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위 우리는 점점 무기력해져 갈 뿐이다 《죠스》
엘란님 나눔으로 영화 《죠스》를 관람하였습니다. 어렸을 적 EBS에서 일요시네마로 틀어준 걸 극초반만 봤던 기억이 있어서, 사실상 안 본 눈이기에 잔뜩 기대를 하고 들어갔습니다.
왜 '죠스'가 공포영화에 있지? 스릴러 아닌가🤔하면서 봤는데, 왠걸 중간에 숨참느라 너무 힘들었습니다😭 특히 보트 바닥에서 시체 튀어나오는 장면은..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이 관객들 심장마비 일으키려고 작정하고 넣은 것 같더라구요🤣
아무튼, 감상은 이렇습니다.
바다는 어쩌면 우주보다도, 인류가 정복하지 못한 곳입니다. 우주의 너비에 비해 바다의 깊이는 정말 우리 얼굴의 여드름자국만큼인데, 그 깊이를 인간은 아직 도달하지 못하였습니다. 기술적인 문제도 있겠지만,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심연 속을 나아간다는 건, 주변에 아무 것도 없는 방대한 우주보다 훨씬 까다로운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죠스》는 바다가 주는 긴장, 바다 위에 떠서 점점 무기력해지는 인간의 모습을 잘 그려냈다고 생각합니다. 무엇이 튀어나올 지 모르는 짙푸른 모습은, 굳이 상어가 갑툭튀하지 않아도 충분히 관객들의 손에 땀을 쥐게 하죠. 그리고 그 상어가 점점 배를 파괴하고, 철창을 뚫으면서 관객들은 무기력함과 절망감을 느끼게 됩니다. 처음에는 튼튼한 낚시대도, 꽤 커보이는 배도, 작살과 장총도 있었습니다. 상어가 바보같이 눈앞에 와서 총에 맞고 부표를 둥둥 달고다니기도 했죠. 그때 저는 이 싸움, 승산이 있어보이는데? 했습니다. 하지만 영화 후반부로 가면서, 특히 배가 망망대해에서 물이 차면서 저는 절망감을 느꼈습니다.
공포영화를 잘 보지 못하는 제게《죠스》는 갑툭튀가 적어서 정말 좋았습니다. 요즘 공포영화의 가장 큰 단점이라고 하면, 분위기로 압도하는 것이 아니라 무조건 튀어나오는 애들로 영화를 채운다는 것이죠. 47미터2도 마치 예전의 디센트 시리즈를 보는 것처럼, 분명 소리도 아무 느낌도 안 났는데 후레쉬를 비추는 데 눈앞에 갑자기 있더라구요. 크롤도 마찬가지였구요.
깜짝깜짝 놀래키는 류가 아닌, 점점 침몰하는 배에서 의욕을 잃어가는, 절망하는 모습을 통해 관객에게 무기력함과 공포를 선사해준 작품. 이 대작을 영화관에서 관람할 수 있어서 너무 좋았습니다❤ 다시한번 감사드립니다 엘란님🤗
마무리는 생기라고는 찾아 볼 수 없는, 하지만 먹어를 물게 되면 달라지는 상어의 눈으로 하겠습니다.
모두 즐거운 일요일 되세요🦈
볼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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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잘 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