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 넷플릭스] '애프터 라이프 앵그리맨' : 러블리한 이 남자를 지켜주세요!
Simps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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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반가운 넷플릭스 이벤트입니다ㅎㅎ올해 처음 넷플릭스에 가입해서 빠른 속도로 빠져들게 되었는데...... 아직 못 본 작품이 많다고 느꼈지만 체크해보니 나름 모범생(?)이었네요ㅎㅎ 마침 리스트 중 가장 감명깊었던 '애프터 라이프 앵그리맨'을 소개해주신 분이 없어서 용기내어 추천해봅니다!
저는 '담담한 감정선'을 보여주는 영화/드라마를 선호합니다. 보다 현실적으로 느끼기 때문이죠. 감정을 표현하는데에 과감하고 적극적인 모습은, 극을 더 흥미롭게 만듭니다. 하지만 대리만족의 쾌감, 혹은 흥미유발에 가깝고 '우리의 현실'을 완전히 대변하지 못한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이것이 우리가 영화를 사랑하는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하죠. 하지만, 혹자는 '심심하다'라고 표현하는 '담담한 감정선'은 보다 '우리'와 같다는 생각을 하게 만듭니다. 다시말해, 더욱 감정이입하게 되어 빠져들곤 합니다. 최근에는 영화 '맨체스터 바이 더 씨, 드라마 '나의 아저씨'가 이에 부합하는 작품이었는데, 일정 부분 공감해주시리라 생각합니다ㅎㅎ
영화에서 이러한 '잔잔한 연출'은 종종찾아 볼 수 있지만, 드라마에서는 보다 드문 것이 사실입니다. 드라마는 계속해서 다음 편을 팔로우해야 하는 만큼 지속성을 위한 흥미유발과 자극이 필요하기 때문이죠. 그래서 '애프터 라이프 앵그리맨'은 무척 반갑고 잊지못할 넷플릭스 오리지널 작품입니다ㅎㅎ 이 작품은 영국의 코미디언이자 연출가, MC인 '리키 저베이스'가 제작/감독/주연을 도맡은 드라마입니다. 짖궃은 영국식 조크로 친숙한 리키 저베이스의 작품이라 블랙유머가 난무할 것 같았지만, 무척 진지하고 잔잔하며 현실적인 드라마였습니다. 물론 리키 저베이스식 영국유머가 전반에 흘러넘쳐서, 덕분에 '웃고 울고'를 반복했습니다.
[간략줄거리]
자식도 없이 아내가 죽고 세상에 홀로 남겨진 토니(리키 저베이스). 작고 허름한 지역신문의 기자인 토니는 상실감에 빠져 매사에 삐딱하고 비아냥에 가까운 독설을 내뱉으며 주변을 괴롭힙니다. 매일 아내의 영상을 보며 겨우 버텨내는 토니. 사실 토니는 아내 리사를 진심으로 사랑하며, 소소한 일상에 행복을 느끼는 '사랑스러운' 남자였습니다. 하지만 자신의 전부였던 리사를 잃게 되자 삶을 정리하고 싶었을 만큼 견딜 수 없었던 것이고, 세상에 대한 냉소만이 가득해진 것이죠. 하지만 그의 주변에는 착한 사람들이 가득합니다. 다행히 고약한 독설을 버텨주는 따뜻한 사람들덕분에, 토니는 무척 더디지만 조금씩 나아가게 됩니다.
줄거리 소개를 짧게 한 이유는, 한 편 당 27분, 한 시즌 당 6편으로 구성된 2시즌의 짧은 작품인 만큼 부담없이 즐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 열흘 전 시즌 2가 공개되었는데, 내심 시즌 3의 가능성도 예상합니다. 담담하게 감정표현을 극도로 자제하며, 오로지 고약한 말투로 공격적인 성미를 내비치는 토니가 무척 안쓰러웠습니다. 세상을 애써 등지려는 모습이죠. 표출하지 않기 때문에 더더욱 그의 마음을 엿보게 되고 공감하게 됩니다. 그러다 그가 결국 무너지고 감정을 폭발시키는 부분에서는, '역시 그랬구나, 그런거였구나...'하며 울컥 쏟아지게 됩니다...ㅠㅠ
약물,자살,블랙유머 등의 이유로 청불등급을 받았지만, 자극적인 장면은 전혀 없습니다. 가족/연인/부부에게 적극적으로 추천하고 싶습니다. 소중한 사람을 잃었고 그 사소한 일상을 사무치게 그리워하는 토니를 통해 자신을 돌아보게 됩니다. 또한 줄거리에서 언급하지 못한 수많은 등장인물 역시 저마다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따뜻하고 사랑스러우며 현명한 주변인들을 통해 토니가 변하듯, 제 마음도 따뜻해졌습니다.ㅎㅎ 삶과 죽음이라는 진지하고 철학적인 주제를, 이토록 담담하고 쉽게 담아낸 리키저베이스의 연출과 연기에 감명깊었고, 앞으로도 그의 작품이 기대되네요~
영상 속에서 아내인 리사는, 이 고약한 남자에게 '러블리'란 표현을 계속 사용합니다. 12편의 드라마를 완주하시면 이 '앵그리'한 남자가 얼마나 '러블리'한 남자인지 알게 되실겁니다ㅎㅎ 아직 못보신 분들은 토니가 다시 '러블리'할 수 있도록 함께 응원해주세요!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