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기증] 다시 알려져야하는 영화(노스포)
아마 이 글의 제목을 보고 들어오신 분들이라면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의 <현기증>을 떠올리고 들어오셨을거라고 봅니다. 아쉽게도 여러분의 기대를 져버렸지만 그럼에도 저는 이 영화를 보고 나서의 충격을 잊지못해 이렇게 글로 옮기고 있습니다. 얼마전 <팡파레>를 보고나서 지인들이 이돈구 감독의 <현기증>은 꼭 봐야한다는 얘기를 들었고 마침 저번주 금요일에 에무시네마에서 이돈구 감독 기획전을 해줘서 운좋게 보고왔습니다.
정말 충격적인 작품이었습니다. 보시는 분들에 따라서 의견이 갈릴지 모르겠지만 저에게는 이돈구 감독식 <하녀>(김기영 감독 작품)를 보는 듯 했습니다. <현기증>과 <하녀>는 전달하는 메시지도 다르고 전혀 관계없는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한 가족이 겪는 공포가 무엇에서 오는지를 잘 보여줬다는데서 비슷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게다가 봉준호 감독의 <마더>가 떠오르는 면도 있어서 <현기증>은 <마더>와 <하녀> 사이에 놓인 작품을 보는 듯 했습니다. 그렇다고해서 이 영화가 아류라고 얘기하는게 아닙니다. 감독이 전하고자하는 공포를 관객들이 어찌보면 진저리칠 수 있을 정도로 처절한 내용으로 뚝심있게 보여줍니다.
이 영화는 호불호가 갈리고도 남을만하다고 봅니다. 그럼에도 대부분이 배우들의 연기는 인정할거라고 봅니다. 지금은 고인이 되신 김영애 배우의 소름돋는 연기를 볼 수 있습니다. 연기 하나로 관객을 이렇게 소름돋게 만들 수 있다는데서 경탄을 금치 못했습니다. 도지원 배우도 스포때문에 언급하기 그렇지만 강단있는 여성에서 처절히 무너져가는 캐릭터를 잘 연기합니다. 그뿐만 아니라 강한 남성의 이미지를 가진 송일국 배우를 정반대 이미지의 캐릭터로 캐스팅했는데도 그걸 잘 소화해냅니다. 김소은 배우의 연기까지 언급하면 스포가 되기때문에 직접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이 작품을 통해서 감독의 배우 선구안이 얼마나 놀라운지를 새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감독이 공인하길 이 작품만큼은 자신이 생각한 그림을 우선시하다보니 배우들은 고생했지만 그만큼 엄청난 결과물이 나왔다고 봅니다.
감독이 진정 공포를 우리 주변에서 찾아볼 수 있다는 것을 잘 보여준 작품이라고 할 수 있죠. 다만 이 작품이 워낙 어두운 내용을 다루다보니 불편할 수도 있습니다. 저도 보면서 부모님께 권하기 참으로 난감하다는 생각이 들었고요. 예전에 감독이 GV에서 농담삼아 가족들과 함께 보세요했다가 분위기가 싸해졌다는게 괜한 소리가 아닐 정도군요.
예전에 다크로드가 추천할 정도였었는데 과연 그 이유를 알 만했습니다.
관객에 따라서는 해외 고전명작과 제목이 일치하는 것을 안 좋아하는 사람들이 있을 수도 있다고봅니다. 그럼에도 이 영화는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의 작품과 마찬가지로 이돈구 감독의 <현기증> 또한 수작이라고 불릴 만하다고 봅니다. 개봉 당시에는 흥행을 못한데다 영화팬들 사이에서도 잘 언급이 안되서 아쉬웠었는데 다시 한번 알려져야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P.S - 사실 그날 <가시꽃>도 보려고했는데 컨디션이 안좋아서 <현기증>부터 볼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날 GV의 진행을 맡았던 박석영 감독이 <가시꽃>을 많이 칭찬해서 <현기증>보러왔다가 <가시꽃> 영업을 당하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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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가시꽃]만 보고 [현기증]은 예전에 봤는데 [가시꽃]의 날것의 느낌이 더 맘에 들더라구요~ [현기증]은 영자원 상영때 중간에 재밌는 부분서 영상샤고 나서 바로 2층 올라가서 나머지 부분 dvd로 봤던 기억나네요~
<현기증>은 워낙 집중하면서 봐야되는 영화라 중간에 끊기면 김이 새죠😥
다음 작품인 '팡파레'가 너무 대중적이고 가벼워진것 같아서 더욱 아쉬웠던거 같아요 ㅠㅠ
하지만 두 작품 다 감독이 무엇을 전달하고자 했는지 명확하게 들어온다는 점에서는 공통점이 있다고 생각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