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ree amigos (1986) 체비 체이스, 스티븐 마틴, 마틴 쇼트 주연의 코믹 서부극. 스포일러 있음.
서부극 황야의 7인 그리고 더 나아가 7인의 사무라이의 코믹 버젼이다. 당시 성가를 날리던 체비 체이스
그리고 스티브 마틴이 주연을 했다. 내가 놀란 것이,
이 세 코메디언이 노래를 아주 잘 부른다. 가수활동까지 하고 있단다. 처음 등장장면에서 세 사람이 합창을 하는데
한 고음을 무려 17초 동안 유지하며 내지른다. 무슨 남성판 디바들인가?
영화에서 배우들이 대충 부르는 것과는 수준이 다르다.
이 코믹 서부극에는 뮤지컬적인 요소가 있다.
사막에서 잠을 자면서 세 사람이 부르는.
blue shadows on the trail 이라는 노래를 세 사람이 주거니 받거니 하고 부르는 장면은
서부영화니 아니니를 떠나서 가장 로맨틱한 장면이고 노래다. 황야에서 마차가 지나간 흔적 위에
푸른 달빛이 내린다는 노래 아닌가? 황야에서 잠을 청하는 세 사람이 부르는 상황도 그렇고,
그들의 노랫소리를 듣고 카요티니 부엉이니 거북이니 모여들어 합창을 하는 것도 코믹하면서도 로맨틱하다.
노래도 아주 좋고 그 노래의 달콤함과 낭만성을 잘 살리는
세 사람의 노래실력도 대단하다. 유튜브에 있으니 찾아 보시기 바란다. 이런 보석같은 장면을 이 영화에서
만날 줄은 정말 상상도 못했다.
체비 체이스, 스티브 마틴 그리고 마틴 쇼트는 무성영화 서부영화 스타다. 당시 서부영화는 위상이 낮아서
b급영화 취급당했으니, 서부영화 스타라는 그들의 위상 또한 알만하다.
산타 포코라는 멕시코마을에서 멕시코 산적에게 시달리다 못해, 마을을 대표해서 카르멘이라는 처녀는
자기들을 구원해 줄 총잡이를 찾아 나선다.
돈도 없는 이 시골마을에 와 줄 총잡이는 없다. 그런데, 영화관에서 그들은
쓰리 아미고가 등장하는 영화를 본다. 정의를 위해 그리고 약자를 위해 돈 한푼 안 받고
활약하는 수퍼 히어로.
순진한 카르멘은 쓰리 아미고들에게 전보를 친다. 멕시코에 와서 자기들의 일을 해결해 주면 거액을 주겠다고
약속한다. 쓰리 아미고는 설마 진짜 산적을 해치워달라는 줄은 꿈에도 상상 못하고
공연을 해달라는 줄로만 알고 기쁜 마음에 멕시코까지 찾아온다. 어차피 헐리우드에서는
자기들 자리가 없어지고 있었다. 막장으로 다가가고 있었다는 뜻이다.
쓰리 아미고들이 처음에는 산적들 앞에서 엉엉 울면서 목숨을 구걸하다가 나중에 후회하고
산적들을 해치우는 데 목숨을 걸기로 결심하는 장면은 꽤 그럴 듯하다.
"헐리우드에서 우리는 이미 죽었어. 여기서 도망친다면 우리는 진짜 죽는 거야. 갈 곳도 없어. 우리가
여기서 죽는다면 우리는 진짜 쓰리 아미고로 남을 거야."
명대사다. 사실 저런 상황에서 저런 말을 듣는다면, 누구나 목숨을 걸 만하다.
세 사람은 비록 배우이기는 해도, 총 쏘는 기술이나 말을 다루는 기술이 프로페셔널하다. 연기를 위해
배우고, 하도 오랫동안 연습을 해왔기 때문이다.
서부영화에서 가장 빠른 총뽑기 기술을 가졌다는 마틴 쇼트는,
총싸움을 안해 보아서 그렇지 직업총잡이도 손쉽게 해치우는 놀라운 솜씨를 갖고 있다.
영화는 이들이 슬랩스틱도 하고, 애걸도 하고, 군데군데 놀라운 총솜씨를 발휘하기도 하면서
어찌어찌 산적들을 해치우는 과정을 담고 있다. 아니, 몰살시킨다고 봐야 한다.
코메디언들이니까 이 과정이 무척 코믹하다. 하지만 이와는 별도로 액션씬은 아주 훌륭하다.
설렁설렁 어찌어찌 코메디언들이 산적들을 무찌른다 하는 것이 아니다. 전체적으로 아주 훌륭하게
구성된 액션씬 안에 코메디가 들어간다는 것이다.
이 영화는 시대를 살아남았다. 지금 보면, 영화가 훌륭하다.
산적들에게 잡힌 쓰리 아미고가 탈출해서 각자 독립적으로 산적들 안에 잠입해서
산적두목에게 다가가는 과정은 훌륭하게 전개되었다. 체비 체이스의 개그, 스티브 마틴의 슬랩스틱이
스릴러와 잘 섞여 있다. 일급 코메디언들이라서 오버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개그를 스릴러에 녹여 넣는다.
이렇게 흘러가나 싶다가 갑자기 마틴 쇼트와 프로페셔널 총잡이 간 결투로 방향을 확 트는 것도
관객의 의표를 찌르는 훌륭한 장면이다. 마틴 쇼트를 숭배하는 포르페셔널 총잡이가 자기 소원이라면서
마틴 쇼트에게 결투를 강요한다. 그리고 손에 땀을 쥐는 진짜 서부영화 결투장면이 나온다.
마지막 장면은 7인의 사무라이 전투장면을 연상시커는, 마을사람들과 산적들 간 혈투장면이다.
스티브 마틴이 각본을 썼다고 하는데, 줄거리가 평면적으로 흘러가지 않고, 관객들의 의표를 찌르며 확 틀었다가 또 확 틀었다가 하면서, 영화에 생기를 부여한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보아서는 7인의 사무라이 식으로 흘러간다.
체비 체이스, 스티브 마틴, 마틴 쇼트의 캐릭터들이 너무나 선명하면서 눈에 확 띄는 화려함을 가졌다.
이렇게 각본을 쓰기도 어렵고, 그 각본을 가지고 이런 캐릭터를 화려하게 확 살려내는 것도 어렵다.
훌륭한 각본가에 훌륭한 배우들이기에 이 영화를 살려낸 것이다.
영화는 역시 캐릭터가 선명하고 그들의 동기가 분명해서 관객들이 감정이입을 할 수 있어야 한다. 스티브 마틴은 이것을 잘 안다.
평론가는 올해 최악의 영화로 꼽았고, 주연배우 체비 체이스도 이 영화를 탐탁치 않아 했다.
하지만 이 영화는 시대를 살아남았고, 지금은 체비 체이스의 대표작들 중 하나에 낀다. 다시 보니 영화가 잘 만들어졌다. 쓰리 아미고는 거의 보통명사화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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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en.wikipedia.org/wiki/The_Three_Caballeros
쓰리 아미고 하니까 저는 어째선지 이게 먼저 떠올라버린(...)