 하나의 쇼트 안에 몇 종류의 다른 색의 조명이 쳐진 건지...사라 폴슨의 얼굴에 비친 붉은 조명, 큰 창문 밖 공간을 은은히 비춰주는 에메랄드빛 조명, 램프에서 뿜어져나오는 은은한 흰 조명, 뒤편에 위치한 작은 창문 밖 공간에서부터 들어오는 강한 흰 조명, 뒷공간을 은은하게 비춰주는 노란빛의 텅스텐 조명... 그리고 이 모든 조명들과 어우러지는 사라 폴슨의 푸른 의상, 붉은 립스틱, 붉은 머리, 그 사이에 포인트를 주는 듯한 노란 배지들... 이렇게나 단순해보이는 하나의 쇼트에도 뜯어서 분석할 만한 미쟝센적인 요소들이 차고 넘칩니다. 더 화려한 미쟝센을 자랑하는 장면들 같은 경우엔 다른 분들도 화려함을 쉽게 눈치채실 것 같아서, 일부러 비교적 별볼일없어 보이는 단순한 쇼트를 가져와봤습니다. 이런 단순한 쇼트에 들어가는 눈에 잘 띄지 않는 자연스러운 노력들이 오히려 크고 화려한 장면들보다 훨씬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바입니다.

 

이 작품의 미쟝센에서 떠오른 또다른 넷플릭스 작품은 바로...

Screen Shot 2020-09-28 at 1.04.05 AM.png.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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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reen Shot 2020-09-28 at 1.03.58 AM.png.jpg

 

'엄브렐러 아카데미'였습니다. 위에 올린 사진들만 봐도 이 작품의 색감이 얼마나 다채로운지는 바로 깨달을 수 있을 정도입니다. 현재 극장에 걸리는 대다수의 상업 영화들도 미쟝센에 이렇게까지 공을 들이지 않는 경우가 허다한데, 극장용도 아닐 뿐더러, 실질적으로 대부분의 사람들은 조그마한 스마트폰 스크린으로 접하게 될 작품들임에도 불구, 영상미에 이렇게까지 신경을 써주는 건 관객의 입장에선 언제나 감사한 일입니다.

 

근데 이게 그저 영상미를 예쁘게 보이게 하기 위한 장치이고 작품의 분위기와 어울리지 않고 겉돌기만 한다면 문제인데, 다행스럽게도 <래치드>에서의 색감과 영상미는 이질적이라는 느낌이 들지 않았습니다. 주로 피가 떠오르는 붉은빛, 그리고 의사 가운이 떠오르는 푸른빛 등의 색감들이 눈에 많이 띄었기에, 뭔가 기괴하고 음산한 분위기, 어린 시절 병원을 찾아갔을 때의 그 막연한 공포감 같은 것들을 영상만을 통해 느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Screen Shot 2020-09-28 at 1.12.19 AM.png.jpg

Screen Shot 2020-09-28 at 1.12.34 AM.png.jpg

 

물론 영화라는 매체에 있어 스토리텔링의 중요성이란 이루 말할 수 없이 크지만, 스토리는 좋은데 미쟝센이 엉망이라면 굳이 영화로 만들 필요가 없지 않았을까.. 책으로 쓰면 되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을 평상시에 하는 관객으로서, 이렇게 한 작품의 미쟝센을 중점적으로 뜯어볼 수 있는 기회가 생겨서 정말 좋네요. 앞으로도 이런 식의 감각적인 미쟝센을 자랑하는 독특한 호러/스릴러 장르의 작품들을 지속적으로 만나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래치드>의 미쟝센을 살펴보다 보니 갑자기 스탠리 큐브릭 감독의 작품들이 보고 싶어지네요...ㅎㅎ <래치드>가 <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간 새>의 프리퀄격인 시리즈라고 하는데, 소문으로는 익히 들어 잘 아는 작품이지만 실제로 본 적은 없어서 그 작품도 이번 기회에 한 번 챙겨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아직 <래치드>를 안 보신 분이라면, <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간 새>와 함께 정주행을 하시는 것도 좋은 시청 방식이 될 것 같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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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브렐러 아카데미 찜만 해뒀는데 빨리 봐야겠네요.^^

11:30
20.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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